[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게임에 빠진 우리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7년 7월 23일 오후 4시 20분부터 약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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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됐는데 방학이 되면 부모님들한테 생기는 고민이 있다면서요?

 

-> 방학이 되면 게임 때문에 아이들과 싸우는 가정이 늘어납니다. 방학이 되면 게임하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싸움도 늘어나는거죠. 특히, 아들 있는 집들을 보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게임부터 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들 중에는 출근하실 때 아예 컴퓨터 키보드랑 마우스 그리고 인터넷공유기를 뽑아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예전에는 상담하다 보면 ‘우리 애는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큰일이에요. 하루 종일 공만 찬다니까요’라고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우리 애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큰일이에요. 차라리 나가서 공이라도 차면 좋겠어요. 그러면 건강해지기라도 할 텐데요’라고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늘었지요.

 

2. 아이들이 왜 이렇게 게임에 빠져드는 것인가요?

 

-> 크게 기술적인 부분과 정서적인 부분으로 나눠서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기술적인 부분을 보면 게임에 대한 접근성과 기능이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 앞으로 가야 됐는데 요즘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지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게다가 게임회사들이 대형화 되면서 투자도 늘어나서 요즘 게임들은 굉장히 화려해졌습니다. 영화의 경우 제작비가 80억 원이 넘으면 블록버스터라고 부르는데, 게임은 제작비가 수백 억 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요즘 게임들을 보면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 않은 화려한 영상과 음악으로 꾸며져 있지요. 게다가 PC방 요금도 상당히 저렴합니다. 한 시간에 천 원만 내면 냉난방이 완비된 곳에서 신나게 놀 수 있다 보니 여름이나 겨울처럼 밖에서 놀기 힘든 시기에는 아이들이 PC방으로 더 몰려가게 되지요.

 

3. 정서적인 부분은 어떤 이유가 있나가요?

 

->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정서적인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학생 때 게임을 좋아해서 부모님한테 혼난 적이 있는데 이 재밌다라는 것이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합니다. 일단 게임은 빠르게 달리거나 누군가를 때리고 부수는 등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현실에서는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왜소한 아이들도 게임 속에서는 커다란 괴물을 잡고 상대방을 물리치는 강력한 전사가 될 수 있지요. 우리 아이들이 게임 속에서 달리고 부수고 때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겁니다. 이왕이면 밖에 나가서 직접 뛰고 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좋겠지만 요즘은 뛰어놀 공간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하다 보니 게임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지요.

 

4.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서 성취감도 느끼지 않나요? 게임에서 끝판왕을 물리치고 나면 뭔가 해낸 것 같아 뿌듯한 기분도 들잖아요.

 

-> 게임을 통해 성취감도 느끼고 인정받기도 합니다. 물론 일상에서도 시험성적을 올리거나 원하는 학교에 합격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인정받을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하기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도 들지요. 하지만 게임에서는 불과 1~2분 만에도 손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성취감을 하루에도 몇 십번씩 느낄 수 있습니다. 게임을 만들 때 애초부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만들거든요. 1분에 블록을 몇 개 없애라던지, 몬스터를 몇 마리 잡아오라는 식으로 임무를 주고 그 임무를 해결하면 아이템을 주거나 레벨을 올려줘서 성취감도 느끼고 인정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학교나 가정에서 공부 못한다고 구박받던 아이들도 게임세계에서는 영웅이 될 수 있지요. 그러면 이 때 아이들의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도파민이 아이들에게 쾌감을 느끼게 해서 게임에 더 빠져들게 만듭니다.

 

5. 도파민은 담배나 알콜 중독과 관련있는 호르몬 아닌가요?

 

-> 도파민은 담배나 알콜 중독과도 관련이 있어서 부정적인 인식도 있는데 도파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도파민은 운동을 하거나 공부할 때도 분비되거든요. 축구에서 골인을 시켰거나 공부하다가 어려운 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짜릿한 순간에도 도파민이 분비되지요. 이런 작용을 이용한 도파민 학습법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문제를 맞췄을 때 아낌없는 칭찬으로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서 공부에 빠져들게 만드는 겁니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을 보면 문제푸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잖습니까. 그게 문제를 맞춰서 기분 좋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 덕분인 것이지요. 그래서 공부는 잘 할수록 더 재미있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게임을 통해 도파민 분비를 경험하고 쾌감을 느낀 아이들은 이 쾌감을 계속 느끼기 위해 게임에 더 빠져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게임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을 보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처음에는 저렇지 않았어요. 하루에 1시간 씩만 시간을 정해서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말을 안 듣더라고요. 못하게 하면 신경질부리면서 화를 내고요. 이제는 아무 말도 안 들어요.’라고요.

 

사람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몸이 더 많은 도파민을 원하게 되서 게임에 더 빠져들게 되고, 게임을 못하면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서 짜증을 내고 화도 내는 것입니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의욕상실이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6.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우리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를 보면 게임 자체가 재미있어서인 경우도 있지만 현실에서 충분한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해서인 경우도 많습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뭔가 해보려고 해도 무시당하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예를 들어 ‘에휴, 공부도 못하는 놈이 뭘 한다고 그래. 너 지난 번에 가수 되겠다고 기타 사달래더니 그 기타 어떻게 했어? 며칠 하다 말고 그만 뒀지. 네가 하는게 다 그렇지 뭐. 딴소리 하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해.’라고요. 공부 잘 하는 애들은 뭘 해도 인정받으니까 굳이 게임을 통해 인정받을 필요를 못 느끼지만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서라도 성취감을 느끼고 인정받고 싶은 겁니다. 게임에 빠져서 공부를 못하게 되기도 하지만, 공부를 못하니까 게임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있을 때는 ‘게임 좀 그만해. 맨날 게임한다고 돈이 나오니 쌀이 나오니. 그 시간에 책 좀 읽어라. 차라리 나가서 운동이라도 하던지.’라고 잔소리 하시며 게임을 그만 두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시기 보다, 우리 애가 왜 게임을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먼저 알아보시고 아이의 성향에 맞춰 대안을 제시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7. 대안은 어떻게 제시해주는 것이 좋은가요?

 

-> 일단 활동적인 아이들은 운동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남자애들은 운동장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잡생각이 줄어들잖아요. 기운을 발산할 곳이 필요한 것이지요. 특히,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관심을 게임에서 운동으로 바꿔주시면 더 좋습니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들기가 더 쉽거든요. 게임을 하다 보면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데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자기가 지는 것을 잘 인정하지 못하니까요. 자기가 지면 ‘야, 한 판 더해!’라면서 자기가 이길 때까지 계속 하잖아요. 그래서 성격이 활발하고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운동을 시키시는 것이 좋습니다.

 

8. 운동 싫어하는 소극적인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운동을 싫어해서 오히려 게임에 빠져드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자신이 작고 왜소한 존재이지만 게임에서는 기운이 넘치는 전사가 되어 게임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 보니 게임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서로 다른 방향의 대안을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일단 부모님들에게는 아이들과 부르마블이나 젠가 같은 보드게임을 해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보드게임도 승패가 있는 게임이고 주의력과 집중력이 필요하잖습니까. 게다가 함께 게임을 하는 동안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보니 아이들 정서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되어보면 어떻겠니’라고 권해줍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다짜고짜 이렇게 이야기 하면 아이들이 거부감을 느낍니다. 공부하라는 핑계꺼리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럴 때는 말을 돌려서 천천히 이야기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우리 아들 게임하고 있네? 이건 무슨 게임이야? 재미있어?’라고 운을 띄우면 아이들이 처음에는 ‘아, 왜요? 저 지금 바뻐요.’라며 짜증을 냅니다. 게임 그만하라고 할까봐 짜증부터 내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 때 같이 짜증 내지 마시고 몇 차례 그냥 넘어가주세요. 그러면 아이들이 ‘어? 왜 이러지? 아빠가 그만 하라는 소리를 안 하네?’라면서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몇 번 겪고 나면 2~3주 후에는 ‘게임 재미있어? 이건 어떻게 하는거야?’라고 물어보면 아이가 입에 침을 튀겨가며 게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아이에게 ‘이야~~! 우리 아들이 아주 게임 박사네, 박사. 차라리 네가 하나 만들어보는건 어때? 네가 만드는게 훨씬 재밌겠다.’라고요. 그러면 아이들이 솔깃해합니다. 그런데 이때 조심하셔야 할 것은 ‘그렇지? 게임 만드는게 더 재미있겠지? 그런데 게임 만들려면 대학부터 가야 되지 않을까?’라고 공부 이야기를 꺼내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말짱도루묵이 되거든요. 그냥 아이들한테는 ‘게임을 네가 한 번 만들어보면 어때?’라고까지만 몇 차례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그 다음은 아이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아냅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있을 때는 한 번에 끊으려고 하지 마시고 아이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게임보다 중요하고 재미있는 것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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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쌤은 매주 일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20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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