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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입니당...

여름방학은 정말 치열했습니다. 매일 매일 문제 풀고 채점하고 다시 풀리고를 반복했습니다. 계획표대로 일정은 순조롭게 잘 끝냈고 대망의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학기를 시작하며 아들에게 몇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우선 수학을 먼저 선행을 하다 보니 수업시간이 재미 없을수도 있지만, 수학책에 있는 문제는 개념을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할수 있는 좋은 문제들만 있으니 수업시간에 딴짓 하지말고 그걸 풀어봐라 였습니다. 지금도 아들 수학책은 지저분합니다. 교과서에 바로 풀어서……….

2학기중 시작한 최상위와 에이급은 거의 두달만에 끝낼수 있었고 항상 복습은 책 끝나면 틀린문제만 빨리 풀어나가는 식으로 했습니다. 이제 겨울방학전까지 2-2 개념서를 끝내고………. 이런식으로 진행된 중학교 과정 선행은 2-2여름방학때 모두 끝낼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거의 100문제 이상을 풀어온 힘든 진행이었지만 잘 끝낼수 있었죠. 하지만 과정이 끝나고 나면 항상 체크해야될게 있죠. 정말 완전히 이해를 했는지 입니다. 그래서 고1 3월 모의고사 문제를 약 3개년치를 뽑아서 풀게 했습니다. 모두 만점을 받더군요. 이걸로 중학교 과정은 완전히 끝낼수 있었습니다. 심화도 충분한거 같고 모의고사까지 만점을 받으니…….

중3동안 개념서+유형서+최상위+에이급을 순차적으로 풀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간거 같더군요. 학교 시험기간 중에도 별도로 수학 시험공부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학교에서 수학책 풀어본걸로 족했구요 그래도 수학 100점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시험도 거의 20분안에 풀고 남은 시간 자는걸로 대체했다고 들었구요.

2-2부터 수1을 시작하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중3에서 수1로 넘어가는 순간 수준이 정말 확 차이나게 높아지거든요. 어려움을 많이 겪을거 같다는 예감이 현실로 돌아 오더군요. 우선 유형서는 센으로 하기로 하고 심화서는 블랙라벨로 하기로 했지만 개념서 선정이 참 어렵더군요. 정석이 좋기는 한테 경험상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어야 하고 또 처음부터 이걸로 한다는게 쫌 꺼림찍 하더군요. 그래서 아들하고 같이 손잡고 같이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매주 일요일이면 교회예배 보고 나서 항상 아들하고 같이 서점에 가서 이리저리 책보고 아들 읽고 싶은책 사고 하는게 버릇이었습니다. 덕분에 아들의 독서량이 어마어마 합니다. 나중에 정리해보니 거의 200권 가까이 되더군요. 애기가 딴 곳으로 ㅜㅜ;; 

일단 개념서를 모두 꺼내 놓고 아들한테 직접 선정해 보라 했습니다. 이리저리 보더니 실력정석을 꺼내 놓더군요. 이건 안되 아직 힘들어 그러니 기본정석으로 해보자 하고 사서 가지고 왔습니다. 처음이니 인강도 신청하게 하고 천천이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겨울방학전까지 수1 정석을 끝내는 아주 느슨한 하지만 3번을 보게 되는 아주 빠듯한 일정이었습니다. 역시 처음에는 어려워하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공부하더군요. 그게 2번 3번을 가니 점점 수월해 지더군요. 겨울방학 시작할 때쯤 이 정도면 예전과 같이 속도를 높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형서 센을 하루에 한 단원씩 약 20일간의 일정으로 풀렸고 복습기간을 약 1주일을 주었습니다. 이후 블랙라벨도 하루에 한 단원 정도씩 풀렸고 겨울방학 끝나며 블랙라벨 복습까지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역시 테스트가 필요한 시점이 되겠죠? 수1 범위 모의고사 문제 뽑아 풀려봤는데 이번에는 1개 틀리고 3개년치를 모두 풀어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선행이 3학년 2학기 겨울방학 끝나고 고등학교 입학식 하기 전까지 진행이 되어 확통까지 심화 진행을 할수 있었습니다. 좀 무리를 해서 미적2, 기백 개념까지는 끝내고 싶었는데 아들이 고등학교 가면 놀시간 없으니 잠깐 시간을 달라는 유혹에 넘어가서………

제가 공부하면서도 느낀 점이지만 수학은 참 어렵습니다.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 개념을 응용해서 난이도 높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논리력을 키우는 것도 그렇구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수학은 피라미드를 올리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기초가 튼튼하면 그곳에 무엇이든 올릴 수 있지만 아니면 그냥 허물어져 버립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어머님이 이상한 일본책을 가지고 와서 풀어봐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학생 알바 시켜서 일본어 밑에 번역을 볼펜으로 써 놓은 책이었습니다. 정말 어려워 머리를 싸매고 한 문제를 가지고 일주일을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중에 그 책이 일본대학 본고사 문제라는 것을 알았는데 이후 저의 실력이 일취월장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울 아들도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느라 골머리 싸매고, 머리를 쥐어 뜯어서 너 그러다 대머리 된다며 엄마한테 혼나고 ㅎㅎ 그러면서 실력이 높아지는거 같더군요. 그러던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또 벽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만만하게 들어간 학교에 수학의 신들이 즐비하다는 겁니다. 울 아들이 저한테 남긴 말들을 정리하면

아빠 애들 다 수학의 신이야…..
내가 괴물인지 알았는데 애들이 다 괴물이고 난 병아리였어…..
하~~ 이런 문제를 어떻게 이렇게 풀수가 있지…..
아빠 말 듣고 중학교때 미적2 기벡 개념공부는 하고 오는건데……
짜증나… 기말고사 끝나고 미적2,기벡 블랙라벨 2권 일주일만에 다 풀고 나한테 선헹 끝났다고 약올려 흑~~~ 나 센 풀고 있는데
학원을 왜가. 모르는 문제 애들한테 물어보면 정말 기가 막히게 설명해줘.
모르는 문제가 있어 물어봤는데 이거 정석 몇단원 연습문제 몇번하고 유사한 문제네 그러고 풀어주는거 있지. 그래서 찾아봤는데 정말 유사문제여ㅠㅠ;; 괴물~~~

제가 작년에 한일고 입학멘토를 할 적 얘기 입니다.

입학과 관련해 제가 안내도 해드리고 궁금한 점들 대답도 해드리고 했는데 한 학부모님이 자기 아들은 공부를 너무 잘해서 입학하면 전교 1등이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 하시더군요. 그래서 아이한테 물어 봤습니다. 수학은 어디까지 공부했고 무슨 책들을 봤니? 돌아오는 대답은 고등학교 선행은 수2까지 심화 선행을 했다더군요. 무슨 책으로 심화했니 그랬더니 실력정석을 봤답니다. ㅎㅎ 속으로 웃음이 났지만 참고 마침 제가 안내자료로 가져간것중에 1-1 중간고사 문제를 보여주며 이거 한번 풀어보겠니? 너의 실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거다 하고 풀게 했습니다. 정말 한 문제도 못풀더군요. 어머님 얼굴이 사색이 되시더군요. 그래서 학교에서 애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자세히 설명을 드렸고 아직 시간이 많고, 마침 문과 지원이니 공부할 과목수도 적고하니 수1,2는 최소한 블랙라벨을 일주일 동안 쭉 풀면서 정리할 수 있을 정도 까지 하면 될거다 라고 말씀드린 기억이 납니다. 실력정석은 조금 어려운 개념서이지 절대 심화서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들을 하시더라구요.

아이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면 조금만 도움을 줘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