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작년 겨울에(2015년 1월초경) 외가쪽 육촌동생이 찾아 왔었습니다. 직장 일로 캐나다에서 3년간 주재원 생활하다가 고1딸 ,중2 아들과 함께 귀국, 평촌으로 이사온다면서 아이들 학교문제를 상의하러 왔었습니다.

1.그래도 영어권에서 3년 다녔으니 영어 특기자로 외고나 국제고로 진학해서 대학을 가볼까요?(국내대학 진학목표)

---> 동생아, 요즘은 우리 클 때와 달라서 요새 영어 좀 한다는 아이들의 영어실력은 정말 좋다. 외국에서 3년정도 익힌 영어실력? 그 정도의 실력자들은 굳이 외국물 먹지 않아도 가능하고 웬만한 중학교 가면 몇 타스씩 나온다. 즉,그 정도로는 입시에서 결정적 무기가 될 수는 없다는 얘기지.

그리고 일상영어 유창하게 하는 것과 입시나 시험에서 영어성적 나오는 것이 항상 정비례하는게 아니다. 외국생활 몇 년씩 한 아이들도 토플시험 치면 90점 안나오는 아이들이 태반이지. 너희 아이들은? (그런 시험 안쳐봤단다)

2. 어쩔 수 없이 일반고, 일반 중학교를 선택해야겠다는 동생부부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외국에 있는 동안 아이들이 한국공부를 계속 했었니?

---> 아니랍니다. 오히려 영어 익히는 데 방해가 될까봐서 한국책을 일절 가지고 가지 않았고 가능한 한국방송시청 등도 자제했었다고... 그러다보니 영어는 생각보다 빨리 늘었는데 이제 귀국해서 한국교육과정 교과서를 보니 도대체 같은 한국 말인데 무슨 말인줄 모르겠고 특히 수학은 너무 어려워서 큰일이다.

---> 그래서 저와 제 아내는 설득했었지요. 아이들이 조금 창피해하고 그러겠지만 학년을 1년씩 내려서 보내라. 실제로 우리 친구들 중에는 자청해서 학년 down해서 보내는 사람들 많다. 그 1년동안 한자공부도 하고 특히 수학에 열 올려서 진도따라가 줘야 입시대비가 되지않니?

----> 아이들이 기겁을 하더군요. 동생부부도 꺼림직한지, 조금 고민하는 듯하더니 그냥 자기학년대로 진학을 시켰엇습니다.

그 동안 집안행사등에서 얼굴 잠깐 본 것 외에는 별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고, 그 집안행사 등에서 보더라도  아이들 얘기는 거북해서 잘 안꺼내게되어 그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몰랐는데, 이번 이모님 생신에서 동생부부가 얘기하더군요. 고1였던 딸아이는 일찌감치 작년에 대안학교로 전학시켰고 이번에 아들도 역시 대안학교로 옮겨 검정고시 준비시킨다고...

한국의 고등학교, 중학교에 다녀보니 자기 아이들이 그렇게 모자랐나 싶더랍니다. 성적도 떨어져도 너무 떨어져 버리고 올라갈 길이 안 보이니 아이들은 매사에 자신감을 잃고 겉돌고, 나쁜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고....

예전에 동생이 해외주재원으로 발령 막 받으니 강남 산다는 친구가 그랬답니다. 아이들은 데려가지 말고 혼자 부임하라고.. 아이들 데려가려면 국내대학 안보내고 해외대학 보낼 각오하고 데려가라고.. 그 때는 외국대학 보낼 경제적 능력도 없거니와 성실하고 똑똑한(?) 우리 애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동반한건데, 이제와서 보니 정말 후회스럽고  한국입시에서 중학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절실히 깨닫는 답니다.

제 주위에서도 자주 “공부는 고등학교가서 하는거야”, “초등중등에는 마음것 뛰놀게해야 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신데, 그게 항상 그런게 아니랍니다.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