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인서울 대학 정보

한국외국어대학교 2011학년도 수시 2차 논술고사에서는 타자(他者)와 ‘억압’을 핵심 주제로 하여 <제시문>과 <자료>를 구성하고 <문제>를 만들었다. 지구촌 전역에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21세기에 이르러 ‘타자’의 배제와 욕망의 ‘억압’은 그 어느 시대보다 더 심각한 인간적,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학생들이 이런 시사적이면서도 인문학적이고,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논술고사의 두 주제를 각기 ‘타자’와 ‘억압’으로 정했다.

 

<제시문>과 <자료>는 주제와 관련한 개념적 논의와 다양한 학문 분야의 사례들을 담고 있다. <문제>는 <제시문>과 <자료>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 <제시문>과 <자료>의 상관관계를 적절하게 읽어내는 능력, 이를 바탕으로 두 개의 <자료>를 비교 분석하는 통합적 사유 능력을 측정할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제시문>, <자료>, <문제>는 2011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서 제공된 출제 기준(범위, 구조,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제시문>과 <자료> 가운데 두 개의 글은 영어로 작성되었다. <제시문>이나 <자료>에 영어를 사용한 이유는 지식과 정보가 유례없이 빠르게 유통되는 지구촌 시대에 적합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의사소통의 매체가 되는 외국어 실력, 특히 영어 실력의 선취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바탕을 둔 한국외국어대학교의 교육정신 때문이었다. 영어 지문은 어휘, 통사구조, 개념과 관련한 난이도 측면에서 현재 고등학교 교과과정 영어 교과서 수준에 버금가는 정도이고, 분량도 150단어 내외여서 의미 파악에 큰 어려움이 없는 글이다.

 

논술고사에 활용된 <제시문>들은 사르트르의 타자에 관한 사유,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미학이론」, 프로이트의 「문명 속의 불만」, 조르주 바타이유의 금기와 위반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출제위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자료>들은 빌 게이츠 부부의 기부 약정서 「The Giving Pledge」,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단식광대」, 강영안의 「레비나스의 철학」, 2009년 5월 21일자 <한겨레신문> 발췌 기사, 레이 재켄도프의 「마음의 구조」, 하비 라이벤스타인의 논문 “Bandwagon, Snob, and Veblen Effects in the Theory of Consumers Demand”,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뉴욕타임즈>에 실린 폴 크루그만의 기고문, 버나드 맨더빌의 시 「투덜대는 벌집」,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 이광수의 소설 「무정」에서 원문을 발췌하거나 내용을 참고하여 출제위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인용한 <제시문>과 <자료>는 원문 그대로 인용한 경우도 있고, 원문의 내용과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약간의 수정을 가한 경우도 있음을 밝혀둔다.

 

 

C형 (3회_ 오전)

 

<제시문 A>는 일자의 시선이 ‘타자’를 대상화하고, 사물화함으로써 타자를 힘들게 하고 부끄럽게 한다는 사르트르의 사유를 담고 있다. 또한 이 글은 타자의 대상화가 인간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차원에서도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시문 B>는 아도르노의 예술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도르노는 사회, 특히 그 지배논리의 동일화 시도에 저항하면서 자기 동일성을 굳건히 유지하는 ‘타자’로 남아 진리를 전달하는 데 예술의 기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자료 1>은 ‘빌 게이츠 부부 재단’의 기부약정서에서 발췌한 영어지문이다. 내용은 사회적 강자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타자로, 대상으로 삼아 배제하지 않아야 하며 나아가 사랑하고 환대할 책임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자료 2>는 카프카의 단편소설 「단식광대」의 일부이다. 관객이 단식광대를 대상으로 바라보고, 심지어 광대의 단식을 믿지 않음으로써 타자의 진실을 부정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자료 3>은 강영안의 「레비나스의 철학」에서 발췌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고통 받는 타자를 주체로 바라보고 사랑하고 환대해야 할 책임을 역설한다.

 

<자료 4>는 <한겨레신문> 기사 발췌문이다. 스리랑카 다수파인 싱할라족이 소수파인 타밀족을 타자로서, 대상으로서 배제하고 억압해온 상황을 서술한다.

 

<자료 5>는 레이 재켄도프의 「마음의 구조」를 참조하여 만든 글이다. 1960년대 미국사회에서 청각장애자들이 ‘손짓영어’를 강요하는 학교의 동일화 시도에 저항하면서 타자성을 지켜가는 모습을 기술했다.

 

<자료 6>은 하비 라이벤스타인의 논문 “Bandwagon, Snob, and Veblen Effects in the Theory of Consumers Demand”를 ‘밴드왜건 효과’에 대한 설명을 정리한 것으로서 다른 사람의 소비를 맹목적으로 답습하여 스스로 사회풍조 또는 일반적 소비패턴에 동일화되는 경향을 기술하고 있다.

 

D형 (4회_ 오후)

 

<제시문 A>는 프로이트의 「문명 속의 불만」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은 문명의 성립과 발전이 본질적으로 개인의 본능과 욕망에 대한 일정한 억압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B>는 금기와 위반에 대한 조르주 바타이유의 사유를 요약하고 있는 글이다. 금기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억압하는 기제로서 한 사회의 도덕적 규범의 골간을 이루는데, 금기는 외부에서 직접적으로 강제되기도 하고 내면에 호소하기도 함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 1>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요약한 글로서 금욕주의적인 프로테스탄티즘의 종교 윤리가 자본의 형성, 재화의 생산적 이용 등 자본주의 경제발전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음을 기술하고 있다.

 

<자료 2>는 <뉴욕타임즈> 신문에 실린 폴 크루그만의 기고문인데, 개인의 소비 욕망을 과도하게 억제한 결과 생기는 저축의 증가는 투자부진, 소득감소를 유발하면서 궁극적으로 GDP(국내총생산)의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 3>은 버나드 맨더빌의 「꿀벌의 우화」에 나오는 시 「투덜대는 벌집」에서 발췌한 글이다. 사치, 시샘, 허영처럼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기제들이 자본주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 4>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일부분인데, 아랍인을 살해하여 기소된 주인공 뫼르소에 대해 검사가 어머니의 장례식 전후에 이루어진 뫼르소의 행동이 사회적 금기에 위배된다고 하여 사형을 구형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금기의 위반이 야기하는 사회적인 통제와 억압을 요약한다.

 

<자료 5>는 이광수의 소설 「무정」의 일부분인데, 유교 사회에서 여자 주인공이 정혼자 외의 남자를 생각만 해도 죄의식을 느끼는 장면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금기의 위반과 관련하여 통제와 억압이 내면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 한국외대 입학처 홈페이지 ( ☞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