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범대를 졸업하지 않으면 국어 영어 수학 탐구 등 공통과목 교사가 되는 게 불가능해진다. 교육부가 과도하게 높아진 임용경쟁률을 줄이기 위해 사범대에 한해 교원양성을 허용하는 방침을 내놓은 것.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을 폐지하고, 교육대학원은 기존 교사의 재교육기관으로 운영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안 시안을 13일 공개했다.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이 확정될 경우 중등교원 양성 인원은 1만2200명 이상 감축될 전망이다. 2021학년 기준 중등교원 양성기관별 정원은 사범대학/사범계학과 9420명(43.5%), 일반대 교직과정 4963명(22.9%), 교육대학원 7283명(33.6%)이다. 사범대 외에 교원이수가 불가능해 질 경우 중등교원 양성인원은 2만1666명에서 56.5% 감축된 9420명에 머무르게 된다. 사범대 모집인원이 기존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등 교원자격증 취득자는 1만9336명으로 임용시험 모집인원인 4282명의 4.5배에 달했다. 매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서울시로 한정할 경우 중등교사 경쟁률은 8대1, 교과 교사는 12대1까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교원의 과잉양성, 높은 임용경쟁률, 일부 교육대학원의 질 낮은 수업 등을 개선함으로써 교원양성 체제를 바로잡는다는 계획이다. 16일 1차 토론을 시작으로 9월까지 총 4번의 토론회를 진행, 토론회 이후 논의된 내용을 모아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 사범대 외 공통과목 교원양성 폐지>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시안)에 따르면 일반대 교직과정은 전문교과 제2외국어 선택/신규분야 비교과로 제한된다. 신규분야란 2025학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따른 선택과목(심리학 교육학 등),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현재 교원자격이 없거나 정규 교과목에 반영되지 않은 분야 등을 말한다. 일반대에서 사범대와 중복 양성되는 교과 정원을 신규분야 등으로 전환할 경우 정원 30% 내에서 운영이 허용되며, 교사자격이 없는 분야의 과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체육 음악 미술 기술 가정 정보/컴퓨터 등의 공통과목은 사범대가 전담해 교원을 양성한다. 기존 사범대에 설치 돼 있던 공업교육과 환경교육과 등의 전문교과는 그대로 운영할 수 있다. 사회/과학 등 계열교과의 경우 학부 양성과정과 재교육과정을 고려해 계열/심화 교과의 교육과정으로 구성된다.
교육대학원은 특수/비교과 과목을 제외한 일반 과목의 교사 양성과정을 폐지, 현직교사의 재교육 중심으로 과정이 개편된다. 기존의 교과교사 양성기능을 폐지하되 미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소양 함양, 융합전공 취득 등 현직교원 재교육 기능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필요시 예산 사업을 연계해 교육부/교육청/교육대학원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교육청과 교육대학원의 재교육 과정 운영 관련 협업을 강화하고, 교육대학원을 연수기관으로 지정해 교육청의 지도/감독 권한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교원양성 교수 양성 등을 위해 교육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운영하는 법령 정비도 검토된다.
1급 정교사 자격연수와 연계한 융합전공 제도도 도입된다. 1급 자격연수란 경력 3년 이상의 교원이 이수할 경우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5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1급 정교사 자격연수와 융합전공 과정을 연계한다는 설명이다. 1급 연수 기간 역시 15일에서 교육대학원 한 학기 과정으로 확대된다. 교대와 사범대에는 실습학기제도 도입된다. 교생실습 기간을 기존 4주에서 한 학기 전체로 확대,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학령인구 감소로 줄어든 학생 수.. 초등교원 역시 점진적 감축>
2022년부터 2025년으로 예정된 6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기본계획 수립시 적정임용률을 고려해 중등 양성정원이 축소될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2월23일 2020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를 발표, 2020년 역량평가에 따라 올해부터 중등교원 정원을 총 3200여 명 감축한다고 밝혔다. 감축인원은 사범대/일반대 교육과 130여 명, 교직과정 1800여 명(2023년 적용), 교육대학원 1200여 명 등으로, 평가 대상 기관 정원(2만6000여 명)의 12.3% 수준이다.
교육부는 이미 4주기(2015~2017년) 역량진단 평가 때에도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을 중심으로 3220명을 감축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중등임용고시 선발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앞서 10월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전망에 따르면, 초/중/고/대학생을 포함하는 내국인 학령인구는 2020년 771만8000명에서 2040년 508만4000명으로, 263만4000명이 급감할 전망이다. 특히 대학진학대상이 되는 18세 인구는 올해 51만명에서 10년 뒤 46만명, 2040년에는 2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인구 대비 0.58%에 불과한 수치다.
초등교원의 경우 교육부가 채용 축소 방침을 밝힘에 따라 추후 교대 모집인원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등교원 채용 인원은 2021년의 경우 기존 3880~3980명에서 100명 정도 줄어든 3780~3880명, 2022년에는 기존 3830~3930명에서 3380~3580명으로 조정됐다. 2023년 이후부터는 3000명 내외로 기존 수급계획보다 750~900명 줄어든 인원을 모집한다. 교육부는 2023년 이후 신규 채용규모를 새로운 교원수급 방안을 마련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채용규모를 교사1인당 학생수 등을 이유로 줄이지 않고 있었지만, 2023년부터는 포스트 코로나(온/오프라인 병행수업), 4차산업혁명, 고교학점제 등의 방안을 고려한 새로운 교원수급 모델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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