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의대로 가는 길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오늘도 캉쌤 글을 클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캉쌤이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의대에 관한 질문이에요. 아이가 어릴수록 의대에 대해 물어보는 분이 많으시죠. 아직, 꿈과 희망이 넘칠 시기여서요. ^^;;;

 

그런데 의대 가기 가장 유리한 고등학교는 어디일까요?

 

의외로 많은 분이 영재학교라고 생각하세요.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가 의대를 많이 보냈었기에 영재학교를 의대 가는 프리패스로 여기는 분도 계시지요.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영재학교는 의대 가는 프리패스가 아니라 가시밭길이에요. 영재학교를 거쳐 의대에 합격한 애들은 다른 학교에 갔어도 의대에 갔을 애들이지요. 영재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제약을 받지 않아 특목고나 자사고와 달리 지필고사를 보고 아이들을 선발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영재학교는 꼴찌로 문 닫고 들어간 아이도 실력이 엄청나지요. 그런 영재학교 중에서도 원톱이 바로 서울과학고예요. 모든 영재학교가 다 뛰어나지만 서울과학고는 영재학교 중의 영재학교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교육부에서 영재학교에 의대 진학 지도를 금지했어요.

 

그래도 영재학교가 교육부 몰래 의대 입시지도를 하지 않겠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그건 영재학교의 의대 실적이 뛰어나서 생긴 억측에 불과하지요. 영재학교는 모두 공립학교여서 정부 정책을 어길 수 없거든요. 그랬다가는 교장 자리부터 날아갈 테니까요.

 

즉,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대입 실적이 좋다고 해서 그 학교가 대학 가기 좋은 학교라고 성급히 일반화해서는 안 돼요. 물론, 학교가 열심히 지도한 면도 있지만 아이들의 입학실력부터 다르니까요. 될놈될이라는 말처럼 애초부터 될 놈들이 입학해서 그런 실적을 만든 면도 크거든요. 입시에서 선발 효과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영재학교는 의대 가기 가장 유리한 고등학교가 아니에요. 될놈들이 간 학교죠. 그런 아이들이 극악한 내신관리와 수능하고는 거리가 먼 커리큘럼 속에서 의대 입시라는 두꺼운 문을 뚫어낸 것이에요.

 

그렇다면 전주 상산고나 강남 휘문고, 대구 경신고 같은 의대 강자들은 어떻냐고요?

 

전주 상산고, 강남 휘문고, 대구 경신고는 매년 100~200명 이상의 의대 합격실적을 내는 입시 명문고들이에요. 하지만, 이 학교들은 정시 위주의 학교들이고, 정시로 의대 문을 뚫는 것은 처음부터 재수, 삼수까지 각오하고 뛰어들어야 할 만큼 치열하고 힘든 일이지요.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 한 끗 차이의 싸움이에요. 전국 의대 다 채우고 서울대 공대 채우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은 게 의대 정시 커트라인이어서요. 상산고, 휘문고, 경신고는 학교도 열심히 노력하지만, 아이들이 더 열심히 노력하는 학교죠. 부모들의 교육열이나 뒷바라지도 엄청나고요.

 

그러면 의대 가기 가장 유리한 고등학교는 어디냐고요?

 

원론적으로 말하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대입 전형부터 고르고 그 전형 공략에 유리한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거예요. 정시형 학생이면 상산고, 휘문고, 경신고 등 정시형 학교가 좋고, 내신은 물론이고 학생부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모범생은 일반고에 진학해 학생부 전형을 노리는 게 좋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잘 모르겠다면 지방 일반고가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어요.

 

조금 생뚱맞아 보이죠?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대입 정보는 주로 서울에 있는 사교육업체에서 만들어지고 대입 전략도 서울 아이들 기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내 손님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기를 바라는 사교육 업체도 없고요.

 

하지만 이사를 감행할 수 있다면 지역인재전형 덕분에 지방 일반고가 의대 진학에 가장 좋은 루트가 될 수 있어요. 지역인재전형으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충족시켜도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이 여러 곳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전국 의대 중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부산에 있는 동아대학교에요. 동아대는 의대 전체 모집정원의 약 80%를 지연인재전형으로 선발하지요. 하지만 실제로 동아대 의대에 지역인재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많지 않아요. 2019학년도 기준으로 부산 동아대 지역인재전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만 20명을 모집했는데 그중 70%인 14명이 정시로 이월됐거든요. 지원자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동아대에서 학생을 선발하지 못한 거예요. 충북대 역시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 비율이 83%나 됩니다. 이런 일이 지방 의대 지역인재전형에서는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지방 의대 중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충족시켜도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이 적지 않아요.

 

게다가 이번에 당정협의회에서 의대 정원을 10년간(2022년~2032년, 현 고2부터 초2까지) 한시적으로 매년 400명씩 늘리기로 했어요. 현재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동결됐는데 지방 의료환경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거죠. 그래서 늘어나는 정원 400명 중 300명은 지역의사 특별전형으로 선발해요. 이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는 대신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해당 대학 소재지의 중증/필수 의료분야에 종사해야 하고요. 그런데 이 전형의 도입 취지가 지방 의료 공백을 메우려는 것이어서 늘어나는 의대 정원은 대부분 지방 의대에 배정될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지방 의대의 문이 더 넓어지지요. 지역의사 특별전형은 의무복무 10년이라는 제약조건 때문에 일반전형보다 커트라인이 낮게 형성되겠지만 10년간 지방에서 살아야 하는 게 싫어서 서울 아이들은 지역의사 특별전형을 기피 할 가능성도 크고요. 따라서 의대 가기 가장 유리한 학교는 지방 일반고가 될 수 있어요. 많은 분들께서 대입 정책이 지방 일반고에 불리하게 짜여져있다고 생각하시는데 현실은 정반대인 거죠. 입시제도만 놓고 보면 오히려 특목고, 자사고, 강남 일반고 등이 역차별을 받고 있거든요. 극악한 내신관리라는 족쇄에 묶여서요. 그래서 지방 일반고에서 특목고, 자사고, 강남 일반고처럼 공부하면 대학 가기가 훨씬 쉬워져요.

 

그러니 지방 의대도 괜찮으니 꼭 의대에 가면 좋겠다는 분은 과감히 지방 일반고에 보내세요. 그런 후 의대 지역인재전형이나 지역의사 특별전형에 도전하는 거예요. 다만, 지방은 수능 공부할 여건이 부족한 만큼 중학교 때까지는 학군지에서 학원 뺑뺑이를 돌리며 수능 진도를 다 끝내고 내려가는 게 좋지요. 주말이나 방학 때도 대치동 등 학원가에서 수능 준비를 철저히 시키고요. 안타깝게도 지방 일반고 선생님 중에는 자기 과목 시험을 봐도 수능 1등급이 안 나오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일반고는 수능 3~4등급 아이들을 기준으로 수업해서 선생님 실력이 그 수준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있어서요.

 

지역의사 특별전형은 10년이나 지방에 묶여있어야 하는데 그게 의미가 있냐고요?

 

맞아요. 오랫동안 지방에 묶여있어야 해서 수도권 아이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의사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지요. 지역의사 특별조건의 10년 의무복무는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이기 때문에 의대를 졸업하면서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펠로우 2년 하면 벌써 7년이 채워지거든요. 그러니 개업하기 전에 실무 경험 쌓는다는 생각으로 지방에서 3년만 더 근무하면 의무복무가 끝나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돼요. 의대 교수를 목표로 한다면 의무복무가 의미 없는 숫자가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자녀에게 병원을 물려주고 싶은데 아이가 의대 가기에 성적이 아주 약간 부족한 정도라면 과감히 지방으로 보내서 지역의사 특별전형을 준비시키는 것도 입시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아요. 지역의사 특별전형 도입 취지와는 전혀 안 맞지만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지역의사 특별전형 출신 중에 의무복무가 끝나도 지역에 남아 계속 근무할 의사가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에요. 의무복무가 끝날 즈음이면 나이가 30대 중후반 이상이어서 본인은 지방 소도시에 남아 의술을 펼치고 싶어도 가족이 대도시로 가자고 성화를 부릴 수 있으니까요. 아이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옮길 수도 있고요. 그래서 캉쌤 생각에는 지역의사들도 결국 대도시로 옮기고, 그들 중 상당수는 돈 잘 버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 같아요. 정부가 내세우는 이상과 개인이 바라는 현실은 다르니까요. 특목고, 자사고 폐지 정책을 펼치는 정치인이나 교육감도 자기 아이는 특목고, 자사고에 보내고, 반미운동하는 사람들도 자기 아이는 미국에 유학 보내는 게 현실이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그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따라하면 되지 않을까요?

오늘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가지 마시고 댓글로 캉쌤에게 인사를 남겨주세요.

 

※ 강명규쌤의 3줄 요약
1. 무조건 의대라면 지방 일반고로 가자!
2. 지역인재전형 수능 최저 충족을 위해 중학교 때까지 수능 공부를 미리 해놓자!
3. 지역의사 특별전형 10년 복무는 의외로 긴 시간이 아닐 수 있다.

 

※ 연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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