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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법]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인상깊었던 질문 두 가지.

등록 LV1라이스피 조회 11945 추천 0 등록일 2013-01-05 오후 9: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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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실제 겪었던 인상깊었던 질문 두 가지를 써 보겠습니다. 이것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의 현실적인 질문이고, 꼭 해결해주고 싶은 것이었는데 아직 답을 찾지는 못 했습니다.

 

 

 첫째는 고1여학생의 질문입니다. '왜 문제집에는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은 문제가 이렇게 많나요? 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오니까 힘들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성적은 중위권이었고, 나름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이며 익힘책은 두 세 번씩 풀면서 시험을 대비하지만 정작 시험은 교과서가 아닌 곳에서 나오는 것도 상당수이고 문제집에는 교과서에 없는 것이 정말 많으니 공부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예전에 제가 학교 다닐 때, '일반적인 수학 교과서보다 차라리 정석을 교과서로 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말이 나왔던 기억납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교과서에는 빠진 문제가 많은데 정석은 웬만한 것은 모두 다루니 정석으로 배워야 편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실 이런 이유로 학원가에서는 거의 정석이 교과서처럼 다루어지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교과서가 '필요한 내용은 모두 담은 것'이라면 교과서만 공부해도 '문제가 다 풀리는 시험'이 나와야 정상입니다. 왜 이렇게 하지 못할까요? 제 나름으로는 중등 교육과 고등 교육의 마찰, 대학의 이기적인 교육 방침(똑똑한 학생만 입학시켜야 가르칠 때 편하다는 것), 중등교육의 학교 체제의 문제(학원과 학교로 이원화된 교육 문제), 일부이지만 교사와 학생의 고질적인 태도 불량 등이 어우러져 생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고교 시험이 무엇을 평가하는 것이냐의 논의가 많이 있었습니다. 내신성적이 대입에서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과연 학교시험은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에 대해서 논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학생 입장에서의 논의는 적었던 것입니다. 현행 제도에서 고교 교육은 대입 전형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데, 지금은 아예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논술이 주요 시험으로 굳어질 정도이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질 정도입니다.

 

교육에서는 교재, 선생, 학생이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교재만 잘 되어 있다면 선생 없이 학생 스스로 독학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재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학교 교과서가 '고교생은 여기 있는 내용만 안다면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한 것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대통령의 교육 정책 중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것을 시험에 내면 처벌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데, 그 취지가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하였습니다. 잘 지켜져서 학생의 학업 부담이 줄고, 특히 중위권 학생들이 공부와 성적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둘째는 예비 고 3 학생이 말했던 내용입니다. '대입 수능 시험은 저처럼 머리는 보통이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맞추기 힘들고, 천재인 학생들만 풀 수 있는 문제만 골라서 내는 것 같아요. 특히 추론형 문제(ㄱ ㄴ ㄷ 의 항목을 주고 옳은 것 고르기형. 주로 4점 - 소위 말하는 킬러 문제가 대개 이런 유형임)는 보기도 싫고 공부할 마음도 없어지게 만들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이등급 정도 되는 학생이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추론형 문제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 해 이등급의 학생마저도 이런 하소연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선생님 밑에는 수능 수학 시험 정도는 가볍게 푸는 학생도 있겠지요.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수능 수학 시험에서는 이런 문제가 왜 출제되어야 하는가를 알 수 없고, 학생의 공부 의욕마저 꺾는 것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대학 입학 시험 이후의 교육과정(학사, 석사 과정)과 회사원 생활을 경험해보고 나니 수능 시험에서 그런 문제를 왜 내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공학과 경제학 양쪽을 공부하게 되어 웬만한 응용수학의 내용은 접할 기회가 있었고, 회사에서도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지 많이 보기도 했습니다(금융공학 관련 공부도 좀 했으니까요) 그런데 수능에서 나오는 문제는 수학자가 되려는 사람을 뽑기 위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더 웃긴 것은 수능 수학 시험을 잘 본다고 해서 수학자로 대성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수능 시험이 완벽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고교 교육에서 배운 내용 안에서만 출제하고, 대학에서도 자기에게 적합한 학생을 골라내기 쉽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 둘은 상충되는 점이 많아서 여러가지 모순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잘 압니다. 특히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 대입 시험에서 만점을 받지 못 한다는 현실도 압니다. 제가 불만인 것은 '어차피 불완전한 현실임을 인정한다면 차라리 학생에게 공부 의욕이라도 생기도록 출제 방향을 잡았으면 좋겠다'라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은 '잠을 줄여서라도 숙제를 하겠다'라는 의지를 가졌던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수능의 쓸데없는 극한 문제를 가르치기 보다 차라리 입실론 델타 법을 설명하고, 중적분을 가르친다면 (둘 다 대학과정입니다) 도리어 더 잘 받아들일 것입니다. 통계의 1,2,3,4차 모멘트를 가르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왜 시험만을 위한 문제를 만들어서 학생을 괴롭히고, '공부해봐야 이해도 안 되고, 이해해도 시험장에 가서 한정된 시간에 기억해 내 푸는 것은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토록 하는지 답답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지고, 고등학교에서 안 배운 내용으로 문제 내도 좋으니 대신 '학생의 공부 의욕, 특히 중위권 학생의 공부 의욕을 돋우는' 문제가 출제되었으면 합니다.

(어떤 분들은 위의 어려운 추론문제는 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문제라고 답하겠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런 문제를 풀 정도의 노력이면 대학수학도 충분히 공부합니다. 그런 문제를 내는 것 자체가 국가 전체적으로는 비효율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전에 경제계의 어떤 거물이 하도 말을 애매모호하게 해서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해석하는 학문까지 생기기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십년 전에만 해도 경제대통령이라 불렸습니다. 세계 경제가 과거의 과소비 때문에 고통받게 되자 그 사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생겼고, 그 화법의 애매모호함을 해석하던 학문은 조롱받게 되었습니다. 한국 수능 시험의 수학 문제도 나중에 이런 평가를 받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훌륭한 교육가가 나와서 학생들이 '나는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 내가 성적이 나쁜 것은 공부를 안 해서야. 나 혼자서라도 열심히만 공부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믿어'라는 말을 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학부모님도 자녀들에게 위의 내용에 대해 나름의 답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학원에서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답을 했지만, 학부모님은 또 다른 관점(학생의 먼 미래까지 고려하는 관점)으로 답을 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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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될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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