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에 따르면 한국외대가 ai첨단학과 개설을 확정하고 2024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알려졌다. 학과 신설은 올해 초 한국외대 서울캠과 글로벌캠 간 유사/중복학과를 구조조정한 학제개편의 후속안으로, 학제개편이 이뤄질 당시부터 계획돼 있던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외대는 구조조정으로 줄어드는 학과들을 대신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존부터 강점을 갖고 있는 외국어를 융합한 첨단 융복합학과를 개설할 계획이다. 

다만 ai첨단학과는 임시 명칭이며, 학과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설 학과가 서울캠 또는 용인캠에 설치될지, 아니면 향후 구축될 송도캠에 설치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캠에서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ai융합전공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점, 글로벌캠에는 공과대학이 설치돼 있으며, 2024학년 이후에 모집하게 될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ct(문화기술) 관련 첨단학과가 글로벌캠에 설치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설학과가 설립되는 캠퍼스는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태. 송도캠 역시 올해 말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인허가 등이 지연되며 완공이 늦어지고 있다. 교지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도 주민들의 반대의 부딪힌 상태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대학이 가진 교육프로그램 등을 데이터화해 연구하고 이를 처리하는 교육기관’ 성격이라고 밝힌 만큼 송도캠에 설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외대는 5월 글로벌캠 소속 8개 학과의 구조조정을 통한 330명의 정원을 가지고 2023학년 글로벌자유전공학부(인문/자연)을 신설했으며, 2024학년에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ct(문화기술) 관련 첨단학과를 신설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신설되는 ai첨단학과는 관련분야인 it정보기술 관련 첨단학과에 소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모집정원 등 아직까지 정확히 결정된 건 없으며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의 ai첨단학과 신설은 올해 3월 취임한 박정운 한국외대 총장이 취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것과도 결을 같이한다. 올해 6월 베리타스알파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정운 총장은 “서울캠과 글로벌캠, 그리고 향후 구축될 송도캠까지 포함해 세 캠퍼스의 특화발전을 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캠은 어문/사회과학 중심의 다국어 데이터 기반 외국학 대학으로, 글로벌캠은 it, bt, ct 기반 실용학문 융합 대학으로, 그리고 송도캠은 데이터 기반 첨단과학대학으로 특화발전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 총장은 취임사에서 ‘ai융합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박정운 총장은 “ai융합대학 설립을 통해 언어학과 공학을 결합하여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된다면 2024학년 새로 생기는 ai첨단학과가 ai융합대학 설립과 함께 추진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ai첨단학과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반도체 인력 양성 방안’, ‘신산업/첨단산업 부처협업형 인재양성’ 등의 사업과는 무관해 보인다. 시기상 정부의 방침보다 한국외대의 학과 신설이 먼저 계획되어왔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의 15만 인재 양성을 목표로 ‘반도체 인재양성 추진 전략’과, 교육부가 신산업/첨단산업 특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부처협업형 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된 64개대학의 명단 발표는 7월 이뤄졌다. 한국외대의 학제개편 학내 의결절차 승인은 5월 이뤄졌다. 

글로벌캠의 외국어계열 학과(부)를 대상으로 하는 학제개편의 학내 의결절차에는 글로벌캠 통번역대학의 영어통번역학부 중국어통번역학과 일본어통번역학과 태국어통번역학과, 그리고 국제지역대학의 프랑스학과 브라질학과 인도학과 러시아학과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서 발생한 정원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의 대학 특성화를 실현하는 것을 구조조정의 골자로 한다. 

여기에서 생긴 정원을 가지고 2023학년 글로벌자유전공학부(인문)와 글로벌자유전공학부(자연)를 신설, 총 2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입학정원은 글로벌자유전공학부(인문)116명, 글로벌자유전공학부(자연)94명이다. 신설 모집단위에 배정된 인원 210명을 제외한 나머지 121명은 구조조정 대상 12개 학과를 제외한 26개 학과에 기존 입학정원의 약 10%씩 배분하고 이후 신설학과가 확정되면 이 정원을 회수해 활용한다. 

한국외대 정석오 입학처장은 6월 베리타스알파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외대는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 양성, 캠퍼스별 특화 발전 그리고 글로벌 전문가 플랫폼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그야말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즈음한 교육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며 취지를 밝혔다.  

다만 한국외대의 이번 구조조정에 대한 학내 진통은 여전해 보인다. 학제개편안에 용인캠 소속 학생에게 서울캠 졸업 증명서를 수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서다. 이에 서울캠 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캠과 글로벌캠의 입시성적 차이가 다른데 같은 졸업장을 수여한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캠의 통폐합 대상이 된 학과의 학생들도 학제개편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