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을 노린다고 할 때 학생부가 수능보다 약할 때 마음을 두게 됩니다. 학생부가 2.0이다 2.5등급이다 할 때 상위권 대학은 물론이거니와 중상위권의 대학도 학생부 중심의 전형은 불가능합니다. 이 때 논술전형을 노크하게 됩니다. 내신이 2등급 중반인데 수능이 1등급 중반이나 후반, 또는 2등급 초반이 나오는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염두에 둘 때 정시 이외에는 논술전형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연고대나 성대의 논술은 단순히 논술의 실력으로만 합격자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우선선발로 60~70%의 학생을 선발하는데 최저학력기준이 만만치 않습니다. 연대 인문은 3개 영역 1등급, 자연은 수리 가및 과탐 1등급, 고려대의 인문은 2개 1등급, 경영, 정경, 자유전공은 언수외 1등급을 요구합니다. 언수외 3개 1등급이면 5천명 안에 드는 실력입니다. 최저학력기준이 아니라 최고학력기준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보통 연고대의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40~50대 1정도로 형성 됩니다. 고대의 경우 1천 3백명을 약간 더 선발하는데 거의 5만명이 지원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선선발입니다. 우선선발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켜야 최종 합격이 됩니다. 하지만 이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면, 즉 수능이 우수하면 연대의 경영학과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우 경쟁률이 7대 1 정도로 낮아집니다. 자연계의 하위권 학과는 3대 1정도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수능이 강하면 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지요. 반대로 말하면 아무리 논술이 강해도 수능이 받쳐주지 못하면 합격이 불가능하다는 말이지요.   물론 올해에는 변수가 있습니다. 물수능이 되면 6월 모평처럼 수리 1등급이 6%가 된 것처럼 3개 영역 1등급이 많아져서 예년 보다 더 논술의 경쟁력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논술의 반영비중을 줄이라고 해서 논술 선발인원이 11~25%정도 줄었지만 학생들에게는 더욱 부담스럽게 되었습니다. 연대의 경우 1천 2백명 정도에서 850명으로 줄었으니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이것은 커트라인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우기 이것을 기회로 많은 대학들이 우선선발의 기준을 높였습니다. 성대나 시립대가 우선선발을 언수외 4등급으로 올렸습니다. 적어도 211, 121, 112이 되어야 된다는 말이지요.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선발은 최저학력기준이 우선선발에 비해 낮기에 희망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연대는 3개 영역 2등급, 고대는 2개 영역 2등급을 반영하지요. 하지만 일반선발에서는 정말로 논술의 타자가 되어야 합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선발로 선발된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경쟁하는데 경쟁률이 끔찍하게 상승합니다.  

또한 중위권 대학의 경우에는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들도 있습니다. 경희대는 우선선발로 30%를 수능없이 선발하고, 숙대, 동국대, 단국대, 국민대 2차는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수능이 약하다 할지라도 진정한 논술타자들이 합격할 수 있지요.   논술도 그리 쉬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자녀들의 평생 경쟁력에 대해서 근본적인 사고에 변화가 있어야 겠습니다. 논술이 단지 대입전형을 위해서만 일시적으로 필요한 교과목 같은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논술을 대입만을 목표로 준비하는 단편적인 생각을 버리자는 것이죠.  

논술을 통해서 키워진 논리적 사고력과 제시문 파악력은 대학에서의 학업을 위해서만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사회생활에서도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무기입니다. 의사소통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죠.  

졸업생들과 만남에서 명함을 받아보면 조직에서 탄탄하게 자리잡은 녀석들을 보게 됩니다. 어김없이 중고시절에 글 잘쓰고 말 잘하던 녀석들입니다. 탁월한 의사소통력이 사회생활에서 경쟁력이 되었던 것이지요.  

한가한 말이라고 여기실 수도 있겠지만 대입에 연연하여 단기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자녀의 논술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평생의 경쟁력을 키워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마인드로 논술력을 키워준다면 자녀의 학습역량도 크게 향상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큰 틀의 공부가 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저서 : 공교육 스타교사가 말하는 <엄마가 꼭 알아야 할 입시교과서> ( 김혜남, 조효완 공저 / 글로세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