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중간고사 후 아빠의 현명함으로 아이는 다시 웃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열정을 쏟아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수요일 아이가 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전화좀 해 달라고 합니다.(알이 떨어졌대요)

숨을 못쉬겠다고 가슴에 구멍이 뚫린듯한 느낌이 든다고...

너무 걱정이 되었고 급한대로 아빠가 먼저 학교로 가셨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니 점심시간이라고 한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연락이 왔네요

저도 일을 대충 마무리 해 놓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흉부외과 대기실 구석에 아빠와 아들이 종알종알 이야기를 하며 마주 보고 있습니다.

얼굴은 여전히 까칠 하구요.

그래도 방글 웃으며 맞이해 주네요

"많이 아프니?"

"아까는 진짜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진단 결과는 기흉이네요.입원할 상태는 아니지만 또 공기가 새면 폐가 더 줄어 들 수 있고 그러면 또 심하게 아프다고 오늘 잘 지켜보고 아프면 바로 응급실로 오라하시네요.특별한 약은 없고 무거운거 들지 말고 체육 하지말고 심한 운동 절대 삼가하구요.

잘 알아 들었지? 오늘 너 기숙사 방 이사 가는데 절대 무거운거 들면 안된다니까 책보따리는 친구들한테 부탁하고..일단 잘 먹어야 하니까 간식도 아무거나 사먹어(초코우유.딸기우유 이런거는 먹지 말라 했었는데 ...)

체중이 3월 입학후 지금까지 10킬로가 줄었네요 키는 180인데 74킬로에서 64로 내려 갔어요.매일 영양제 세종류와 홍삼을 먹였지만 스트레스와 잠을 충분히 못자서 이렇게 빠지고 결국은 기흉이 되었네요.

중간고사 이후 아이는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재 도전을 하고 있어요.

아침 6시 기상. 씻고 교복을 입고 학습실로 가서 20분 영어 듣기를 하고 식당으로 간답니다.짜투리 시간 활용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부시시한 머리로 식당을 갈때 저는 교복입고 산뜻하게 가요.정말 뿌듯해요"

식사후 바로 교실로 가서 자습을 해요.시간이 없으니 이런 시간을 이용 하는거예요.

몸이 그런 상태까지 되었는데도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 합니다

"엄마 여자 애들이 진짜 독해요.그 아이들을 넘으려면 그 아이들 세배를 해야 돼요.그리고 저만 시간 없는게 아니라 그애들도 똑같은데 저도 열심히 해야죠"

토요일에도 점심때 안오고 저녁 8시에 오더라구요.영어 수행평가 슬라이드 준비할게 있다고...컵라면하고 우유만 먹고.ㅠㅠ

집에 와서 발표할것도 열심히 준비해서 엄마 앉아보라고 발표 하는것좀 봐 달라고...

12년 외국에 살다온 여자 아이가 진짜 자기의 강적이라고 그 아이와 경쟁을 하네요.((언간생심 그 아이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한다는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저 아이한테는 내가 안될거야 라는 패배 의식이 아니라 그 아이만큼 해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에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도전 정신을 꺽고 싶지 않았어요.그렇다고 실력이 무지 대단한 것도 아니면서 ㅎㅎㅎㅎ))

진짜 열심히 준비 하더라구요.

오늘 전화가 왔는데 자기 발표에 아주 만족스러웠나봐요.발표 하면서도 하고난 후에도 아주 즐거웠대요.

너무 야윈 아이가 안스러워서  토요일 저녁에는 갈비, 일요일 저녁에는 삼계탕을 해서 먹이고

한약도 지어놨네요.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우리  아이와 친구하고싶어요.그리고 저렇게 몸무게가 빠지도록 열정을 다해서 공부 해보고 싶어요.

기말고사를 보면 또 한바탕 전쟁을 치르겠지만 그래도 저 성실함으로 세상을 살아가겠지요.

그리고 아빠는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를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할테고

안타까운 이 에미는 아빠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환하고 밝은 웃음으로 아이를 바라봐주겠지요.

웃는 내 눈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당당한 모습을 보겠죠

이 글을 0명이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