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형편이 못되어 집에서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 실력을 파악하기 어려워서 작년 겨울부터 1년에 한 번씩 학원을 순회하며 레벨테스트를 받고 있어요. 

학원은 못보내도 레테는 봐야 아이의 실력을 알 수 있어서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다행스럽게 초4 아이 수학 성적이 작년 겨울보다 많이 올랐어요. 올해 2월에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수학학원의 중등 시작반 입학테스트를 봤다가 광탈하고 충격받아 부랴부랴 문제집 몇 권을 사서 열심히 반복시켰더니 도움이 됐네요.

코로나 탓에 학교를 못 가다 보니 여유시간이 많아 수학 공부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있었거든요. 그전에는 영어에 시간을 많이 쏟았는데 올해는 영어는 거의 버려두고 수학에만 올인했어요. 

그래서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4개 학년(초3~초6) 범위를 나갔어요. 이미 한 번 나갔던 진도여서 심화 문제 위주로 오답에 재오답까지 시켜가며 여러번 반복했더니 이제는 어려운 문제들도 제법 풀어내네요.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게 아니고, 집에서도 제가 채점만 해줬을 뿐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심화 문제는 아직 힘들어하지만요. 

그래도 이제는 분당에서 유명한 수학학원들에 다 합격하는 걸 보면 그동안 헛수고 하지는 않았나 봐요.

이제까지 중고등학생들 진로지도만 해봤지 아이들 교과공부는 제대로 지켜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초등 아이 수학공부를 시키면서 느낀 점은 수학은 역시 반복과 심화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이제 겨우 초등 과정만 끝낸 것이어서 아직 갈길이 멀지만 앞으로도 진도보다 반복과 심화에 신경쓰며 천천히 다져가야겠습니다. 심화문제집은 2~3번씩 반복해서 풀게하면서요.

그런데 아이 성적 올리느라 제 수명이 줄어들고 있네요. 아들 공부 시키는 건 너무 힘들어요.

추신 1. 코로나 때문에 작년 겨울부터 강연이 모두 취소되어 캉쌤이 몹시 한가해졌어요.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아이 공부를 신경쓰게 됐는데 가정경제는 몹시 어려워졌지만 아이 실력은 올라갔으니 전화위복이 됐네요. 앞으로도 코로나 때문에 강연 요청이 별로 없을 텐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추신 2. 둘째(초2)도 같이 앉혀놓고 공부시키고 있는데 하... 둘째는 그냥 이쁘기만 해요. 실력이 진짜 안 느네요. 똑같은 배에서 나왔는데 달라도 너무 달라요. 둘째는 공부할 인생이 아닌가 봅니다. 하루빨리 직업의 길을 찾아줘야겠어요. 어설픈 대학 가는 것보다 기술을 쌓는 게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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