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청년부 관련 일을 담당하고 있어서 청년들과 함께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습니다. 꼭 우리 교회에 다니는 청년들 뿐만 아니고 지역의 믿지 않는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참여하여 해외 봉사활동, 새터민돕기, 어른신돌보미,성년의 날 지역행사 등.... 꽤 많은 행사들을 진행하였습니다. 짧은 것은 준비가 일주일정도면 되는것도 있고 해외봉사나 선교 활동등은 5개월 이상 꾸준히 준비하며 연습한 후에 떠나야하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제가 그 행사들을 기획하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교회 목사님이나 전문 봉사자분들이 입안하고 세부실천계획들은 참여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행사가 진행되고 있고, 전 단지 그런 진행이 우리 의도에 벗어나지 않토록 관리하고 통제하는 역할입니다(대부분의 비용을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부담하는 현실적인 이유로)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느껴 왔고 요즘들어 굳어져 가고 있는 생각은 간판과 실력은 대체로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간판 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데에 100%동의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왜 사람들이 간판으로 (어느 학교 출신인가를 보고) 그 사람에 대한 처우를 결정하는지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행사 참여 청년들의 학교를 보면 분포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또 청년들 간의 위화감 방지를 위하여 다니고 있는 학교는 일부러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호칭도 97년생 누구, 96년생 누구라는 식으로 서로 부르지요. 그런데 나중에 좋은 쪽으로 눈에 띄는 청년들을 보면 대부분 sky,카이스트 ,포스텍 등 이더군요. 물론 저 지방대나 전문대 학생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미용봉사를 한다거나 길거리댄스공연의 안무를 짠다거나,.. 이런 것들은 그런 쪽을 전공하거나 관심있는 학생들이 눈에 확 띄지요. 그런데 그런 학생들이 그런 재능을 피울 기회를 주거나 그런 학생들을 그런 자리에 배치하거나 하는 이런 리더의 역할들은 대부분 간판 좋은 아이들이 하더군요. 간혹 그런 리더의 자리에 욕심을 내다가 대형사고(?)를 치는 사람들은 대체로 sky와는 거리가 먼 아이들이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올까? 제가 느낀 것은 그 간판 좋은 아이들은

(1)매 순간을 진지하게 대합니다. 자신이 잘하건 못하건 간에  일 앞에서 진지해 지는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성년의날 대표선서를 굳이 자기가 하겠다던(그동안 리더들이 앞서서 했으니 한 것 없는 자기가 해야겠다는 논리로) 그 여학생 막상 선서 순간에 뭐가 그리 우스웠는지 웃음보가 터져서 선서식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성년의날 선서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알지도 못하냐는 비난을 단체로 감수해야했지요. 당사자는 웃음이 나와 참고 참고 하다가 웃은 것 뿐인데 그게 그리 잘못이냐고 울고 불고 했지만... 그 여학생 다니는 학교 이름 들어 보신분 많지 않으실 겁니다

(2)그들은 대체로 성실합니다. 일의 결과야 나쁘게 나올수도 있지만 그들은 맡은 일은 꾸준히 최선을 다해 임합니다. 공부도 그렇게 했으니 그런 학교에 들어 갈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많은 아이들은 처음은 그들과 별다르지 않습니다. 의욕도 넘치고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아이디어도 색다릅니다. 그런데 난관이 닥치면 포기하거나 숨어버립니다. 약속된 소집이나 연습을 펑크내는 것을 그리 어려워하지도 않고, 팀원과의 갈등 때문에 공연간 외국에서 잠수 타버린 학생을 찾으러 전 멤버가 뛰어 다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뒷골이 뻐근합 니다. 그런 갈등들을 다 뛰어 다니며 해결하고 분위기를 추스르던 청년들도 나중에 보니 다 간판좋은 청년들이더군요.

물론 눈에 띄는 리더중에 간판(?) 섭섭한 친구도 있더군요. 삼수하고 군대 갔다와서 다시 수능준비하는 청년이 있었는데 누구나 칭찬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는 ......  

제가 사장인데 그런 학생 한명 얻기 위해서 간판을 안 보는 블라인드채용을 하라고 한다면 전 안할 것 같습니다. 굳이 그런 위험을 짊어질 이유가 없지요. 제가 사람보는 안목이 탁월한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