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간이 정말 야속하다 싶을 정도로 빨리 가네요.
작년에 집에서만 공부한. 일반고 다니는 평범한 딸 대학 정보 좀 얻을까 돌아다니다 스홀을 알게 되고 열심히 들락 날락 했었어요~
그러다 7월에 친정엄마가 뇌졸증으로 쓰러지셔서 지금까지 생사를 오가고 계시고(저는 용인 맏딸에 결혼 안 한 남동생, 아빠계시고, 엄마는 대전. 매주 2번씩 병문안 다녀오고요.), 남편은 계속 외부 프로젝트로 집을 비워서 혼자 고3 딸과 울고 웃다보니 지금까지 왔네요.
딸은 수학을 워낙 힘들어해서 문과에 수학을 포기한 상태이다보니 수행평가를 아무리 열심히 잘해도 성적은 그냥 중상 정도예요.
수학 때문에 수시로만 도전하자 해서 상향 2개, 소신 2개, 하향 2개를 지원했는데,이번엔 웬일인지 경쟁률이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하향 2개 중에 3년제 전문대학만 합격이고, 1개는 예비 번호 받구요. 소신 2개라고 지원한 곳은 광탈했어요. 그나마 제가 논술을 수업하다보니 상향 2개를 논술로 좀 무리해서 넣었는데. 이제 발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무리해서 넣다보니 기대를 별로 안 하고 있긴 해요. 서운해도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전문대학 가서 다시 시작하자 하고 있네요.
흔한 영어 학원도 문 앞도 가보지 않고, 제가 죽어라고 집에서 같이 책읽고 공부했어요. 제가 평범한 엄마라 그런지 결과가 화려하진 않지만 제겐 첫 아이이고, 태어난지 얼마 안 되서 급성폐렴으로 기관지가 막혀 호흡이 정지되었다가 다시 살아난 아이이기도 했지요. 그때 의사가 퇴원하면서 뇌세포가 다 파괴되서 정상인 생활이 어려울거라 했는데, 4살이 되면서 노래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눈물 나게도 많이 사랑과 행복을 줬어요.
어제 조기 발표한 학교에서 불합격 소식을 듣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시작도 못해본 인생이 다 끝난 것 처럼 너무 울어서 저도 같이 울다 웃다 했네요.
아직도 누워서 계속 오늘이 마지막인 것 처럼 보고 싶다는 친정엄마와 저에게 또 눈물을 주는 딸에게 저도 엄마네요. 오늘이 또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건강하게 당당하게 잘 걸어가 볼게요~^^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