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하고 많은 분들의 글 읽어가며 힘도 얻고 팁도 얻었으면서도 막상 글을 쓸 용기는

없어 눈팅만 하고 지나가기만 하던 회원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기말고사 성적을 알려온 조카는 꼭 자랑하고 싶어 드디어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스터디홀릭에는  정말 우수한 성적의 학생 학부모님이 많아 감히 꺼내놓기 뭣하기도 하고 아직

입시가 완료된 시점도 아니라서 설레발이 될 수도 있겠지만

조카가 과거에 비해 정말 큰 발전을 이뤄 꼭 어딘가에 자랑을 해보고 싶습니다.

조카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학습을 위한 학원이라곤 초2때 다닌 주산학원 외엔 가본 적 없는

(본인말로는 천연기념물이라는) 아이였습니다. 그렇다고 혼자서 공부해서 탁월하게 우수한 성적을

달성한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학원을 보내지 않은 이유는 자꾸만 바닥을 보는 수학을 제외하고는

전과목 성적이 중상 이상으로 대체로 고른 편이어서 언젠가 힘줘서 공부하면 차고 올라올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반 믿음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숙사가 있는 여고로 진학하면서 조카에게 당부한것은 아무리 성적이 안나와도 수학을 포기하지는

말자였고 아이도 어디서 들은 말이 있는지 문과에 진학할 예정이지만 절대 수학을 놓진 않겠다고 하더군요.

수학학원은  중3겨울방학부터 처음으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지금도 2주에 한번씩 올라오는 주말마다 수학 학원은 꾸준히 다닙니다.

그럼에도 작년 1년동안의 수학성적을 보면 53-63-55-54점으로 한숨만 나오지만 수행평가는 항상 만점이거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는데다 본인이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여 중학교때 더 잡아주지

못한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중간고사 55점에서 두둥~ 이번 기말고사 87점이 나왔답니다.

그것도 실수만 아니었으면 90점이 될뻔했다고, 심지어 서술형 문제는 단1점밖에 감점당하지 않았다고

청소시간이라며 거의 하늘에 뛰어오를듯한 목소리로 전화하는 조카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솔직히 조금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여러가지 좋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6살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조부모님과 고모와 더불어 살게 된 아이,

고모의 욕심으로 초등저학년부터 학습지 풀면서 혼나던 아이.

어쩌면 고모인 제가 조금 편하려고 기숙사 학교로 진학시켰던 아이였는데

아무리 수학학원을 꾸준히 다녔다지만 2주에 한번씩 올라오는 주말에나 겨우 다니는 학원이니

본인이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만한 성취를 얻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게다가 영어는 기말고사 직전 주말 전화로 너무 자신없어 하길래, jk2edu께서 자녀분들 공부법중
전교 1등도 암기과목 5~7번은 본다는 말씀을 떠올려 영어 시험범위 부분 교과서를 10번이상 읽고 외워버리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랬더니 그 방법도 주효했는지 1학년때부터 지난 중간고사까지 70점을 오르내리던 성적이 이번 기말고사에서는 91점이 나왔다고 채점하다 소리지를뻔했다며 문자가 왔드라고요..

조카가 다니느 학교는 우수한 아이들이 모인 곳은 아니지만 타율학습형인 조카에게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함께 방을 쓰는 전교1등 선배가 공부하는 법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고 본인의 의지는 좀 약하지만 기숙사생 모두 밤늦게까지 학습실에 머물러 있으면서 마음을 다잡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됐나봅니다.

이 기세로 점점 성적이 상승돼서 내년 입시에서도 좋은 결과 얻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조카가 공부를 힘들어할때마다 비법(?)이라고 알려준 많은 것들은 스터디홀릭의 여러분들께 얻은 것입니다.

많은 정보 나눠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제부터라도 작은것 하나라도 나누는 회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스코리아식 인사가 된것 같지만. 내년 입시성공후 정말 또 감사인사 나눌 수 있으면 더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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