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동에 있는 절을 가기위해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구례˙하동행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아침6시30분 첫차를 타고 고속도로 중간. 휴게소에 다다르자.)

버스기사 : 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하겠습니다. 9시에 출발할테니 시간을 잘 지켜주세요.

5～60대 아주머니 승객 : (자리에서 일어나 화를 내며)그럼 10시까지 구례 못가잖아요!

                     (기사님께 한참을 나무라는 듯 뭐라고 했어요.)

버스기사 : 그러시면 어제 출발하시지 그러셨어요?

               이렇게 비가 오는데, 어떻게 속도를 냅니까?

               위험해서 평소보다 속도를 낮춰야 해요!

               안그러면. 위험해요.

아주머니 승객 : (계속 서서 감정적으로) 무슨 말이예요!

                      10시까지 못가잖아요!

                       왜 15분이나 쉬는거예요?

(원래 다른때도 15분씩 쉬었는데도.) 

아주머니 승객 : (계속 화를 내며 기사님께 항의하자.)

버스기사 : (참는 듯 하며) 승객들이 빨리 오면 빨리 떠나겠습니다. (하고 기사님도 휴게실을 향해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화장실을 가려는 다른 승객 부부중 남자분이 그 아주머니 승객에게 결국 한마디- 운전하는 사람한테 그러지 마세요!)

비는오고, 화장실에 가며 아주머니 승객의 태도가 꼭 자기차에 자기집 남편한테 해대는 것 같은 느낌으로 참 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휴게실을 갔다가 버스에 오르는데 (그 성낸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울분을 토해내듯 노한 얼굴로 나를 무섭게 노려봤어요.) - 글쎄! 내가 제일 늦게 탄 승객이었네요!^^ 그 시간은 기사님이 당초 출발하겠다는 3분 전 인데요. ...

10시30분이 넘어 중간에 구례에 도착한 버스는 일부 승객들을 내려주고. 하동을 향해 출발했는데.

이번에는 버스 뒷쪽에서

20대 여자승객 : (너무나 차분하게) 아저씨! 저 내려야 해요.

                      (조그만 소리로) 렌즈껴야 해요!

버스기사 : (운전석에서 내리겠다는 말만 듣고는. 차를 안전하게 세우며) 그럼. 내려 줄테니 내려요.

버스기사 : (그 승객이 계속 내릴 기미가 안보이자) 자  내리세요!

또 정적이 흐르자.

다른 승객들 : 눈에 렌즈 끼고 내려야 된대요.

버스기사 : (계속 기다린다)

20대 여자승객 : (여전히 앉아서 렌즈를 끼다가 어디갔어! 하며  렌즈를 계속 찾는 시늉을 한다.

한 10여분이 흐르고, 옆 좌석 아저씨가 창문 아래 붙은 렌즈를  알려주자.)

20대 여자승객 : 아! 됐어요.

(내리고 버스 문이 닫히자마자 버스 문을 다시 열라고 하네요)

버스기사 :왜요? (문을 열어주자)

20대 여자승객 : 자기자리에 가서 선반위 작은쌕을 꺼내서 다시 내렸어요.

그래도 버스가 안 떠나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데.

이번에는 버스트렁크에서 제법 큰 짐을 또 꺼내자 버스가 떠날 수 있었어요.

소극장에서 연극 한 편 본 것 같아요^^                  

이 글을 0명이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