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눈팅은 간간히 하고 글은 두달 가까이 올리지 않았네요.

복잡한 일이 있어 한동안 속도 끓이고 시끄러웠거든요.

몇년전 한 총각의 혼처를 여기저기 알아보았어요.

성실하고 성격도 좋고 한데..약점(?)이 두개 있었지요.

고아라는 것과 학력이 국민학교 졸업이라는 것.

그것이 약점이라고까진 할수 없겠으나 결혼상대자를 찾으려 하니 다 꺼려하더군요.

남편이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게 해서 중,고등학교까지 마치게 했어요.

직업은 노가다지만 월수입이 평균 400~600은 되었어요.

그러고 나니 가뭄에 콩나듯이 소개가 들어오더라구요.

같은 교회 다니는 분의 친정어머니가 아는 분의 질녀가 어쩌구 저쩌구 몇몇 다리를 건너 마침 한 아가씨를 소개받게 되었는데 노총각이었기에 아가씨도 나이가 많았지만..

4년제 대학을 나왔다 하더라구요.

전문대 나온 아가씨도 총각의 학력이 맘에 안들어 선자리를 거부하였고 고졸인 아가씨도 검정고시 고졸은 다르다며 퇴짜를 놓았었기에..

우리는 여러차례 확인을 했어요.

일가친척 하나 없는 고아다,  국민학교 졸업하고 중,고등은 검정고시로 마쳤다, 그래도 만나볼거냐..

그쪽에선 사람만 괜찮으면 학력은 전혀 상관없고 일가친척이 없다 하니 우리가 아들하나 들이는 셈 치겠다 하더라구요.

맞선 당사자인 아가씨도 상관없다 하고요.

그 아가씨는 진주에 살고 있었기에 선도 진주에서 봤고 서로 첫인상도 괜찮고 해서 진주와 울산을 오가며 데이트를 몇번 하다가 그 집에서 둘다 나이도 있고 마음이 있으면 빨리 식을 올리자 해서 갑자기 일사천리로 결혼이 진행되었어요.

결혼 후 6개월쯤 지나고 임신을 했는데 그때부터 굉장히 신경질적이고 까탈스러워졌어요. 우리는 임신하면 유난히 예민해지는 사람 있다더라며 달래고 총각도 자기 입장에서 고학력자와 양친 멀쩡히 다 있는 처녀와 결혼한것만도 감지덕지라며 무조건 오냐오냐 숙이고 들어가서 별 문제없이 지나가는 듯 했지요.

출산하고 나서는 신경질이 더 심해졌는데 조울증 환자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기분이 왔다갔다 하고 기분이 저조해지면 아기도 집에 팽개쳐두고 혼자 막 돌아다니면서 자기 기분이 풀려야 들어가고 하는 일이 점점 빈번해졌어요.

어쩌다 일이 빨리 끝나 집에 들어가면 부인은 없고 아기혼자 목이 쉬도록 울고 있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게 되자 총각도 화가 나서 몇마디 했더니 집안물건을 부수고 집어던지고 난동을 치고는 또 집을 나가곤 했다네요.

한참 뒤에 알고 보니 결혼전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어 약을 먹지 않으면 밤에 잠도 못잘정도로 고생을 하였다 합니다.

우리가 늘 의문이었던(총각은 태생과 학력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왜 그 나이 먹도록 결혼을 하지않고 있었나) 점이 해결(?)된 것이죠.

하루라도 우울증약을 먹지 않으면 미쳐버리는데 결혼하고 임신가능성 때문에 몇달 약을 끊으니 약으로 누르고 있던 증세가 올라왔고...출산후에라도 바로 약을 처방받아 먹었으면 되었을텐데 모유먹인다고 또 약을 계속 안먹고..

그러다 또 둘째가 생겨~ 둘째 출산후 어느 날 훼까닥 돌아서 둘째는 아기띠로 업고 첫째는 손잡고 같이 죽자며 찻길 한복판에 들어가서 생난리가 일어나 남편과 그쪽 남편이 같이 경찰서로 찾아간적도 있어요.

우여곡절 끝에 다시 약을 먹게 되었고 약빨로 안정을 찾아가기에 이젠 되었나보다 했어요.

그랬는데 뜬금없이 그 처가쪽에서 딸이 사기결혼 당했다며 고소하네 마네 떠들고 우리를 사기결혼 주선자로 몰아갔어요.

진짜 코가 막히고 기가 막힌 상황.-_-

적반하장인 경우 많이 당해봤지만..참...

그래서 우리는 총각의 상황을 다 알리고 그쪽에서도 인정하고 만났지만 당신들은 딸이 우울증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라는 걸 함구했으니 오히려 총각 측이 사기결혼 당한셈이라며 맞불을 폈어요.

이런 사정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지인들의 인맥으로 변호사, 의사 등등의 소견서랑 기타 증명자료들을 수집해서 고소장 접수전 마지막으로 들이밀었더니 그쪽에서 먼저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 쪽 어른들의 이중적인 면과 숨기고 있었던 음흉함에 정말 몸서리가 쳐졌어요. 

총각이 혈혈단신이니 자기들 마음대로 이용해먹으려다가 뜻대로 안되니 가면을 다 벗어던지고 본성을 드러내는데 정말 무섭기까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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