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명절 잘들 보내셨나요?

시댁과 친정을 돌고~ 집에 도착해서야 제대로 쉰다는 느낌이에요.

이번 명절은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어요.

남편이 작년 12월부터 계속 놀다시피 한데다가 10월에 공사한 대금을 여태 받지 못했어요.

1월 월세를 못내서 2월 명절직전에 겨우 입금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부모님과 친척 누구를 막론하고 명절인사는 올스톱이 되었는데

남편이 우울해하기에 시댁어른들만 선물을 준비했었어요.

모브랜드 화장품 포인트가 좀 쌓여 있어서 포인트로 셋트 두개를 사서 드렸답니다.

명절 아침 온 가족이 모여 세배를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어머님이

큰 아(남편)는 매번 돈으로 주더니만 이번엔 화장품이라며 벌이가 시원찮은거냐며 하셔서

울컥했었답니다.

그런건 눈치를 채셨더라도 모른척 해주시면 참 고마울텐데...

그리고 굳이 언급을 하셔야겠다면 따로 말씀하셨으면 더 감사했을텐데..

작은 아버님네 가족과 시동생네 가족들 모두 보는 앞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수치심과 모멸감이

느껴졌어요.

그냥 어른이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씀이다 생각하면 끝인데

그동안 당해온게 있다보니..  곱게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기분 잡치고 만사 귀찮다, 친정엔 안가련다 했더니 남편이 저를 설득했어요.

앞으로 장모님 뵐 날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데 다녀오자고(친정엄마가 85세에요)

듣기좋은 노래도 한두번이라는데 친정식구들이 걱정해주는 소리도 그냥 듣기 싫더라구요.

요것이 자격지심인가봅니다.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곡해를.....;;

부산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옆차선을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우리앞으로 끼어들면서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까딱하면 사고 날뻔 했네요.

무슨 운전을 그리 무식하게 하는지..-_-

친정엔 4시간쯤 앉아있다가 돌아왔어요.

엄마와 언니가 서운해 했지만 정신적 피로감이...

언니의 시동생의 딸이 중3인데 강북의 중학교 다니는데 계속 전교1등을 놓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외고에 떨어졌대요.

2차면접까진 붙었는데 마지막 면접에서 30명 안에 들지못해 탈락했다고..

강북과 강남의 차이, 서울과 지방의 차이 등등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또 엄마의 스카이 타령, 하버드 타령 등등을 듣고 있으니 그냥 빨리 쉬고싶다는 생각만 들었네요.

집에 와서 심신의 휴식을 가지고 나니

양쪽 부모님한테 소홀히 한게 죄송하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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