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고등학생 된지 어언~~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중딩에서 고딩으로 진화(?)했으니 행동거지와 사고방식도 같이 진화하리라~ 내심 기대했건만

뭐..교복색깔만 바뀌고 알맹이는 여전하네요.

까불랑까불랑 다니다가 오며가며 여기저기 부딪혀서 자잘한 상처를 달고 사는것도 그대로이고,

새로운 드립소재 찾으려고 눈을 반짝이는것도 그대로이고,

아직 1학년이라 선생님들이 봐주시는걸까요?

수업이 모두 재미있고 선생님들이 모두 좋다 그래서 내심 안도했답니다.

엉뚱한 방면에 집중하는것도 여전하고...

1학년 교실은 5층에 있고 매점은 1층 저~ 끝에 있어 거리가 만만찮아 쉬는시간엔 엄두도 못내고

점심시간에만 다녀올수 있다더니 어느새 매점의 내부구조와 진열식품들을 꿰고 있더라구요.-_-

매점 인기품목 1위가 "오늘의 빵" 이라 불리는 천원에 판매하는 그날그날 다르다는 빵인데

먹어보니 괜찮더라며 침이 마르게 자랑하고, 탄산음료는 하나도 없고 쥬스종류만 있다는둥 아주 그냥

매점알바를 해도 되겠더라는...;;;;

중학교때도 그러더니 고등학교 와서도 담임쌤을 비롯한 각 교과 선생님들 캐리커쳐를 그려 책갈피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고 때로는 선생님당사자에게 개인주문까지 받아오는 놈이네요.

아 이눔스키 또 곁길로 빠진다...한숨이 나오지만 내버려둡니다.

입학한 그 주에 바로 팀별과제를 받아서 주말꼬박 컴퓨터에 매달려 과제를 하더니 기한이 3월 28일까지인데 첫주에 다 끝내버렸답니다.

아들은  주제에 따른 자료를 검색, 정리해서 다른 팀원에게 전송하고 그 팀원이 깔끔하게 자료를 꾸미고

다른 팀원이 브리핑을 하는 구조(?)라네요.

아들네 팀은 일찌감치 과제를 끝내고 여유를 부리는 반면 다른 팀들은 기한이 다 차가는데도 시작도 안한 팀도 있는 등...난항을 겪고 있는데, 아들이 쩔쩔매는 다른 친구 팀과제를 집에서 알아보고 요약본을 전송해줬더니 그 친구가 고마워하며 여기저기 소문을 내는 바람에 너도 나도 아들에게 SOS 요청~

결국은 두어팀을 빼고 다른 팀 전체 과제를 아들이 해버린 이상한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좀 마음에 들지 않고 아들이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다른 애들은 노력도 하지 않고 과제를 쉽게 한다는 (물론 쌩으로 얻은건 아니지만) 생각도 있었고요.

정작 아들은 다른 과제를 도와주다 보니 그 덕분에 폭넓게 공부했다며 뿌듯해하더라구요.

크흠...하지만 다음부턴 지나친 오지랖은 자제하자는 걸로~ 합의를 봤습니다.

내가 너무 속물인가 하는 생각에 괴롭기도 했네요.

그런가 하면 또 초딩같은 구석도 있어요.

허니버터칩을 얻게 되어 아들, 딸에게 하나씩 줬는데 아들이 내용물은 홀랑 까먹고 빈봉지를 월요일

학교갈때 챙기더라구요.

왜 가져가? 했더니 씨익~

저녁에 와서 그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교실쓰레기통 제일 위에 허니버터칩 글자가 아주 잘 보이게 좍좍 펴서 살포시 얹어두었다고.

오가며 쓰레기통을 본 친구들이 "아악!! 누가 허니버터칩 혼자 쳐먹었어?"  "에이씨 의리없게!! 이거 먹고 버린새키 누구야?" 난리를 쳤답니다.

자기가 예상했던 반응이 그대로 나왔다며 아주아주 흡족해하며 씨익~ 웃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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兒淚是娥,길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