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의 하루는 일찍 시작됩니다. 새벽 4시쯤 어렴풋이 불경외는 소리를 듣다가 까무룩 잠들고 다시 5시 30분에 기상합니다. 몸은 좀 쑤시지만 공기가 너무너무 좋아서인지 기분은 너무 상쾌합니다.

6시부터 주는 아침 공양을 먹기위해 아이들을 깨워 식당으로 내려가니 절이라 고기반찬은 없고 깍두기, 김치, 고사리나물, 가지나물, 콩자반, 콩밥, 미역국... 우태가 아주아주 좋아하지 않는 식단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발우공양이라 하나요? 군대식으로 이야기 하면 잔반 제로!!!　우태와 명균이에게 이야기해주니 남기지도 못하고 마지못해 다 먹습니다. ㅋㅋㅋ 콩자반은 숟가락에 다 담아서 한방에 원샷 ㅋㅋ 고소합니다. ^^

아이들 귀엽다고 보살님이 바나나 5개를 챙겨주셔서 숙소에 잘 모셔놓고 그곳에서 준 승복을 입고 7시에 불일폭포로 오릅니다 보살님은 2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고 말씀 하셔서...

가는길을 쌍계사 대웅전 앞을 지나가야 하는데 관광객 하나없이 고즈넉한 사찰의 모습은 또다른 감동(?)을 갖게 되었습니다.

휘적휘적 산을 올라가는데 계단으로 길이 잘 다져져 있어서 힘들지는 않았지만 체력이 워낙 저질이다 보니...

땀은 비오듯 흐르고 다왔나 싶으면... 반도 못왔고... ㅜㅜ 2/3 지점에 있는 휴게소의 약수물은 정말정말 달고 맛있었습니다. 마지막 급경사(제가 느끼기에는...)를 오르니 저 멀리서 쏴아아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를 찾아 따라가다 보니 오오~~ 60여m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올라왔던 고통은...

어느덧 사라지고 시원한 물줄기와 소리를 들으니 너무너무 보람되었습니다. 이리저리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으음 복장이 승복이어서 좀... ㅋㅋ

여튼 산중턱 어디에서 물이 그렇게 흘러 내려와서 장관의 폭포를 만들어 내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입니다.

정말 우리나라에도 좋고 멋있는곳이 많은것 같습니다.

하산과정도 역시 체력이 저질이라 속도는 붙지만 다리는 후들거리더군요 ㅜㅜ

하지만 우태는 체력 짱입니다. 홍길동처럼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뛰어 다니더군요...

왕복에 정확히 3시간 걸렸습니다. ㅜ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대웅전으로 향합니다. 우태와 계획 했듯이 저와 우태는 108배에 도전 합니다.

마침 대웅전에서는 스님들이 염불을 외워 주시고(자세히 들으니 수능 대박, 만점... 이런 기도가 대부분이더군요^^ 수능이 다가오기는 다가온것 같습니다.) 방석을 놓고 108배를 시작합니다. 더 이상 나올땀도 없을것 같은데 땀은 줄줄줄... 부처님의 지그시 내려보는 눈이 아련히 보입니다.^^;

무사히(?) 108배를 마치고 대웅전 계단을 간신히 내려와 바로 점심공양하고 나오는데 보살님 한분이 화개까지 태워주신다고 하셔서(아싸!!) 방에가서 정리하고, 땀에 흠뻑 젖은 승복 4벌 다 빨아서 널어 놓고

12시에 쌍계사를 떠납니다.

차편을 보니 화계에서 하동으로 하동에서 남해로 가야 하는데 하동에 도착하니 남해가는 버스가 5시에 있어서 다시 진교로 버스를 타고가 그곳에서 남해로 간후에 1시간여 기다려서 지족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내일 아이들 갯벌체험을 시켜주려고 알아보니 지족이란곳에 체험장이 있더군요^^ 그리고 멸치 쌈밥도 ^^

오후내내 버스를 타고 와서 멸치쌈밥을 맛있게 먹고 항구주변을 걷다 바닷가 바로옆 민박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내일 갯벌체험이 오후 3시라 오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큰맘먹고 바다로 배타고 나가 낚시를 하는체험도 신청했습니다. 으음 내일 아침에 배타고 나가 고기를 잡아 바로 회를 쳐서 소주하잔... 캬!!!

이틀간 밀린 빨래해서 널고 저녁에 고기를 구워먹으려 했으나 또 너무 피곤해서 전부 기절해 있고 저만

2층 테라스에 나와 바다를 보며 체험기를 쓰고 있네요 ^^

아마도 내일 하루더 여기서 자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모레는 남해 독일마을에 다녀온후 버스나 택시로 이동해서 8KM 정도 삼천포대교를 건너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 걷기좋은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네요 ^^

다음주에 우태가 태릉으로 빙상연습을 가야 할 것 같아서 빨리 춘천으로 돌아갈 수 도 있지만 최대한 즐기다가 돌아가려 합니다. ^^

달이 참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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