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방학이 끝자락이네요.
오전에 무슨 토론대회에 나갔다가 집에 왔다고 문자가 왔더군요.
집에 와서 고생했다고 한마디 할려고 녀석의 방에 가보니 깨알같은 영문을 프린트해두고 다운로드한 음원을 들으면서 번역하고 있더군요.
한두 번 들어본 듯한 목소리인 거 같아서 누구 아니냐고 하니 맞답니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인 말콤엑스의 연설문이었습니다.
뜬금없이 왜 말콤엑스 연설문이냐고 물어볼려다가 말았습니다.
오늘 하루 심신이 무척 피곤한데 좀 쉬는거라고 하는데 뭐라 할 수가 없더군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아이.
특별한 이상징후 같은 건 없는 아이지만 가끔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네요.

지금 우퍼에 녹음된 말콤엑스의 연설이 온 집을 날아다니고 있습니다.-_-;

그래.. 말콤엑스가 네 심신을 편하게 한다면 번역을 하든 삶아 먹든 구워 먹든 맘대로 해라.
요렇게 저 나름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왜 말콤엑스일까..
한참 지나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