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한 마음에 스홀 여러분께 자문이라도 구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전 여지껏 그럭저럭 아이를 위해서 제 가능한 일은 노력하면서
아이랑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도 공부는 거짓말 안 한다, 이것만큼 솔직한 것은 없다,
공부만 열심히해도 대통령도 될수있지 않느냐...같은 아야기를 했던것 같아요.
그리고 필요이상으로 학교일에 적극적인 학부모들에게
별로 긍정적인 생각도 들지 않았고......한 마디로 애만 똑똑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생각으로 일년에 네 번 정도 학교를 가서 담임선생님을 뵙는 정도 였어요.

엊그제 울 아이와 한 반인 아이의 엄마, 저와도 아주 친한 엄마가 집에 왔어요.
학교 운영위원으로 같이 뛰자면서....
그 엄마는 아주 열심히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 엄마인데 작년 한해 이일 저일 하면서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거에요.
고학년이 되면 대회도 많고 대부분이 선생님들 추천으로 이루어지는데
기왕이면 선생님도 잘 아는 아이를 추천하게 된다면서
엄마가 학교일에 조금 나서주면 아이도 그 덕을 볼 수 있다는 요지의 이야기였어요.
물론 아이도 어느정도 해준다면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울 아이는 이것 저것 누구보다 우수한데 다들 잘 모르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저도 일로 바쁘고 울 아이도 좀 내성적인 면이 있어서 자랑하고 다니는 아이도
아니고 해서 여러 성과를 내어도 심지어 선생님들도 울 아이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있다고 하면서 좀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친구가 돌아가고..
그간 내가 너무 그런 걸 무시했었나....내가 좀 더 학교일에 참여하는게
정말 아이를 위한 길일까....제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도 그럴 필요가 있는걸까....
참 착잡했어요.
그날 밤 같이 운동하시는 분(아이 셋을 서울대와 예일대 보낸 어머님)이
제가 잠깐 그 얘길 했더니 비슷한 이야길 하시더군요.
자기때도 그랬다면서.....

결국 운영위원으로 결정이 되었다더군요.
아는 엄마가 운영위원장이 되어서 전화가 왔어요.
일년간 잘해보자면서요.
그러나 어딘가 석연치는 않습니다.
기분도 썩 좋지않고.....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은듯...
여지껏 지켜온 저의 소신이나 자존심이 구겨진 느낌이랄까요.
앞으로 긴 아이의 학창시절에 제가 부담이나 주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무엇이 진정 아이를 위하는 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