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클날뻔 했어요. 다리가 살짝 불편한 거 같은 할아버지가 작년부터 계속 학교 주변을 어슬렁거리길래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어요. 여중이고 요즘 워낙 이런 저런 흉흉한 뉴스 때문에 불안해서요. 근데 그 할아버지가 오늘도 학교 주변을 배회하길래 학교에 이야기해야겠다 싶어 학교 홈피에 교무실 번호 확인하려고 봤더니 놀라운 반전이....그 할아버지가 교장 선생님이셨네요. 학교 홈피에 있는 교장 선생님 사진 보고 기절하는줄 알았어요. 작년에 새로 오셨다는데 교장 선생님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저는 전혀 몰랐어요. 신고 했으면 진짜 망신당할뻔 했어요. 한편으로는 요즘 애들은 교장 선생님한테 인사를 왜 안할까 싶어 놀랐어요. 저희 때는 교장 선생님이 교장실 밖에 잘 나와 있지도 않았지만 어쩌다 만나면 90도로 인사 했었던 같은데 요즘 애들은 교장 선생님을 학교 앞에서 만나도 그냥 지나가더라고요. 학교 근처 배회하는 이상한 동네 할아버진줄 알았는데 교장선생님이라니... 우리 딸이라도 낼부터 인사 꼬박 꼬박 잘 하라고 시켜야겠어요.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 학교 주변을 계속 다니시던데 참 좋은 교장 선생님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