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부] 영어유치부 및 학원 제대로 알고 선택하기 #21

 

Episode 1

 

간혹 상담을 신청하시는 건지 결투(?)를 신청하시는 건지 아무 말씀안 하거나 딱 잡아떼고 아이의 영어실력에 대해 얼마나 잘 파악하는지 지켜 보겠어~~~ 스타일인 분들이계세요. 대체적으로 좀 한다는 유명 어학원 출신들인데, 잘한다고평가를 하면 당연하지!! 고 뭐가 뭐가 부족하다고 말씀을 드리면 조그만 동네학원에서 어딜 감히?? 하시며 일단 전투(?) 모드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데 아이를 잘 배우게 하는 게 우선인지 엄마 자존심이 우선인지 혼란스러운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 너희들이 얼마나 가르치는지 한번 보겠다며(?) 등록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경우 길어야 석 달? 그 이후부터는 서로 웃습니다. 사실 아이랑 처음 딱 한마디 ‘Hi, How are you?” 하고 답변 들어보면 레벨은 대략 나오고 꼼꼼하게 Reading, Writing 을 체크한다 해도95%는 처음 예상한레벨에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Episode 2

 

해외에서 학부를 마친 사람들 중 세계랭킹 40위권 캐나다 서쪽에 있는 모 대학 나오신 쌤이 가장 쳐지는(?) 입장이라 본인들 자존심과 자부심에 더 악착같이 자기들이 맡은 아이들을 가르칩니다만, 아직까지 학원에서 유일한 한국 국적에 한국서 학교를 졸업한 유치부 1년차 전담 토종 한국인 쌤 아성에 근접한 원어민(교포+외국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 한번 아이비리그 출신 교포 쌤이 7세 3년차 반을 맡으면서 도전장을 과감하게 냈었습니다. 1년차 아이들은 처음에야 알파벳부터 시작하고 100% 영어로만 하는 수업에 적응 하느라 상대가 안되지만 한 학기가 지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했고 3년차반은 이에 질세라 단순한 토픽에도 브레인 스토밍만 최소 100개는 칠판에 빼곡히 쓰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ㅡ,.ㅡ;;

 

아이들 혹은 엄마들 경쟁 유발시켜서 실력 쌓게 하는 것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겠죠. 어쨌거나 실력은 쌓이니까요. 다만 이렇게 하다 뒤쳐지면 아이들이 영어에 질려 버릴 수 있고 학원에서 방치가 되는 아이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끼리의 선의의 경쟁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를 쉽게 포기하려고 하지 않거든요. 지금 2학년이 된 그 아이들은 A>B=C 세반에 골고루 섞여 있습니다. 세 반 아이들 중 3분의 2는모 어학원 MG* 반 가도 최소 중상위권 수준은 나옵니다. 더 잘하는 고학년 아이들도 많지만 요 녀석들은 어디다 내놔도 참 뿌듯하네요.

 

 

Episode 3

 

외국 물 좀 먹은 아이들이나 일정 레벨이 되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오게 되면 Writing을 시켜 보는데 토픽은 아주 간단합니다. 몇 가지 중 가장 만만한(?) 토픽이 “가족에 대해 얘기해봐라 그러나 ‘I’ 는 쓰지 말 것!” 인데 대다수의 아이들은 멘붕 와서 한동안 멍하니 문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ㅠ.ㅠ 좀 머리가 빠르게 굴러가는 아이들의 경우 ‘My’, ‘We’, ‘Our’ 를 사용해서 써내려 가는데 그나마 줄줄 써내려 가는걸 보면 다행이다 싶고, ‘There’ 로 풀어나가는 초등학생 아이는 캐나다에서 꽤나 좋은 사립학교2년 다니다 온 딱 한 명 있었네요.

 

몇 년 전 얘기입니다만 8살 무렵 토픽을 하나 주면 코 파면서 ㅡ,.ㅡ;; 10분 동안에 A4 용지 빽빽이 기가 막힌 내용의 에세이를 써대던 박모 어린이 수준의 Writing과 그렇게 쓸 수 있는 배경지식을 갖춘 아이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책 읽기를 워낙 좋아하고 엄마가 탄탄하게 받쳐줄 수 있는 영어능력을갖춘 드문 케이스이긴 합니다.) 1% 카페에 가끔 아이들이 썼다고 올린 글들을 보면 남들 이목이 있어서인지 순수하게 100% 아이의 힘으로 쓴 글을 보기도 참 힘듭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쓰는 단어나 표현은 엄연히 다르고 한국에서 교육받은 분들이 쓰는 단어나 표현은 또 다르기 때문에 원어민 쌤이나 부모님이 하나도 안 도와줬다 조금 도와줬다 하는 글들을 봐도 얼마나 어떻게 도와줬는지 읽어 보면 바로 견적(?) 나와요.

 

Writing 은 어느 일정 수준이상 올라가면 스펠링 틀리고 시제 틀리는 것에 대해 목 메고 있지 않아도 된다 생각합니다. 이건 점차 고쳐지고 나아지니까요. 글의 Quality 가 가장 중요한데 전개해가는 스타일과 그 안의 내용이 얼마나 알찬가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고 써 내려가는 상위권 아이들은 많지만 제대로 글을 잘 쓰는 아이들은 드뭅니다. 틀린 체크 적게 받았다 혹은 없다고 해서 만족을 하시지 말고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시고 배경지식을 쌓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다만 문법이나 스펠링 틀린 것들을 꼼꼼하게 체크해주는 원어민 강사도 많이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바라기는 힘들고, 아이가 쓴 글 읽어보시면 해석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실 테니 부모님이 한국어로 잘 가르쳐주세요.

 

 

Episode 4

 

지금까지 적지 않은 수의 원어민 선생님들을 겪고 보니 영문학 전공, 교육학전공, 교사 자격증 이런 건 아이들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라고는 할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유치부의 경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개판 오분 전으로 가르쳐도 계약기간인 1년은 그냥 가게 되는데 이런 경우 초등 입학할 때 다른 곳 가서 레벨테스트 받아보면 그때 들통이 나지만 선생님이 바뀌는 부분에 대해 엄마들이 굉장히 민감한 게 유치부고 일단 해고를 하게 되면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는데 적지 않은 쌩돈이 깨져서 운영진에서 알아도 굳이 일(?)을 벌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국 손해는 아이들이 보게 되는 건데, 유명한 영유라 해도 담임이 도저히 아니다 싶으면 시정을 계속 요구해 보시고 별 변화가 없다 싶으면 바로 다른 곳 찾아보시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 겁니다.

 

한가지 확실하게 느꼈던 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도 할 줄 아는 원어민(외국인 + 교포)과 영어만 할 줄 아는 원어민과의 차이입니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원어민의 경우 아이들이 힘들어 하거나 이해를 못할 때 왜 이걸 이해 못하지? 하며 같이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러다 방법을 찾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아이들 멍~~~ 때리고 있는데도 혼자 계속 같은 방식 고수하면서 시간 때우기 수업으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면 2개 국어 이상을 하는 원어민들은 이미 본인들이 다른 외국어를 배우며 겪어봤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바로 다른 방식들로 접근 해서 아이들을 더 빠르게 이해시키는 편입니다. 물론 열정 갖고 제대로 가르치려고 하는 소수의 원어민 강사들만 해당되는 이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