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 분석

-만점자 1%엔 근접했지만, 탐구 영역 1등급 비율 벗어나 난이도 조정 실패-

 

유성룡(입시분석가 / 1318대학진학연구소장 / 『대학 합격의 비밀』 저자 / www.1318class.com)

 

2013학년도 수능시험의 채점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2013학년도 수능시험은 그 동안 교육당국이 발표했던 것과 그리고 지난 11월 8일 수능시험 직후 예상되었던 것처럼 2012학년도 수능시험보다 언어 영역은 쉽게, 외국어 영역은 어렵게 출제되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만점자가 1%가 되도록 출제하겠다던 약속은 수리 영역 ‘나’형에서만 지켜지고, 나머지 영역은 지켜지지 못했다. 더욱이 탐구 영역의 등급 구분 비율이 해당 범위를 벗어나 난이도 조정에도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보면, 언어 영역이 2.36%, 수리 영역 ‘가’형이 0.76%, ‘나’형이 0.98%, 외국어 영역이 0.66%로 수리 영역 ‘나’형만 2012학년도에 이어 만점자 1%에 가까웠다. 한편, 수리 영역 ‘가’형과 외국어 영역은 2012학년도에 만점자가 0.31%와 2.67%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만점자 1%에 좀더 근접한 결과를 보였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국사(0.92%)와 세계사(0.91%), 세계지리(0.83%)가 1%에 근접했고, 나머지 과목은 넘치거나 부족했다. 특히 윤리는 만점자가 3.15%로 크게 벗어났고, 경제지리는 0.15%로 많이 부족했다. 과학탐구 영역도 물리Ⅱ(1.12%)와 지구과학Ⅱ(1.01%)만 1%에 가까웠고, 나머지 과목은 사회탐구 영역처럼 넘치거나 부족했다. 특히 지구과학Ⅰ은 만점자가 7.96%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화학Ⅰ(1.50%)과 화학Ⅱ(1.72%)도 만점자 1%를 넘겼다. 반면, 생물Ⅱ는 만점자가 0.08%로 만점자 1%에 크게 못 미치지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2012학년도에 윤리(1.91%), 한국지리(6.38%), 세계지리(2.79%), 경제지리(1.99%), 국사(3.63%), 세계사(4.51%), 정치(2.20%), 경제(1.96%), 사회문화(2.33%), 물리Ⅱ(1.88%), 화학Ⅰ(1.52%), 지구과학Ⅰ(2.75%), 지구과학Ⅱ(5.68%) 등이 만점자 1%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만점자 1%를 맞추려고 출제에 신경 쓴 부분이 엿보인다.

 

한편,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만점자 비율은 아랍어Ⅰ가 2.6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중국어Ⅰ(2.55%), 스페인어Ⅰ(0.99%), 일본어Ⅰ(0.87%), 한문(0.66%), 프랑스어Ⅰ(0.37%), 독일어Ⅰ(0.13%), 러시아어아Ⅰ(0.05%)이었다.

 

다음으로 영역별 1등급 구분 비율을 보면,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경우 2012학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된 외국어 영역만 1등급 구분 비율(4%)에 가까웠고, 언어와 수리 영역은 4%대 후반으로 1등급 비율이 높았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세계지리(6.54%), 세계사(5.39%), 법과사회(5.65%), 정치(6.22%)만 5%대를 넘어섰고, 나머지 과목들은 1등급 비율이 4%대이었다. 반면,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물리Ⅱ(4.37%), 생물Ⅰ(4.10%), 생물Ⅱ(4.77%)만 1등급 비율이 4%대이고 나머지 과목들은 5%대를 넘어섰다. 물리Ⅰ 7.29%, 지구과학Ⅱ 6.96%, 화학Ⅰ 5.63%, 화학Ⅱ 5.59%로 매우 높았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이러한 1등급 구분 비율로만 보면 이번 2013학년도 수능시험 역시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수능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영역/과목별 만점자와 1등급 구분 비율이 위와 같이 나타남에 따라 2013학년도 정시 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 경쟁과 미세한 점수차로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위권에서 더욱 치열할 것이며, 탐구 영역 선택에 따른 유·불리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에서의 지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만점자가 392명으로 2012학년도에 171명이었던 것보다 크게 늘어나는 등 최상위권에서의 동점자가 예년보다 많이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서울대를 포함한 상위권 대학들이 탐구 영역의 성적을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표준점수로 반영하고 있는데, 과목에 따른 백분위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히 자연계열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탐구 영역은 윤리만 최고점이 98점이고 나머지 과목은 100점이었지만, 과학탐구 영역은 물리Ⅰ·생물Ⅰ·생물Ⅱ만 100점이고, 나머지 과목은 99점이었다(단, 지구과학Ⅰ은 96점).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에도 사회탐구 영역의 최고점은 77점(경제)에서 69점(세계지리)으로 8점의 점수차가 나고, 과학탐구 영역은 77점(생물Ⅱ)에서 65점(지구과학Ⅰ)으로 무려 12점의 점수차가 난다.

 

이에 수험생들은 자신의 영역/과목별 취득 점수와 희망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따른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점수가 잘 나온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대학이 어디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한편, 계열별로 변별력이 높을 영역으로는 상위권 인문계열에서는 외국어 > 수리 ‘나’형 > 언어 > 사회탐구 영역이 되고, 자연계열에서는 외국어 > 수리 ‘가’형 > 과학탐구 > 언어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중위권 인문계열에서는 외국어 > 수리 > 언어 > 탐구 영역이 되고, 자연계열에서는 수리 ‘가’형 > 과학탐구 > 외국어 > 언어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표준점수 반영 대학 기준이나 특정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을 경우 해당 영역의 변별력이 높음).

 

《2013학년도 수능시험 결과로 본 지원 가능 백분위 환산 평균》

대 학	모집단위 구분	지원 가능 백분위 환산 평균
		인문계	자연계
서울대	상위권	99.3 이상	99.2 이상
	중위권	98.5 ～ 99.2	98.6 ～ 99.1
	하위권	98 ～ 98.5	98 ～ 98.5
연·고대	상위권	99.2 이상	99 이상
	중위권	97.5 ～ 99	97.3 ～ 98
	하위권	96 ～ 97.5	95 ～ 97.2
서울 소재 대학	상위권	97 이상	96 이상
	중위권	92 ～ 96	91 ～ 95
	하위권	85 ～ 91	83 ～ 89
지방 국립 대학	상위권	93 이상	90 이상
	중위권	83 ～ 92	81 ～ 89
수도권 대학	상위권	92 이상	88 이상
	중·하위권	70 ～ 90	67 ～ 87

주1) 수능시험 4개 영역(인문계 - 언어·수리(‘나’형)·외국어·사회탐구(2과목) 영역, 자연계 - 언어·수리(‘가’형)·외국어·과학탐구(2과목) 영역을 기준으로 했음(단, 탐구 영역은 2과목 평균 백분위를 적용했음).

주2) 지원 가능 백분위 환산 평균은 ‘수험생의 영역별 백분위에다 × 희망 대학의 수능시험 영역별 반영 비율’로 산출한 것으로, 예를 들어 A대학의 수능시험 영역별 반영 비율이 언어 30% + 수리 30% + 외국어 30% + 탐구 10%이고 수험생의 영역별 백분위가 언어 95, 수리 94, 외국어 93, 사회탐구 92라면, (0.3 × 95) + (0.3 × 94) + (0.3 × 93) + (0.1 × 92)로 계산하여 93.8이 백분위 환산 평균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