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고민거리가 하나 생긴다. 바로 우리 아이 선행학습이다. 혼자서 시키려니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고, 무작정 학원에 보내자니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할지 고민이다. 남들은 1년치 공부를 미리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데 우리 아이는 시켜도 결과는 항상 거기서 거기다. 왜 그럴까?

 

언제부턴가 학부모와 학생들이 맹신하는 공부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선행학습이다. 미리 배워서 실제 배울 때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상위권 아이들만 했지만 요새는 너나할 것 없이 다들 선행학습이다. 하지만 미리 배우면서 배운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이 된다. 그러나 해라 마라를 말해줘도 소용이 없으니 일단 모두 다 한다고 전제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선행학습을 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자.

 

1. 분량

상위권 학생들은 6개월 분량이면 충분하다. 즉, 다음 학기 분량 정도라는 말이다. 단, 최상위권의 경우라면 1년치까지도 무방하다. 그러나 중위권부터는 2~3개월 분량이면 족하다. 그 이상은 욕심일 뿐 효과는 없다. 오히려 학교에서 진도나갈 때 방심해서 공부에 방해만 될 뿐이다.

 

2. 난이도

처음부터 너무 난이도 있게 선행학습하면 오히려 학습 내용에 대한 불안함만 가중되므로 가능하면 교과서 수준의 쉬운 내용부터 차츰 난이도를 높여 가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여러 번을 반복해서 공부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범위를 정해서 여러 번 반복하는 형태의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3. 과목

주로 수학을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속도나 난이도가 점차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미리 공부해두면 학기중에 자동적으로 복습이 되는 효과를 누려서 공부하기에 수월하다. 그 다음은 영어와 국어를 우선순위로 배치한다. 기타의 과목까지 확장하면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현상에 빠지기 쉬우므로 과목은 너무 확장하지 말아야 한다.

 

4. 주의점

선행학습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공부한 내용을 그날그날 백지에 대고 써봐야 한다. 책을 보면 알 것 같은 내용도 막상 백지에 대고 설명하듯 써보면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이렇게 공부해서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공부했는데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 현상에 빠진다. 따라서 수동적으로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기만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끄집어 내는 훈련을 병행해야만 선행학습의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된다.

 

선행학습은 미리 공부해서 자신감을 확보하는 것이 주목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너무 많이 해두면 결국에는 까먹는다. 진짜 공부는 학기 중에 수업과 함께 해야 한다. 예습 복습 철저히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다는 식상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상위권으로 가는 진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행학습이 예습에 해당한다면 바로 학교 수업시간에 열심히 배우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복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