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3일에 교육부 장관이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을 발표하자 혼란에 빠지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이유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배우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내신불이익 등 각종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입실적이 좋다라는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지요.

그런데 특목고들의 ‘진짜’ 대입실적은 어느 정도일까요? 사교육업체나 언론사에서 공격적으로 홍보하는 것처럼 정말 못 가도 연고대 일까요? 캉쌤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정보를 기반으로 2012학년도 서울지역 외고들의 대입진학률을 분석해보았으니 함께 감상해보시죠.

< 2012학년도 서울지역 외고 졸업생들의 진로현황 >

※ 학교별/연도별 졸업생 진로 현황은 대입실적 코너(클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특목고 유형인 외고 중에서도 전국 단위 최상위권 외고들인 서울지역 외고들의 대입실적을 실제로 한 번만이라도 확인해본다면 못 가도 연고대 라는 이야기가 얼마나 허황된 거짓말인지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못 가도 연고대는 커녕 서울지역 외고 졸업생 10명 중 4명이 재수를 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 중에서도 남학생들의 재수비율은 더 높아서 남학생을 선발하는 서울지역 5개 외고 중 4개 외고 남학생들의 절반은 재수를 하고요. (반수생까지 더 하면 수치는 더 올라갑니다.)

그 동안 사교육업체나 언론사들을 통해서 들어오셨던 내용들과 너무 다르죠? 심지어 특목고 홈페이지나 특목고 설명회에서 접하셨던 내용과도 너무 다르죠? 이제까지 우리가 익히 들어온 특목고들의 화려한 대입실적은 사교육업체들과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부풀려 놓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재수생 실적과 중복합격자 실적 등을 마치 현역 학생들의 실적인 것처럼 부풀려놓은 것이지요. 학교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학교에 뒤처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 사교육업체들과 언론사들의 눈속임을 눈감아주는 것이고요.

특목고는 우수한 학생들이 뜨거운 교육열로 똘똘 뭉쳐서 열심히 공부하는 훌륭한 학교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특목고 진학이 명문대 진학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특목고에서는 상위 20~30%를 벗어날 경우 현역 SKY 대학 합격을 기대하기 어렵거든요.

따라서 대입을 염두에 두고 고등학교를 선택하실 때에는 부풀려진 대입실적에 속지 마시고, 내가 버틸 수 있을만한 학교를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SKY대학 진학실적이 탁월한 학교에 입학했다고 해서 나도 SKY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안에서 상위 20~30% 이내에 들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원외고에 합격은 물론이고 그 안에서도 충분히 잘 버틸 수 있는 학생이 전략적으로 대일외고를 선택하는 것은 대입을 염두에 둔 훌륭한 고입전략이 될 수 있지요. 특목고는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합격 후 버티는 것이 더 큰 문제거든요.

추신 1.

스홀맘 : 저희 아이는 잠재력이 있는 학생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특목고에 합격만 하면 그 안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경우라면 특목고에 지원하는 것이 좋겠죠?

캉쌤 : 특목고에 지원하는 학생 중 잠재력이 없는 학생이 있을까요? 특목고는 만들어질 학생이 가는 곳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학생이 가야하는 학교입니다. 특목고는 학교의 유형특성 상 주요교과의 수업시간이 일반고보다도 적거든요. 특목고 진학을 위해서 선행학습이 필요한 이유는 특목고 학생들의 학업능력이 워낙 출중하기 때문에 힘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함도 있지만 주요 교과목의 수업시간이 일반고보다도 부족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입학 전에 미리 저축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충분한 준비없이 입학 후 따라잡는다는 것은 극도로 어렵습니다. 특히, 사교육의 도움을 받기 힘든 기숙형 학교라면 특목고 입학 후 자기 노력만으로 성적을 따라잡는다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추신 2.

특목고 출신 재수생들의 명문대 입학실적은 특목고의 실적으로 봐야할까요? 아니면 학원의 실적으로 봐야할까요? 학원의 실적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겠지만 특목고의 실적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캉쌤의 개인적인 생각은 학교의 대입실적을 이야기할 때는 재수생 실적은 제외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네요.

추신 3.

대입실적이 탁월한 소위 명문고등학교라는 곳들을 보면 재수생 수능 응시생수가 재학생 수능 응시생수에 육박하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재수생 응시생수가 더 많은 학교들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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