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된 2011학년도(현 고3) 이후로 외고 학생들의 실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의 대입실적이 나오면 논란이 어느 정도 일단락될 텐데 아직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았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의 실력에 대한 논란은 양극단에 서서 상당히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어내신만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국어와 수학실력은 물론이고 영어실력조차 하락했다'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영어내신만으로 선발했다고 해서 영어만 잘 하는 학생이 외고에 입학한 것은 아니다. 영어는 물론이고 국어와 수학 역시 국내 최상위권이다. '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요.

일단, 일반 학부모들의 의견은 전자가 많습니다. 중학교 내신시험은 100점을 받고도 1등급을 받지 못하는 학교가 있을 정도로 쉽게 출제되는데다가, 영어내신 하나만 믿고 외고에 지원하는 학생들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니 외고에 대한 기대가 많이 낮아졌지요. 특히, 점점 선발인원을 늘리고 있는 사배자 전형의 경우는 지원만 하면 붙는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커트라인이 낮게 형성되고 있고요. (경제적 사배자의 경우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경쟁률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사배자 전형으로 지원할 경우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지원과 동시에 합격이다 라는 말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반면에 사교육업체들의 의견은 당연히 후자가 많습니다. 가장 대중화된 특목고 유형일 뿐 아니라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외고를 띄우지 않으면 사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 보니 묻고 따지고 할 것 없이 무조건 외고 찬양론을 펼치고 있지요. 낯부끄러운 수준의 숫자 장난도 마다하지 않으면서요. (사교육 업체들이 발표하는 특목고들의 대입합격률을 보면 정말 황당함 그 자체입니다. 어떻게든지 외고 등 특목고를 띄우기 위해서 잔뜩 부풀린 허위정보를 공격적으로 배포하고 있지요. 언론사들도 해당 업체들의 광고를 유치하기 위하여 허위사실임이 명확한 정보를 그대로 기사화 해주고 있고요. 교육기사 중 사교육업체 관계자가 등장하는 기사들의 상당수는 기자가 직접 취재하여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 사교육업체에서 작성한 보도자료를 기자 이름만 걸고서 기사화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요? 캉쌤도 이 점을 무척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마침 지방의 모 사립외고가 2013학년도 1,2,학년 6월 모의고사 1,2등급 이상 학생수 정보를 공개하였기에 이 정보를 간략히 분석해보았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머리 속으로 나름대로 분석해보신 후 심호흡 한 번 하시고 화면을 아래로 내내려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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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내려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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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왔습니다. 두근두근 궁금궁금 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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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외고 학생들의 국영수 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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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모 사립외고의 2013년 6월 모의고사 과목별 1,2등급 학생수 >

어떠세요? 예상했던 수치와 비슷한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예상과 다른 수치에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위 수치는 지방 사립외고의 수치이기 때문에 수도권 외고 학생들의 수치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 과목별로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 국어 >

1학년은 49.5%, 2학년은 40.7%의 학생만이 1,2등급을 받았습니다. 외고는 내신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수능을 통해서 정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합니다. 그래서 외고 학생들은 수능의 최강자라는 인식이 많이 퍼져있지요. 그렇다 보니 수능 최상위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내신불이익을 감수한 채 외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수치가 일반적인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 영어 >

외고생이라면 1등급이냐 2등급이냐가 아니라 만점이냐 한 개 틀렸냐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네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영어 공인인증시험 고득점자에게 가산점을 주었다 보니 외고생들의 대다수는 외고 입시 이전에 수능 영어 수준을 끝내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학교별 학력격차를 반영할 수 없는 영어 내신성적만 반영되다 보니 외고 학생들 중에도 만점은 커녕 1등급도 못 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네요.

< 수학 >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기 전에는 주요 5개 과목의 내신을 반영했고 수학의 경우는 가중치를 부여했습니다. 입학시험에서도 수학시험의 변별력이 가장 높았지요. 대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보니 외고에서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을 선발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수학시험은 커녕 수학내신도 반영하지 못 하다 보니 외고 학생들의 수학실력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네요. 외고의 경우 수학수업 시간이 일반고 보다도 적기 때문에 학교수업만으로 등급을 끌어올리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보입니다.
 
아직 1,2학년 밖에 안 되었으니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등급이 상승하지 않겠냐고요?

네. 분명히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1,2학년 시절의 모의고사 등급은 실제 수능에서 대다수가 하락합니다. 3학년이 되면 n수생(반수,재수,삼수 등)들이 몰려들어올 뿐 아니라, 이과 학생들 중 문과 수학을 시험 보는 학생들이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수능에서는 위 수치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의 특목고 억제정책으로 인해서 외고의 학력이 아무리 하락한다고 해도 외고는 외고입니다. 일반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학교이지요. 그러나 지금의 외고와 앞으로의 외고는 과거의 외고와 다른 학교일 수도 있습니다. 외고의 선발방식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대안이 되는 학교(자사고, 자공고, 과학중점학교 등)의 수가 엄청나게 늘었으니까요. 따라서 외고를 만만히 봐서도 안 되겠지만, 과거의 실적만 가지고 외고를 막연히 동경해서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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