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이 아들한테 하는 말 중에 재미있는 얘기가 바로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 들어가면 여자들이 줄선다’ 이다. 실제로 그럴까? 이른바 학벌주의라고 통칭하는 일류대 콤플렉스는 여전히 우리 사회 여기저기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사회에서 학벌주의는 당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왜일까?

 흔히들 학벌주의 하면 우리나라에만 있는 못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좋은 학교 나온 사람들이 더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하고 자기를 발전시킨 결과로 본다면 당연한 결과인데도 말이다.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에서도 우리나라 못지않은 학벌주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도 미국의 아이비리그는 좋은 거고 우리나라의 SKY는 나쁜 것으로 보는 시선은 참 아이러니하다.

 미국의 경우 하버드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출신들의 정치, 경제 분야의 주도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프랑스도 에콜 노말 슈페리에 출신들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영국은 옥스브리지 출신들이 사회 주요 분야들을 장악하고 있다. 일본도 예외 없이 동경대 등의 명문대 출신들이 사회 전반을 장악한지 오래다.

 하지만 언론이나 호사가들의 학벌주의 비판과는 달리 이미 우리 사회에서 학벌만 믿고 능력을 무시하는 풍조는 사라져가고 있다고 본다. 학벌이 업무능력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쁜 의미의 학벌주의는 점차로 퇴색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아직 의미가 있다면 결혼 조건 따지는 회사에서 정도라고나 할까?

 오히려 냉정하게 좋은 학교 출신들이 사회 중추를 장악하는 이유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때부터 좋은 성적을 받으면서 명문대에 진학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의 삶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보다 성실하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나쁜 의미의 학벌주의는 앞으로도 점점 더 없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좋은 의미의 학력주의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결국 좋은 학업성취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삶에 대한 성취도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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