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교입시가 진행되면서 학생들 뿐 아니라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어느 유형의 학교가 어느 유형의 학교보다 더 우수하다는 식의 논쟁이 자주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해당 학교에 자녀를 진학 또는 지원 시키신 부모님들이 이야기를 주도하시는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불필요한 이야기들까지 오고가다 보니 논쟁 상대 뿐 아니라 해당 글을 읽는 다른 분들까지도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적지않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어떠한 유형의 학교가 더 좋기 때문에 그 학교로 지원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고, 다른 유형의 학교로 지원하는 행동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라거나, 같은 유형의 학교군에서 조차도 상대적으로 하위권이라고 불리는 학교나 비선호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은 무조건 소신없이 해당 유형 학교군의 합격만을 바라고 하향지원한 학생들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 같고요.  (물론, 처음부터 타인을 비하하거나 상처입힐 목적으로 쓰신 것은 아니시겠지만 결과적으로 논쟁이 비약되며 원하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입게되는 분들이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학교는 과연 어느 학교일까요?

민사고? 과학영재학교? 대원외고? 용인외고? 아마 개개인별로 선호하는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별로 손꼽는 최고의 학교도 모두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저에게 물으신다면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학교, 가장 나쁜 학교란 없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단지, 우리 아이에게 좀 더 잘 어울리는... 즉, 궁합이 맞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만 존재할 뿐이라고요.

 
세상에 만병통치약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모든 학생에게 만족할만한 결과를 제공해줄 수 있는 학교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똑같은 약이라고 할지라도 속된 말로 약빨이 잘 받는 체질과 그렇지 않은 체질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A라는 약이 잘 듣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B라는 약이 잘 듣는 것 처럼 학교도 개개인별로 적합한 학교가 다르다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선택하실 때에는 A라는 학교 유형이 B라는 학교 유형보다 우수한 학교라느니, 같은 유형의 학교 안에서도 C라는 학교가 D라는 학교보다 더 우수한 학교라느니 하는 논쟁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학교가 명문대를 많이 보냈더라 라는 이야기도 다 필요없는 이야기이고요. 백날 남의 집 아이를 명문대 잘 보내줘봤자 우리집 아이를 명문대 보내주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일테니까요.

따라서 학교를 선택하실 때에는 단순히 학교의 유형이나 진학실적 뿐 아니라 다음의 요소들도 면밀히 검토하여,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궁합이 잘 맞는 학교를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 측면 : 학교의 교육철학 및 목표, 재정건전성, 교육 커리큘럼, 교사의 자질, 교사의 연령대, 졸업생들의 선후배 관계 등

학생 측면 : 적성, 성격, 장래희망, 현재 성적, 학업에 대한 열의, 선행학습 및 심화학습 정도, 경쟁상황에 대한 스트레스 감내능력,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는 정도 등

가정 측면 : 자녀와의 친밀도, 자녀의 수, 부모의 경제능력, 부모의 교육철학, 부모가 바라는 자녀의 학업목표 및 장래희망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학교란 남의 집 아이를 명문대학 잘 보내주는 학교가 아니라 우리 집 아이를 희망하는 대학으로 잘 보내주는 학교... 즉, 우리 아이와 궁합이 잘 맞아서 우리 아이를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려보내 주는 학교일 수 있습니다. 비록, 그 학교의 전반적인 학습분위기나 대입실적 등은 세간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지라도 말입니다.

좋고 나쁘다의 기준이란 지극인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것일 수 밖에 없는 만큼 학교선택의 기준도 개인적인 선택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신 후 좋고 나쁨을 판단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가끔 보면 너무 많은 분들이 개인적 선택기준을 갖고 계시지 못하시다보니 외부의 이야기에 너무 쉽게 흔들리시는 것 같거든요. 가정의 기둥이 우리 아이들이라면 부모란 그 기둥을 받쳐주는 주춧돌일 것입니다. 주출돌이 흔들린다면 그 어떤 기둥도 똑바로 서있을 수가 없겠지요.

존경하는 스터디홀릭의 학부모님 여러분,  
사랑하는 우리 집안의 기둥들이 그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아래에서 단단히 받쳐주는 굳건한 주춧돌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의도하셨든 의도하지 않으셨든 다른 누군가를 뒤흔들 수 있는 언행은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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