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는 우수한 교육환경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내신관리가 극도로 힘들다라는 단점을 가진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특목고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이나 학부모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것이 바로 '특목고 입학 후의 내신관리'일 것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내신의 영향력이 큰 대입 수시전형이 확대되고 있는 시기에는 쉽게 간과하기 어려운 요소이지요. 그래서 내신관리의 어려움을 회피하고자 전략적으로 일반고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 및 학부모님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그렇다 보니 사업적으로 위협을 느낀 사교육업체들(특목고 입시 시장의 위축으로 특목고 전문학원들이 줄지어 도산하고 있습니다)이 '특목고 진학 후 내신관리가 안 되도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으며 학생, 학부모들의 혼란을 유도하고 있기에 오늘은 캉쌤이 이러한 내용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사교육업체들이 특목고의 내신 불이익이라는 단점을 희석시키기 위하여 언급하는 대표적인 감언이설과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교등급제

-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이 낮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이 말은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 고교등급제는 기여입학제, 본고사와 함께 정부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3불 정책 중 하나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등급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사교육업체들이 언론사와 결탁하여 특목고의 아전인수 된 특목고 대입실적을 공격적으로 배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수생/반수생/중복합격자/지방 캠퍼스 합격자 등이 모두 포함되어서 부풀려질 대로 부풀려진 특목고의 대입실적을 마치 재학생들만의 대입실적인 것처럼 이야기 하거든요. 대학합격률을 계산할 때 나누어지는 수는 재수생 및 중복합격을 통해 부풀려진 숫자를 활용하고 나누는 수는 재학생들만의 숫자를 활용해서 합격률을 부풀리는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특목고의 대학합격률은 100%를 훨씬 넘어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발표하면 특목고의 대학합격률이라는 것이 숫자를 조작해서 만든 거짓말이라는 것이 너무 쉽게 티가 나니까 SKY대학 등 최상위권 일부 대학에 중복합격한 인원만을 활용해서 100%는 넘지 않되 최대한 100%에 근접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합격률을 조작하지요. 그러고는 ‘이것 봐라. 명문대 합격률이 이 정도나 되지 않냐? 대학에서 고교등급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이 명문대 진학에 훨씬 유리하다. 특목고에서는 못 가도 연고대다.’라고 이야기하지요. 입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순진한 학생, 학부모님들은 부풀려진 숫자에 속아서 ‘최상위권 대학에서 정말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는가 보다. 특목고에서는 내신이 아무런 의미가 없나보네’라고 생각하게 되고요.

- 대학들이 특목고 학생들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특목고가 우수한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이기 때문이 아니라 선발된 학생들로 이루어진 우수한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즉, 대학은 특목고라는 학교 유형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특목고의 우수한 학생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본인이 우수한 학생이라면 소속이 특목고냐 일반고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학교의 유형보다 학생의 성적이 더 중요합니다.

- 입학사정관 전형 등 주관적 평가가 반영되는 전형의 경우 특목고 학생들에 대한 긍정적 선입견으로 인해서 일반고 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특목고도 특목고 나름입니다. SKY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 인정하는 특목고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일부 특목고에 한정됩니다. 모든 특목고를 똑같이 평가해주지는 않지요.

- 일부 대학에서는 내신점수를 반영할 때 학생이 제출한 내신등급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 시험 난이도 및 학생들의 실력 차이를 반영하기 위하여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을 활용하여 Z점수라는 표준화점수를 새로 계산하여 반영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 표준편차가 적은(학생들의 실력이 유사한) 학교 학생의 Z점수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환산되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의 내신감점이 축소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것은 특목고에만 한정되어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계산법입니다. (고입지도를 하는 사교육 강사 중 Z점수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 강사는 극히 드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시에서 Z점수를 활용하는 일부 대학에서 특목고 학생들의 내신감점 폭이 줄어드는 것을 가지고 대학에서 고교등급제를 통해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마치 특목고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준다라는 식으로요.)

2. 검정고시

- ‘최악의 경우 검정고시를 통해서 내신을 다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신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터무니 없는 말을 하는 사교육업체들도 있지요.

- 물론 검정고시를 볼 경우 내신을 다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특목고의 내신 불이익이 없어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검정고시를 본다라는 것은 특목고 자퇴를 의미하기 때문에 특목고에 진학한 의미가 없어지지요.

- 그리고 검정고시의 경우 스스로 공부를 해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의 엄청난 의지력 및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과정인데다가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배운다라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자퇴란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 자퇴는 더 이상 대안이 없는 최악의 경우에 선택해야 하는 방법이지 입시를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해도 되는 대안이 아닙니다.

3. 절대평가제

- ‘고교 내신제도가 절대평가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특목고의 내신 불이익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러니 특목고 내신 불이익에 대한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사교육업체들이 많은데 앞으로 전환되는 고교 내신제도는 절대평가제가 아니라 성취평가제입니다. (성취평가제의 내용은 물론이고 용어조차도 제대로 모르고 이야기하는 사교육업체들이 정말 많습니다. 알면서도 속이는 업체들도 많지만 몰라서 속이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학원들은 입시정보를 직접 분석할 여력이 없다 보니 대형 사교육업체들이 아전인수하여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활용합니다. 기사 내용에 사교육업체의 실명이 여러 차례 언급되고 사교육업체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이 비중 있게 소개되는 기사는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 사교육업체가 언론을 통해서 배포하는 보도자료인 경우가 많지요. 기자는 이름만 빌려주거나 받아 적기만 하는 식으로요.)

- 캉쌤이 이제까지 수도 없이 반복해서 강조했지만 앞으로 전환되는 고교 내신체제는 절대평가제가 아니고 성취평가제입니다. 그리고 성취평가제는 절대평가제와 마찬가지로 등수가 표시되지 않는데다가 일정수준 이상 도달한 학생 전원에게 특정 등급을 부여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원점수/평균점수/표준편차를 제공하기 때문에 산술식을 통해서 해당 학생의 대략적인 등수환산이 얼마든지 가능한 방식입니다.

- 과거에 절대평가제를 도입했으나 내신 부풀리기가 극도로 성행하여 1년 만에 폐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취평가제에서는 산술식을 통해 등수환산이 가능하도록 보완책을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성취평가제를 도입한 학년에서는 또 다시 성적 부풀리기가 만행하고 있네요

- 그렇다 최상위권 대학들은 학생이 제출한 등급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산술식을 활용하여 석차를 계산해 낸 후 해당 석차를 백분율로 다시 환산하여 점수를 부여할 가능성이 몹시 높습니다. Z점수를 활용할 가능성도 매우 높고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기존의 상대평가와 대비하여 변화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겉보기 내신(성취평가 등급)만 좋아졌을 뿐 실질 내신(등수)이 바뀐 것은 아니니까요.

- 대입에서 성취평가제 내신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교과부나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학생들마다 학습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대입전형도 모두 다릅니다. 학교 역시 유형별로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대입전형도 모두 다르지요.

따라서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에는 학생의 학습성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후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대입전형을 선택하고 해당 전형에 강점을 보일 수 있는 고교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명약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학교라고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 있으니까요.

추신. 사교육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다 보면 지역에서 꽤 인지도가 높다라는 학원의 원장들조차도 의외로 입시에 문외한인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잘 알면서도 돈벌이를 위해 학생/학부모를 속이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 자신이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경우도 많다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의로 속이는 것이든, 실수로 속이는 것이든 어쨋든 사교육업체로부터 속지 않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입시정보에 대한 안목을 키우거나, 사교육업체에서 들은 내용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검증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캉쌤의 글도 곧이곧대로 모두 믿어서는 안 됩니다. 캉쌤이 고의로 속이려 들지는 않겠지만 캉쌤 역시 얼마든지 실수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캉쌤이 글을 쓴 이후에 정책이 변경되거나 캉쌤의 문장력 부족으로 내용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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