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고교입시 및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소위 스펙 만들기 열풍이 뜨겁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취지가 학생을 성적으로 줄세워놓고 무 자르듯 자르는 것이 아니라 성적이 조금 부족할지라도 학생의 잠재력을 감안해서 합격가능성을 높여주자라는 것인데 학생의 잠재력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서 그에 대한 방법으로 소위 스펙 만들기라는 실적쌓기 열풍이 생긴 것 같네요.

그런데 이 와중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것이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내용이 너무 부풀려져서 과도한 스펙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설명회나 언론기사 등을 보면 특이한 스펙을 가지고 특정 대학에 합격한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그러면 많은 부모님들께서 그 내용 중 화려하게 포장된 좋은 면만을 바라보시며 우리 아이에게도 가능성이 있겠구나라는 장미빛 환상을 갖게 되시지요.

그런데 설명회나 기사에 등장하는 사례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나 적용될 수 있을까요?

이 점은 역으로 이렇게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얼마나 흔하지 않은 사례면 설명회나 기사에 사례로 등장할까!'라고요.

입학사정관 전형은 특정분야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을 해왔으나 해당 분야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성적관리가 조금 부족했던 아쉬운 학생들을 찾아내어 약간의 참작을 해주자라는 전형일 뿐, 학생이 가진 실력(성적) 이상의 학교에 지원하여 합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자라는 전형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초중고 학생이 만들어낼 수 있는 스펙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입시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스펙은 티가 나게 되어있고, 그렇게 티 나는 스펙은 입시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만들어오는 스펙들은 대부분 입시를 위해 급조된 것들이라는 것을 학교에서 잘 알고 있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입학사정관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년에 수백~수천명의 원서를 검토하는 사정관들의 눈에는 뻔하게 보이거든요. 속된 말로 이 놈이나 저 놈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식으로 다들 비슷비슷한 내용을 가져오니까요.)

따라서 우리 스홀 가족 여러분들의 자녀가 조금 더 높은 수준의 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신다면 스펙 만들기에 시간을 쏟을 것이 아니라 그 시간마져도 성적 만들기에 쏟아부을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소위 스펙 만들기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후에 남는 여력으로 하는 것이지 학교생활보다 우선시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스펙은 성적이며, 학교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은 특이한 학생이 아니라 공부를 잘 하는 학생입니다. 공부를 잘 했다라는 것은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라는 것이고, 우리 학교에서도 충실하게 생활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입학사정관 전형은 억지로 스펙을 만들어가며 준비를 하기 보다, 학교생활(내신관리 및 교내활동)을 충실히 해가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여지는 내용을 가지고 추가적으로 어필해 본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시기 바랍니다. 현 교육정책은 공교육활성화정책이며, 공교육활성화를 위해 입시에서도 교내활동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바뀌면 이 부분도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입시정책은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라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현재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따라서 3~4년 전에 입시를 치른 분들의 이야기는 상당히 주의해서 들으셔야 합니다. 입시관련 이야기는 1년 전 이야기도 10년 전 이야기 같은 딴 시대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추신. 같은 학교/같은 학과/같은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이 제출한 스펙(수상실적 뿐 아니라 독서나 봉사활동 등 까지도)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대동소이합니다. 입시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스펙이다 보니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 비슷비슷해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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