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초등학교 6학년 자녀의 수학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아이가 엉뚱한 답을 쓰거나 간단한 연산을 틀리거나 문제풀이는 맞는데 답을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다. 수학 기초를 가르치는 단과학원을 보내야 할지, 과외를 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집에서 계속 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까. (서진희.37.회사원.서울 양천구 목동)

A :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수학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많은 학생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6학년 수학은 어른도 곧바로 풀기 쉽지 않은 응용문제들도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학교 진학 후에도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때의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자녀의 과외나 학원 수강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가 아니다. 학생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상담 학생의 세 가지 문제 패턴을 살펴보자.

우선 엉뚱한 답을 쓴다는 것은 문제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다. 개념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문제 유형별로 암기만 시키거나 연습만 시키면 이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두 번째 문제는 간단한 연산을 틀린다는 것인데,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가기가 어렵다는 수학 과목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나 학생들은 전 학년 공부를 다시 하는 것을 매우 꺼린다. 하지만 기본 연산에서 자꾸 틀리는 패턴이 발견될 경우엔 해당 학년의 공부를 다시 시켜야 한다. 간단한 계산에서 잦은 실수를 하는 학생들의 경우 개인 성향에 기인하는 면도 있으므로 부모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제풀이는 맞는데 답을 틀리게 쓰는 경우다. 이는 식 전개는 맞았지만 계산이 틀렸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주의 집중이 떨어져 틀린 답을 도출해 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수의 문제풀이를 강요하거나 틀릴 때마다 잘못을 질책하면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는 수학 과목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기 위해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수학 개념과 수학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것도 유용하다.

좋은 강의를 들을 필요도 물론 있다. 그러나 수학은 좋은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끝날 수 없는 과목이다.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문제를 이해하고 해석해 식으로 풀어내고 답까지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만의 고민과 연습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런 학습태도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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