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살던 동네에서 아이가 학교에 영어 챕터북을 가지고 갔다가 선생님께 혼난 적이 있습니다. 초등 1~2학년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는데 저희 애가 영어책을 가지고가 쉬는 시간에 읽었더니 잘난 척 한다며 혼 내신거죠. 그 후 아이가 영어책을 멀리 하더군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이가 다시 영어 챕터북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네요. 이번 여름에 분당으로 이사왔는데 새로 전학시킨 초등학교가 영어교육을 강조하는 학교거든요. 그래서 학교에 영어유치원 출신이나 외국 출신들이 많더라고요. 한 반의 1/3 정도는 영유나 외국 출신 같아요. 영어학원은 안 다니는 애가 별로 없어보이고요. 그래서 학교에서 영어책을 읽는 아이들도 적지 않은가 봐요. 학교도 아이들에게 영어책 읽는 것을 권장해서 아예 도서관 한 쪽 면을 영어책으로 깔아놨고요. 난이도별로 정리해서요.

저희 집은 아들만 둘이다 보니 역시 이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꼼꼼한 모범생 여자애들은 어디서든 자기 앞가림 잘 하지만, 저희 애들처럼 꼼꼼하지 못하고 자기 일 스스로 못챙기는 남자애들은 확실히 환경이 중요해보이거든요.

중학생 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특목고가 좋을지, 일반고가 좋을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역시 학교 선택은 대입실적이나 교육컬리큘럼보다 우리 아이의 성향부터 살펴보시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꼼꼼한 모범생들은 일반고에 가서 내신관리에 집중하는게 효과적이지만, 저희 아들처럼 분위기 잘 타는 애들은 바닥을 깔더라도 특목고나 자사고에 보내는게 더 효과적일 수 있으니까요. 놀아도 자기관리 잘 되는 애들이랑 놀아야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올 수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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