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큰 아이 키우면서는 어렸을 적 많이 아프기도 하고, 공부 스트레스가 걱정되서 좀 슬슬 편하게 했죠.
둘째는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성격이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그런지. 같은 학년 아이들에게 좀 치이고, 많이 밀렸었어요. 운동도 안 되고, 행동도 느려서 상대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좀 많았어요. 제 직업이 논술교습소를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레 옆에서 책을 많이 읽고 박물관, 역사관 여행다니고 했구요.

일단 결과로 이야기하자면 자유학년제가 아이들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보다 학교 시험수준은 비슷했다는데도 이번 중2들은 평균 10점 이상 낮다고 하네요. 원래 아들 공부는 저랑 서점에서 문제집으로 매일 자기주도로 풀고 읽고 하는 정도 였는데. 수학만 시험에 힘들 것 같아서 부랴부랴 중2 올라오면서 학원에 넣었죠. 간 큰 엄마였어요. 영어도 과학도 ebs인강만 무료 강의만 한 번씩 보고, 저랑 그냥 자습서만 풀고 시험봤지요. 제가 공대 졸업하고서 늦게 논술쌤을 하게 된 케이스라서 책으로 과학도 풀어서 읽어줬구요.

수학은 그나마 대비를 해서 만점 인데. 도덕, 기가, 중국어, 다 실수가 조금씩 있네요. 역사, 국어는 그나마 제가 수업하는 부분이니 미리 찍을 수 있을 정도가 되서 다행이었구요.

그런데 뚜둥! 영어가 대박이었어요. 제가 여태 영어동화책만 읽히고, 단어만 외우게 했는데요. 단어를 수능단어까지 다 뗐어도 한국식 문법에서 다 실수 했네요. 영어를 미국식으로만 제가 익혀놔서 한국식 시험영어는 택도 없었던 거죠. 그나마 영어책을 계속 읽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어도 맞는지 틀리는지 느낌이 온 것으로 진짜 감으로 때려 맞췄다는 거예요. 생각지도 않았던 영어에서 평균 겨우 넘는 점수를 받아와서 아들이나 저나 다 놀랐어요. 수행평가는 all A 맞고도 지필에서 까먹은거죠. 한국식 문법때문에요.

오늘부터 문법잡아주는 과외 등록했어요. 쌤께서 아이랑 이야기하고 시험지 보시더니 정확하게 보시더라구요. 본인도 미국에서 오셨는데, 한국 문법 무시하고 내신점수 받기 어렵다고요...
시험끝나면 엄마들 학원 찾아 움직이시는 것 보고, 솔직히 이해 하면서도 왜 미리 준비하시지 그러시나 했는데. 제가 그러고 있네요. 이런.

제가 겪어보니 그렇습니다. 미리 미리 시간을 좀 투자해 놓아야 나중에 밥이 되던지 죽이 되던지 하겠더라구요. 오늘부터 미국식 영어를 버리랍니다. 한국에서 대학가려면 어쩔 수가 없다고요. 여태 한 공부가 헛수고였다니... 속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