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유로 이렇게 삽니다.
올 3월에 딸은 공부도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해서 힘들다가 4년제 대학을 원하는 과는 수시부터 죄다 떨어지고 울면서 적성에 안 맞는다 졸업만 한다를 외치고 지방 대학에 들어갔더랬죠. 처음엔 적성에 안 맞네. 애들이 너무 안 맞네 어쩌고 저쩌고를 반복하더니 벌써 기말고사 치르고 짐까지 싸들고 방학을 맞이했구요. 떨어져 산 기간 동안 못 먹은 것만 생각나는지 이것 저것 먹는 것을 내놓으라며 일하는 엄마에게 아양을 떨기 2주째. 휴. 숨쉴 틈도 없이 한숨이 나오네요.ㅋ

또한 저에겐 한참 사춘기 절정을 달리는 말없는 중 2 아들의 첫 기말고사(중간 고사는 2과목만 서논술형 자유학년제로 재량가능 대체시험) 내일 아니 시간상으론 오늘 입니다.
약 2주간 옆에서 당근과 채찍을 날리며 지켜 보고요. 암기 과목은 엄마 수업 스타일로 읽어서 풀어 달래서 자기전 교과서도 읽어 줬네요. .

눈 뜨면 뭐 먹을까 생각하는 딸과 첫 시험 성적이 수능까지 쭉 간다로 공부 좀 하자는 아들. 괜히 나이 차이 많이 나게 낳았나 후회도 하다가. 그래 따로 따로 한 놈씩 봐주는게 어디야 하다가. 하나만 있었으면 덜 힘들었을까 하다가 그래도 둘 키우니까 서로 다른 매력이 있지 하다가. ㅋㅋ 이러다 정신줄 놓을까 두렵습니다. 그러다 순간 혈압인지 뭔지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 뒷목부터 쭉 올라오는.. 시험만 끝나봐라. 나도 나간다. 이런 생각으로 버팁니다.^^

혼자 지방 출장 가 있는 남편께는 식사 잘 챙겨드려야 하는데. 하는 잠깐 걱정 하다 말고 아이들만 챙기기 바쁘네요.
시험 성적이야 어떻게 나오던지 이 밤 혼자 맥주라도 한 잔 하고 싶네요~ 에혀. 내일 아침 챙겨서 학교 보내려면 그냥 자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