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서 2022학년도 대입 개편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여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이 일어나고 있네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관련 내용을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8년 4월 14일(토) 오후 4시 47분부터 약 11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1.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발표됐다면서요?

-> 교육부에서는 지난 수요일에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편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겠다’라는 형태의 정책발표가 아니라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이라는 형태로 발표됐습니다.

2.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이라는게 뭔가요?

-> 대입제도개편은 워낙 논란이 많은 사안이다 보니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게 아니라 국가교육회의에서 국민들의 여론수렴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 달라는 것이지요.

3. 국가교육회의는 어떤 기관인가요?

-> 국가교육회의는 교육혁신 및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 자문기구입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을 포함해서 여러 부처 장관들과 교육감,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 총 20명의 위원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4. 그렇다면 국가교육회의에서 대입 정책을 결정하고 교육부가 그 정책을 시행하게 되는 것인가요?

->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대입개편안을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기는 했지만 국가교육회의는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할 권한은 없습니다. 교육부도 국가교육회의의 결정을 따라야할 의무가 없고요. 게다가 최종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한 8월까지 불과 4개월 밖에 안남았기 때문에 국가교육회의에서 충분한 여론수렴 및 정책검토를 할 수 있을지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5.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사안들은 어떤 것인가요?

-> 주요 논의 사항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선발 방법의 균형’입니다. 요즘 대입전형을 보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반면에, 수능전형 선발비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5학년도에는 수능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비율이 31.6% 대 16.1%로 수능전형 선발비율이 2배 정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서 수능전형 20.7% 대 학생부종합전형 24.4%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이 더 높아졌지요. 그런데 문제는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위권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을 앞다투어 높이다 보니 학생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비율 차이는 더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 입학전형 상에 나온 선발인원 기준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이 거의 80%로 수능전형의 4배를 뽑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수험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메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한 비리가 계속 드러나면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시모집 비중이 너무 적다 보니 뒤늦게 정신차린 학생들이나 다시 한 번 도전하려는 졸업생의 기회가 너무 적어서 불만도 늘어나고 있지요. 그래서 수시와 정시의 선발비율을 어느 정도에 맞추는 것이 좋을지 국민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6. 두 번째는 뭔가요?

-> 두 번째는 ‘선발 시기’의 문제입니다. 지금은 대학입시가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눠서 2번 시행하고 있습니다. 수시모집은 수능 시험 전인 9월 중순에 원서접수를 받고, 정시모집은 수능 시험 이후인 12월 말에 원서접수를 받지요. 그런데 수시와 정시로 나눠서 선발하니까 입시도 복잡하고, 학교 수업도 파행을 겪게 되니 수시와 정시를 하나로 합쳐서 수능 이후에 실시하면 어떻겠느냐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면 학생 입장에서는 수시 6회, 정시 3회로 되어있는 총 9번 지원기회가 줄어들 수 있고, 대학입장에서는 전형기간이 줄어들어서 내실있는 학생 평가가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국민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7. 세 번째는 뭔가요?

-> 세 번째는 ‘수능 평가방법’에 대한 문제입니다. 교육부에서 작년에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대입제도 개편이 1년 뒤로 미뤄지고, 현 고1 학생들은 교육과정과 수능방식이 일치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지요. 그래서 국가교육회의에서 수능 평가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3가지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1안은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이고, 2안은 제2외국어와 한문만 추가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국어, 수학, 탐구는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방안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3안은 수능 원점수제를 도입하는 방안이지요.

8. 수능 원점수제라는게 뭔가요?

-> 점수제 절대평가라고 불리는 방식입니다. 현재 수능시험은 성적표에 100점 만점에 몇 점 받았느냐라는 원점수는 표기해주지 않습니다. 그 대신 표준점수라고 해서 환산된 점수가 적혀있지요. 과목별로 시험 난이도가 다르니까 원점수에다 과목별 평균점수와 표준편차를 적용해서 표준점수를 다시 계산한 것입니다. 그래서 원점수가 똑같아도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는 달라지지요. 예를 들어 과탐 물리Ⅰ과 화학 Ⅰ을 똑같이 100점 만점에 90점씩을 받았다고 해도 물리Ⅰ이 화학 Ⅰ보다 더 힘들게 출제됐다면 물리Ⅰ의 표준점수가 수학보다 더 높게 나오는 식입니다. 점수가 똑같다고 똑같은 대접을 하는게 아니라 어려운 과목을 잘 본 학생에게 더 좋은 평가를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점수제 절대평가는 어려운 과목이든 쉬운 과목이든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고 원점수가 같으면 모두 똑같은 점수를 주는 방식입니다. 0점부터 100점까지 100등급 절대평가라고 보시면 되지요. 그래서 수능 원점수제를 활용하면 시험 난이도를 반영하지 않는 절대평가 효과를 누리면서 수능 1점 차이까지 모두 반영하는 상대평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9. 어떤 방식이든 수능에서 절대평가가 강화되는 것이네요?

-> 그렇습니다. 기존 상대평가 틀을 유지하는 방안의 경우도 제2외국어와 한문을 추가로 절대평가로 전환하기 때문에 이번에 교육부에서 제안한 수능 평가방법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다 절대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완전 절대평가인 1안과 상대평가 틀을 유지하는 2안은 작년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논란만 키운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점수제 절대평가인 3안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든 수능 절대평가가 강화되면 변별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최상위권 대학들은 정시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지요. 요즘 대입 전형별 선발비율을 보면 정시가 20% 정도 밖에 안되서 수험생들의 불만이 굉장히 높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교육부 차관이 부랴부랴 대학에 정시모집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했고 몇몇 대학들이 실제로 정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수능 절대평가가 강화되면 정시 선발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대학의 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10. 어쨋든 지금 명확히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네요?

->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발표 이후로 중학생 부모님 뿐 아니라 대입에 한 번 더 도전해야 될 수도 있는 고1 부모님들까지 혼란이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게다가 대입제도 개편안이 8월에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8월까지는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경우 대입제도 개편이 한 해 더 미뤄질 수도 있고요.

따라서 초중고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서는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에서 여론수렴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최종 확정까지 불과 4개월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합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캉쌤은 매주 토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47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을 통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덧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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