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들 고등학교 졸업식이었어요.

더 일찍 졸업식을 경험한 지인들이 시간 딱 맞춰가면 자리가 없어 계속 서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 겁을 먹고...제가 원래 다리가 안좋은데 작년에 다친 이후 더 안좋아져서 오래 서있질 못해요.

거기다 길치+방향치 A급이라...

남편이 같이 못간다 하여 혼자 가려니 헤맬것을 예상하고 시간 넉넉히 잡고 출발을 했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지 뭐에요.

10시 시작인데 9시 20분에 도착하여...밖에서 기다리려니 너무 추워서..T-T

졸업식이 거행되는 강당으로 들어가 학부모석 제일 끝자리에 앉았는데 졸업생 재학생들은 벌써 강당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더라구요.

선생님 한분이 마이크를 잡고 야! 이 ㅅㄲ 들아! 너네들 나중에도 이럴래 응?

반욕설 섞어서 윽박지르며 앉을때 일사분란하게 조용히 신속하게 앉으라는 등등의 주문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그러고 있고..

저와 가장 가까이 앉아있던 학생들쪽에선 아~~ 졸업식날까지 ㅈㄹ이야.

선생님을 욕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마지막날만큼은 조금이나마 애틋하고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했던 생각은 와장창 무너져내리고 학부모들 아직 안왔다고 학생들한테 너무 함부로 막말하는 선생님과 같이 욕하는 학생을 현장(?)에서 보니 좀 씁쓸했달까요.

하지만 본 식이 시작되고 나선 쌍방간에 내숭(?)을 잘 떨면서 잘? 하더라구요.;;;

졸업식 끝나고 나선 친한 친구들끼리 학교 운동장에 모여 사진찍고 그러지도 않더라구요.

친구들과 사진 안찍어? 했더니 "요즘 누가 촌스럽게 그래요. 어차피 저녁에 따로 만날거에요" 아들보고 왜 이렇게 메말랐냐 했더니 마침 옆을 지나가던 같은 반 친구를 발견하고

"우리 사진찍어?" 아들이 물었는데 그 친구가 픽! 웃더니 "뭐하러" 이러고는 쌩 가더라구요.

요즘애들은 다 이렇게 쿨한건가?

내가 너무 옛날 감성인가...

졸업식 마치자마자 엄마를 버리지 않고 같이 점심 먹어줘서 고마워하며 집에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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