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남 엄마들로부터 탈대치(대치동을 떠나다)와 관련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최근 대학입시의 기조가 내신을 중요시 하는 수시모집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논술 및 수능도 무력화되고 있으니 대치동에서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입시차원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까봐 걱정하시는 것이지요. 아마 이런 고민은 대치동 뿐 아니라 다른 교육특구에 사시는 분들도 많이 하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입시는 다양한 요소들이 워낙 복잡하게 엮여있고 정치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 데다가 아이들의 개별특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언제든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것이 정답이지만, 정권이나 교육감이 바뀌면 바로 오답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정답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답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탈대치에 대해서도 정답은 없겠지요.

하지만, 캉쌤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러자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군요. 중학교 때까지는 대치동에서 공부의 기초를 쌓고, 고등학교는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인근지역으로 옮겨 내신을 관리하자라는 식으로요.

예전에는 초중까지는 강북이나 지방에서 여유롭게 교육시키고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보내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런 방식을 택하는 분들이 계시고요. 초중 때 공부를 많이 시키면 아이들이 공부에 지쳐서 고등학교 때 공부를 못하게 되니까 초중은 교육열이 높지 않은 지역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고등학교 때 공부 잘 하는 곳으로 옮기자고요.

물론 예전에는 그런 식의 전략도 충분히 통했습니다. 수능의 변별력이 높고 논술이라는 막판 뒤집기 전형도 있기 때문에 뒤늦게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도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뒤늦게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이 의미를 잃고 있거든요. 고1 4월 중간고사 내신부터 대학입시에 반영되니까요. 이제는 내신시험이 대학입학시험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현재의 입시제도 하에서는 초중 시절을 강남에서 보내며 공부의 기본기를 튼튼히 쌓고, 고등학교는 내신관리가 쉬운 곳으로 진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때도 대치동 학원가 및 초중 시절 친구들과의 네트워크를 계속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이사하고요.

또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때도 혼자 이사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 3~5명이 팀을 짜서 함께 옮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신관리를 위해 교육열이 낮은 지역으로 이사했다가 자칫 우리 아이도 그 분위기에 녹아버릴 수 있거든요.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을 하려고 해도 함께 할 친구들을 구하지 못할 수 있고요.

따라서 자녀교육 때문에 이사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1. 초중 시절을 대치동에서 보내며 공부의 기본기를 쌓는다.
2. 고등학교는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의 학교 중 내신관리가 쉬운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3. 내신관리가 쉬운 고등학교로 진학할 경우 3~5명의 대치동 친구들과 팀을 짜서 함께 진학한다.

4. 함께 진학한 대치동 친구들과 공부는 물론이고 자율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도 함께 한다.

여럿이 함께 움직여야 부모님 입장에서 학원가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엄마들끼리 순번을 정해 번갈아서 라이드하기) 학원 내 수업 개설이나 과외팀을 짜기도 수월해질 뿐 아니라, 학교에 목소리를 내기도 좋아지니까요. 따라서 다른 학군으로 옮기실 때는 마음이 맞는 엄마들과 말을 맞춰서 함께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3때 이동하면 같은 고등학교에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고1 때 함께 전학가는 방법도 있지요. 3월 모의고사 성적을 가지고 전학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찾아가면 전학을 받아주는 학교들이 있거든요. 고등학교도 입시실적을 높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공부 잘 하는 학생이 전학오고 싶다고 하면 환영하는 경향이 있지요. 특히, 사립고등학교들에서요. 그래서 우리 애 전학문의를 했을 때는 자리가 없다고 했는데 얼마 후 특목고 학생이 전학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골라서 갈 수 있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이지요.

추신 1. 수시모집에서는 내신 못지 않게 비교과 관리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들을 보면 비교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요. 학교에서 교내대회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들을 하려고 해도 참여가 저조하다 보니 굳이 일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이지요. 따라서 내신만 생각하고 고등학교를 선택했다가는 비교과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비교과 관리 대책도 함께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추신 2. 의대 진학을 희망하지만 성적이 다소 부족한 학생이라면 의대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지방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훌륭한 입시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 의대 중에는 수능 최저등급만 충족시켜도 지역인재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는 대학들이 여러 곳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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