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이맘 때면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왔고 그런 강연이나 상담요청도 많았었는데 올해는 열기가 많이 꺽였네요. 실제로 상담할 때도 보면 내신 때문에 일반고 가겠다는 분들이 많거든요. 특목고나 자사고가 사라진다던데 괜히 갔다가 우리 애만 피해보면 어떻게 하냐며 불안해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사실 지금은 교육만 놓고 봐서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기입니다. 입시정책을 명확하게 발표하며 가이드를 제공해야 할 정부나 교육청에서 내년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두리뭉실한 이야기만 하거나 발표 자체를 미루고 있는 느낌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내년에 선거가 끝나고 나면 교육제도나 입시제도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내년부터는 고등학교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됩니다. 실제 수능은 2009 교육과정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내신 따로, 수능 따로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어쨋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됨에 따라 대입제도의 변화도 불가피해보입니다.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고교 선택 시 학생부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교육과정은 대입 전공적합성에 맞춰 얼마나 다양하게 개설해줄 것인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장점은 학생이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도록 수업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러한 변화에 맞춰 일선 학교들이 얼마나 충실히 따라와줄지 다소 의문스럽거든요. 열심히 노력하는 학교들은 정말 다양한 수업을 개설하며 아이들의 학생부 종학전형의 전공적합성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지만, 안정적인 철밥통 학교들은 교육과정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식과 별 차이없게 운영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입시에 열의가 있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간의 입시실적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질 수도 있겠네요. 그런 면에서 보면 원활한 신입생 모집을 위해 대입실적 강화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특목고, 자사고가 2015 교육과정 하에서 더 큰 힘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신입생 모집에 학교의 사활을 걸어야 하는 사립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들은 선생님들을 몰아부쳐서라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