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여름방학 동안 2학기 예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7년 7월 30일 오후 4시 20분부터 약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1. 방학이 되면 다음 학기 예습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어려운 교재로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좋은가요, 아니면 쉬운 교재로 한 바퀴 끝낸 다음에 어려운 교재를 다시 한 번 보는 것이 좋은가요?

-> 아이들 교재 선택을 할 때 보면 부모님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 애는 쉬운 교재를 들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옆집 애가 어려운 교재를 들고 있으면 자존심이 상하는거죠. 왠지 우리 애가 수준이 낮은 것처럼 느껴져서요.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확실히 끝내겠다며 어려운 교재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이들은 너무 어렵다며 쉬운 교재로 한 번 끝내고 다시 한 번 하겠다고 하고요.

그런데 교재는 쉬운 교재와 어려운 교재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 개념을 익힐 때는 쉬운 교재를 통해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어려운 교재를 통해서 확실하게 다지고 넘어가는거죠. 쉬운 교재만 가지고 공부시키면 아이들이 우쭐해져서 공부를 우습게 보기 쉽고, 어려운 교재만 가지고 공부시키면 공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쉽거든요.

2. 쉬운 문제집은 잘 푸는데 어려운 문제집을 못 풀면 어떻게 하나요?

->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자꾸 틀리는 문제가 있다면 한 번에 끝내려고 몰아부치지 마시고 그냥 표시해놓고 넘어가면 됩니다. 다음에 다시 한 번 공부하면 되거든요. 진도 따라가기도 벅찬 아이들에게 완벽함까지 요구하면 아이가 공부에 대한 흥미보다 두려움부터 느끼게 되지요. 그래서 부모님이 선행학습 진도나 난이도를 너무 올린 아이들을 보면 공부를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공부를 두려워하게 되서 누군가에게 자꾸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바로 학원의존증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학원에 가서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만 다니게 하고 싶은데 아이는 오히려 학원을 계속 다니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학원을 다녀도 이렇게 어려운데 나 혼자 할 수 있을까?’라고 불안해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쳇말로 학원에 전기세 내주러 다니는 애가 되어버립니다. 불안한 마음에 학원을 다니기는 하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멍하게 왔다갔다만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다음학기 예습을 시키실 때는 진도나 난이도를 아이가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절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3-1. 선행학습 하는 아이들을 보면 진도를 2~3년씩 앞당겨서 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방학 때 진도는 얼마나 나가는 것이 좋은가요?

-> 예전에는 학교 내신시험에서 진도를 벗어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습니다. 그래서 학교시험을 잘 보려면 선행학습이 필수였지요.

그런데 지금은 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됐기 때문에 학교시험에서 진도를 벗어난 문제가 거의 출제되지 않습니다. 말로만 선행학습 금지일 뿐 아직도 선행학습 문제를 출제할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학교에서는 시험지를 교육청에 제출하고 검사받기 때문에 선행학습 문제를 출제하지 않거든요. 괜히 출제했다가 적발되면 징계받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진도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기 중에는 학교수업 진도에 충실하고, 방학 때가 되면 다음 학기 예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1~2학기 정도만 진도를 나가도 학교시험 준비에 전혀 문제가 없지요.

3-2. 공부 잘 하는 애들은 선행학습 진도를 많이 나가던데 1~2학기 정도만 해놔도 괜찮을까요?

->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많이 하다 보니 선행학습을 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있는데, 선행학습을 해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잘 하니까 선행학습도 하는 것입니다. 선행학습을 해서 특목고나 명문대에 합격한 것이 아니라 특목고나 명문대에 갈 실력이 되니까 선행학습도 몇 년씩 앞당겨서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즉,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행학습이 아니라 적기학습이기 때문에 진도에 연연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것이 진도를 많이 나갈 필요가 없다고 하면 진도 다 나갔으니 공부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진도를 무리하게 나가지 말라는 것이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공부에서 더 중요한 것은 진도가 아니라 학습량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학습량이 동일하다면 선행학습보다 심화학습을 더 하는 것이 학교 내신관리에 더 유리하지요.

4-1. 그렇다면 다음 학기 예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 다음학기 예습을 할 때 주의하실 점 3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첫 번째, ‘문제풀이보다 개념이해가 중요하다’입니다. 부모님들 상담을 하다 보면 문제 푸는 것을 공부라고 생각해서 방학 때마다 아이들에게 문제집을 열심히 풀게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문제 푸는 것은 내가 제대로 공부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지 문제풀이 자체가 공부는 아닙니다. 진정한 공부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그래서 방학 때 사용하는 예습용 교재는 문제가 많은 교재보다 개념설명이 충실한 교재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집을 여러 권 푸는 것 보다 개념서 한 권을 제대로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4-2. 두 번째는 뭔가요?

두 번째, ‘중요하거나 잊어버리기 쉬운 내용은 손으로 써보자’입니다. 새로 나온 개념을 처음부터 다 이해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럴 때는 눈으로만 읽지 말고 자기 손으로 직접 써보는 것이 좋지요. 그런데 이 때 내용을 똑같이 옮겨적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말투로 다시 정리해놓으면 더 좋습니다. 똑같은 내용도 나한테 익숙한 말투로 다시 써놓는 것이지요. 그리고 내 말투로 다시 쓰려면 머리 속에서 한 번 정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4-3. 세 번째는 뭔가요?

세 번째, ‘진도보다 중요한 것이 이해도’입니다. 방학 때 다음학기 예습을 열심히 시켜놔도 막상 다음 학기가 되서 시험을 보면 성적이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진도만 나갔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진도를 나갔으면 제대로 이해했는지 꼭 확인하고 넘어가시는 것이 좋고,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학기 기출문제를 구해서 풀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점수가 잘 나오면 진도를 더 나가고, 점수가 안 나오면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이 좋지요.

5. 수학은 재미를 붙이기가 힘든 과목인데 방학 때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수학공부를 시키다 보면 ‘이걸 도대체 어디다 써먹는다고 배우게 하냐?’라고 아이들이 투덜거릴 때가 있습니다. 사칙연산만 할 줄 알아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으니 어려운 내용은 공부하기가 싫은 것이지요. 그래서 이럴 때는 아이들이 수학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수학과 관련된 책을 읽게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방학 때는 어차피 독서도 필요하고, 이렇게 읽은 책들은 학교 생활기록부에도 기록할 수 있으니 1석 3조가 되는 것이지요.

6. 구체적으로 어떤 책들을 읽으면 좋을까요? 몇 권 추천해주신다면요.

-> 먼저 수학을 왜 배워야 하냐고 투정부리는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생활 속 수학지식 100’을 권해드립니다.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도 좋고요. 이런 책들을 보면 수학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거든요.

그리고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이라면 ‘어리버리 수학 지옥 탈출기’를 읽혀주시면 좋고, 도형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원-수학,과학,자연에서 찾는 도형’이라는 책을 읽혀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더 좋아하게 만들어주고 싶으시다면 유명한 수학자들의 전기를 읽게 해주시는 것도 좋지요.

7. 다음학기 예습을 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 다음학기 예습은 아직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을 앞당겨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아이가 이해를 잘 못하거나 자꾸 틀릴 때가 있지요. 그러면 답답한 마음에 ‘어휴, 도대체 몇 번을 틀리는거니? 방금 전에도 설명해줬잖아. 그런데도 그걸 못 풀어. 너, 설명 똑바로 들은거야?’라고 아이를 다그치기 쉬운데 사실은 그것을 못하는 게 정상입니다. 자기 학년 공부가 아니니까요. 따라서 ‘몰라야 정상이다’라고 생각하시면서 아이가 자꾸 틀리면 답답해 하시기 보다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는 내용을 미리 공부하느라 네가 고생이 많구나’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교과서는 아이의 두뇌발달 단계에 맞춰서 제작되기 때문에 2년 선행이면 2년 만큼, 3년 선행이면 3년 만큼 뇌 발달이 덜 된 상태에서 시키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은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 캉쌤은 매주 일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20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을 통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덧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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