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홀에 계신 많은 분들이 보시기엔 초등 졸업 정도야 하시겠지만 전 초등학교가 가장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좀 허전하고 허탈한 마음에 여기에 몇자 적습니다.

제가 그 치열하다는 목동에서 중고등 입시강사를 하고 있을때 울 아들은 어머님 손에 이끌려 유치원때부터 영어와 피아노 미술 등 총 6개 학원을 다녔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래와의 교류가 적었고 공립학교 1학년때부터 교유관계 및 선생님과의 문제로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전 부랴부랴 일을 그만두고 애 옆에서 아동심리 전문가분들이 조언해 주시는데로 무조건 놀리고 학교친구들도 많이 만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학교활동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회장도 하고 부회장도 하더라구요.

근데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놀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애도 어느순간 공부를 하고 싶어하고 또 정말 친자매처럼 친했다고 생각했던 학교엄마들도 뒤에선 욕을하고 있더라구요.아무래도 여전히 개구장이인 울 아들이나 아들한테 올인 하는 저나 다 별로 였던듯. 그래서 몸도 맘도 심하게 아프고나서 초5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키고 더이상은 절대로 학교엄마들과 친하게 지내거나 모임을 갖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학원강사였지만 사실 본격적인 공부습관 기르기는 초4-5때부터이고 초6이 넘어가면 중학교전까지 해서 어느정도 선행을 해놓지 않으면 중학교에서 전교권이 어렵더라구요. 초등공부만 열심히 해선. 근데 바로 이 선행이 또 문제가 되더군요. 예전엔 그래도 일 그만두고 학교활동 올인하면서 저나 제 아들을 좋아해주시던 학교쌤들이 이렇게 선행한다고 대형학원가로 돌리면서부턴 또 도끼눈을 뜨고 안좋게 보시더라구요. 애가 학교수업 무시하고 자습시간에 책 안읽고 중학 수학문제 푼다고. 같이 방과후 장기자랑 연습하는데 본인만 경시대회 준비해야 한다고 빠진다고. 버릇없다고. 그래서 초5-6은 이런 이유로 나름 다시 암울했습니다. 그냥 쌤들이 이뻐하는 애들이야 선행해도 되지만 쌤이 싫어하는 울 아들은 주제 꼴에 왠 선행 하면서 무시하는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쌤들은 본인 애들 대치동에서 가르칠거면서 하는 삐딱한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이러다 다시 왕따당하는거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고.

다만 아이의 생각은 확고했습니다. 초등학교 전과목 올백😀😀의미없다고 차라리 선행이나 심화가 도움이 된다고. 샘이 이뻐하는 애들 보면 그런거 전혀 안되있다고 그냥 초등쌤 바라기들이라고 자기 중학교 가면 다 죽었다고. 사실 초등공부 별거 아닙니다. 중고등 강사였던 제 입장에서 보면 많은 어머님들이 애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초등저학년때부터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공부 막 시키다가 정작 공부해야할 시기인 중 2-3학년때 심한 사춘기가 와 공부를 접는 경우를 넘 많이 봤습니다.

아직 저도 울 아들이 차라리 공부쪽이지 애들하고 정말 무난하게 지내는 무색무취인 아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일해서만 그랬던것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경쟁을 좋아하고 본인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들에겐 어른일지라도 고분고분하게 따르는 편이 아니더라구요. 엄마가 일한다고 다 어렸을적 학원뺑뺑이만 시켰다고 다 그러진 않더라구요.

이제 중학교부턴 본게임입니다. 아무리 자율학기제라고 하나 이미 학원가에서 어느학교 누구인지 최상위권 애들은 다 나와있습니다. 울 아들은 아니지만 강남도 아닌데 벌써부터 수학정석에 청* 마스터반 졸업한 애들도 있고. 근처지역 아이들의 최상위권은 웬만한 대치동 키즈 뛰어넘더라구요. 5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시작한 울 아들은 절대 이 정도가 아니니 이미 외고나 영재과고는 욕심 접었습니다.

앞으로 본인이 어떻게 할지는 본인에게 달려있겠죠. 아직 전국 자사고에 대한 미련을 못버린 울 아들 기냥 귀엽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아울러 본인기대만큼 제 기대만큼 잘 못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애가 나아가는 과정 그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아이를 지지해주고 싶으 마음입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등6년을 총정리한 자기고백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