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재워놓고 "저녁에 돌려놓았던 빨래만 널어놓고 자야겠다~~" 하면서 세탁기 문을 여는 순간!!

저는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OTL

어흑~어흑~~~~

글쎄.........

스키형제 중의 어느 스키 하나가 세탁기에 기저귀를 던져 놓은 거에요.ㅠㅠ 

여름이 되니 빨래에서 냄새가 나는 거 같아서 세탁조 청소를 한 다음 내부를 건조시키려고 세탁기 문을 열어뒀었거든요.

그런데 스키형제들 중 한놈이 세탁기 속에 기저귀를 홀랑 골인 시켜놨네요.ㅠㅠ

통돌이라 통 속 내부가 깊어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가 확인을 못하고 세탁기를 돌렸거든요.

마음 같아서는 두 아이를 깨워서 한소리 하면서 야단 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황이라 화를 억누르며 암말 못하고 씩씩 거렸어요.

어쨌든 그래도 청소는 해야하고 기분은 한 없이 다운됬지만 뭔가 긍정적인 것을 찾아보려고 애썼지요.

애써 찾은 긍정의 힘으로 "그래도 응가 묻은 기저귀가 아니라 새 기저귀를 넣어서 너무 고맙다"고 생각하면서 큰 대야에다가 빨래감을 죄다 옮겨놓고 하나 하나 흐르는 물에 씻어가며 옷에 찰싹 달라 붙어있는 쌀알 같은 기저귀 충전재를 일일이 떼어냈어요.

(아마 응가 기저귀를 투척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무섭습니다.)

"기저귀 속에 이렇게 많은 충전재가 들어있다니 스키 형제들이 쉬야를 많이해도 다 흡수해줬겠구나" 하는 초 긍정의 힘으로 빨래감에 붙은 어마 어마한 양의 충전재를 다 떼어냈어요.

그리고 나서 세탁기 속을 보니 그 안에도 충전재들로 범벅이 되어 있더라고요.

세탁조 청소를 하고 싶었지만 늦은 시간 세탁기를 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두고 자면 내일 아침 말라 붙어 더 떼어내기 힘들 것 같아서 물티슈로 통돌이 세탁기 내부를 다 닦아 냈어요.

통돌이라 세탁기 속이 깊다 보니 세탁기 구석을 닦으려면 세탁기 속에 얼굴을 묻고 마치 물구나무 서기 하듯 세탁기 속에 꼬꾸라져야 하더라고요.

한참을 그런 자세로 세탁조 속에 얼굴을 묻고 닦아내다 보니 머리에 피가 쏠려서 나중에는 어질 어질!@.@

기저귀 투척 사건으로 쪼그려 앉아 손빨래 2시간에, 물구나무 서기하며 세탁기 내부 닦기 1시간을 하고 나니 마치 열심히 운동 한 듯 땀이 줄줄 흐르네요.

"아이들이 엄마 요즘 살 쪘다고 살 빼라고 이렇게 운동 시키는 구나~"하면서 또 초 긍정의 힘으로 울분을 삼키고 있습니다.ㅠㅠ

울고 싶어도 목소리가 안 나와서 못 울고 초 긍정 마인드를 가지고 이 우울한 기분을 날려줄만한 뭔가 강력한 한방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바닥에도 충전재가 어마 어마하게 떨어져 있어서 이제 바닥 청소를 해야하거든요.

옷에 붙은 충전재 떼어낼 때랑 세탁기 내부 닦아낼 때는 뭔가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바닥 청소하려니 긍정의 힘이 바닥나 버렸어요.

긍정의 힘이 아닌 내일 범인을 꼭 잡으리라는 분노의 힘으로 마무~으리를 해야되겠어요!!! 아자 아자!

이노무스키들 내일 아침 눈 뜨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안으리~~~~~!!!

내일 아침에는 꼭 목소리가 돌아오면 좋겠네요.

내일 꼭 범인을 잡아내도록 하겠습니다!!! 분노와 함께 수사 의지 불끈 솟아나네요!

제가 목소리가 안 나와 직접 심문을 할 수 없으니 이번 범인 검거는 치밀한 심리전이 될 듯 싶어요.

가정의 평화를 위해 기저귀 투척 사건의 범인은 아침에 순순히 자수해 주길 바랄 뿐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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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째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