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많은 학부모님들의 머리 속에 남아있는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서울여상 등 일부의 우수한 특성화고도 있지만 부모님 세대의 특성화고는 대부분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을 정도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진학하는 학교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하기가 어려운데다가 특성화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도 말 할 수 있는 마이스터고까지 생기면서 선취업 후진학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되었지요.

그렇다 보니 예전에는 특성화고가 공부를 못해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는 학생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요즘은 특성화고 진학에 실패해서 어쩔 수 없이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그래서 학력 최하위권 학생들이 예전에는 특성화고로 빠졌다면 요즘은 오히려 일반고로 진학하고 있지요. 2013년에 특성화고에 지원했으나 탈락하여 일반고로에 진학한 학생 수가 무려 18,983명이나 되거든요.
(* 참고로 2011년에는 특성화고인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가 특성화고와 일반고를 모두 통털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서울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2013년 10월에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일반고의 진로직업교육 확대를 공표했습니다. 일반고 학생이 특성화고로 전입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을 뿐 아니라 일반고에서도 직업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지요.

이러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면 특성화고의 정원 한계로 인해서 대학진학에 뜻이 없음에도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반고로 진학한 대포생(대학 포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반고에서도 직업교육을 더 시켜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보면 애초부터 대학진학에 대한 의사가 없거나 현재 실력으로는 대학진학은 꿈도 못 꿀, 그래서 예전 같으면 특성화고로 진학했을 학생들까지도 일반고로 대거 진학하고 있다라는 것이지요.

최근 일반고 몰락과 관련하여 특목고와 자사고가 집중포화를 맞고있습니다. 그리고 학생, 학부모님들께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채 자공고와 자율학교까지도 함께 공격을 받고 있지요. 우수학생들을 먼저 선점하는 데다 교육과정의 자율권까지 가진 인기 학교들을 압박함으로써 우수학생들을 일반고로 분산시키려는 속셈이지요.

특목고, 자사고, 자공고, 자율학교 등 인기 학교들이 최상위권 학생들을 선점함으로써 일반고 몰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그러나 캉쌤의 생각으로는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변화로 인해 일반고로 진학하게 되는 최하위권 학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고의 학업 분위기가 훼손되는 것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교실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 한 명이 사라지는 것보다 공부 안 하는 학생 한 명이 더 늘어나는 것이 학업분위기 훼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따라서 일반고에 진학하게 될 경우에는 특목고, 자사고 등으로 우수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가서 나와 함께 공부를 열심히 할 학생이 적어졌다라는 것 뿐만 아니라, 애초부터 대학진학에 관심이 없거나 현 실력으로는 대학진학을 꿈도 꾸기 어려운 최하위권 학생들이 예전보다 늘어났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생도 줄어들었지만, 수업 분위기를 저해하는 학생들도 늘어났기 때문에 현재의 일반고는 예전보다 자기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라는 것이지요.

추신. 일반고에서 수업시간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줄어든 것은 특목고나 자사고 때문이지만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난 이유는 특성화고 때문인데 이러한 사실이 꽁꽁 감추어져 있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캉쌤이 괜히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높은 분들한테 또 한 번 미운털 박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네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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