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좋아해서 결혼한건데,언제부턴가는 애들만 바라보고있죠...

며칠전 캠핑다녀오고서 적어둔 일기예요..
스터디홀릭에 적합한 정보는 아니지만,
아이교육말고도 우리들에겐 사람만나는일, 가족으로, 부부로 사는일에대한 고민들도 짊어지고 가야하니까..

애들아빠가 아니라,
내남자로 다가왔던 그날밤,
내게
작고 따스했던 이야기한번 들어보실래요?

* * *

자연이 깊은 그곳에 있으면 새소리 ㆍ바람소리ㆍ초록빛 모.두. 좋지만

곁의 이가 더 잘보여서 또한 좋다.
자연스러운 시간들이 움츠렸던 것들을 훌훌 펼쳐놓게한다.


한밤이었다.
언젠가부터 자다가 꼭 한번은 깨서 화장실을 가게되는데 산중텐트라 갈엄두를 못내고 꾹 참고있었다.
부시럭.. 옆직이 깨는 소리가 들렸다.

화장실갈래? ^ㅡㅡ^
응... ^^~~

텐트문을 나서는데 진짜 깜깜하다..
하늘엔 큼지막한 별들이 쏟아질듯 빼곡하고.

큼직하고 두툼한 손이 내손을 잡아준다.
*^^***
알싸한 새벽녘공기에 그의 손이 참 따듯하다.
렌턴을 들긴했어도 곰들이 다니는 깊은 산속.(요긴 미국).
겁이나 바싹 움츠러든 날 느낀게지.

이사람손 참 좋다. 따숩게 달궈진 솥뚜껑같이 투박한 손,그래서 영혼이 느껴질것같은 손..

그래..
그의 손을 잡아보고 이사람맘이 따듯하겠구나..하고 안심했던 연애시절 이 있었지..

별이 지는 밤에 따순 손을 가진 남자가 겁많은 여자의 손을 꼬옥 잡고서 화장실에 간다.
니살 내살 구분도 어려워진다는 결혼 십몇년차에 이런 말랑말랑 설레임을 선물받다니..^^

문득 찾아온 소중한 사람이 된 느낌..억센 아줌마가 아니라 여린 여자가 된 느낌은 그곳이 낯설었기에 불빛하나없이 캄캄한 두려움으로 다가왔기에 가능했을테다.. ㅎ
캠핑에서 발견할수있는 행복도장일게다.. ^^

애들교육에 머리싸매고 있느라
매일 내곁으로 돌아오는 옆직씨를 잊어버리진 않아야겠다.
우리둘이 아끼고 사랑하면, 아이들은 그 뒷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잘 자랄거라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