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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르다 길을 잃었다 싶은 때가 있다.
LV7 자작나무뜰
2014-05-28 오전 3:54:44 | 조회 : 3300
아이를 기르다가 어느순간
길을 잃었다 싶을때가 있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아이를 유도해보아도
전혀 나의 예상대로 턴이 안될 때...
그럴때 육아지도서는 독약이다.
기름 위에 붙이는 불이다.
책속의 훌륭한 그사람에겐 너무도 쉬웠던 일이,
계획대로 딱딱 들어 맞았던 일이 내겐 왜 그리 아귀가 안맞고 더디게 진행되는건지...
글로 쓰여진 건 간단해 보이는데,
실제 글밑에 숨은 그사람의 시간은 그래도 조금은 아수라장이었을까?
** *
세상이 백프로라면 최상위 리더는 그중 오프로도 안될텐데, 나는..나는.. 내아이가 그 오프로이길 바란다. 아니 일프로가 될 아이이길 꿈꾼다.
아이를 다그치지않고, 놓아기르며 기술보다는 생의 목표를 아는 아이로 키우겠다는 그러면서도 그아이가 세상의 어느 자리쯤에서 리더로 살아가길 바라는
헐...
말도안되는...
말만 멋있는 백만점짜리 허울좋은 깃발을 휘날린다.
아이는...
아이는...
놀고싶다.
게임하고싶고,
웹툰보며 낄낄대고싶고,
어떻게든 하루라도 문제집없는 날이 되었으면좋겠고
학원이랑 숙제가 없는 곳이라 미국친구들이 부럽다.
너에게 자유를 주더라도
스스로 더 자랄 미래를 내다보며,
조금 하기싫더라도 내 할일을 조절하고,
그 길 가운데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으면 하는 건
어디까지나
엄마들의 시나리오인게지.
오늘도,
ㅡ 저녁먹고는 문제집 좀 해야하지않을까?
ㅡ 똥싸구요..
ㅡ ~~는 했니?
ㅡ 오늘은 탕목욕할 건데..
아...
이런 역할극 이젠 지겹다..
아이의 미래는 내가 만드는게 아니라
아이속에서 자라나가는 거라....
그리 믿고 내버려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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