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으려니 기본 점수를 쌓아야 하네요..

덕분에 예전에 아이어릴적 기록들을 들춰 보았어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녀석이이만큼에서 이만큼 자랐구나... 싶은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때 마다 기록해두었었는데,

재미삼아 한번 읽어보실래요?

유치원다니던 때, 추상적인 단어의 개념을 어렴풋이 알아갔던 그때 일이예요..

지금은 중1이 된 아들녀석이예요..

서서히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준호..(7세)

한동안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면서 ,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엄마 아빠가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자기는 죽기 싫다는 감정들을 두루 경험한 녀석,

우연히 미이라 책을 통해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이시리스 왕국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다가 그게 사실이 아니고 그저 믿었던 세상이라는것을 듣게 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우는 아들을 달래다

"사람이 죽으면 몸은 땅에 묻혀서 썩어서 거름이 되고,

생각하는 머리는 하늘나라로 가서,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는거야.."

라는 엄마의 말이 위안이 되었던 녀석,

녀석은 내가 말한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그 사실을 해석하고 받아 들였다.

지금 모습 그 대로, 엄마는 준호 엄마로, 아빠는 준호 아빠로,

준호, 준일이 모두 다음 세상에도 우리 가족으로 만난다는 의미로..

그래서,

"준호야..이제 삼월이면 선생님이랑 헤어지겠네.. 그래서 선생님이 조금 슬퍼.."

"(선생님 어깨를 다독여주며) 선생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나는 다음에 태어나도 몬테소리 어린이집에 다닐꺼예요."

라고 말해서 선생님을 감동시킨 바가 있다.

지난 주말에는

문득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하느님은 어떻게 사람을 땅으로 내려보내 주시는 거예요?"

(준호는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듯.. 높은 곳에서 어떻게 다치지않고 내려 올수 있냐는 말..)

(순간 내 머리도 복잡.. 이런 질문을 시어머님 앞에서 하면, 교회이야기라고 무쟈게 싫어하실 분이므로..  일단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쯤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준호야.. 사람이 이세상에 살게 된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 준호가 말한것 처럼 하느님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교회에 다니는 거구, 인류가 존재하고 나서 부처님이 사람을 두루 보살핀다고 믿는 사람은 절에 다니는 거야.

음... 우리는 어디 다니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집에 있는데..  "

윽.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 교회에 다닐까? 아님 절에 다닐까?"

"절에 다녀요.."

"그래.. 사람마다 다 달라.. 어떤 사람은 교회나 성당에 다니고,

어떤 사람은 절에 다니고..?또 다른데 다니는 사람도 있고."

그때.. 완전히 이해했다는 준호의 근엄한 표정. 한마디 한다.

"그래요. 맞아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어린이 집에 다니는 거죠??"

(한방 먹었다.. 윽.. 아이들에게 아직 추상적인 개념은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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