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스홀에 글을 남깁니다. 제가 아이와 캐나다에서 외롭게 살던 때에 스홀과 열공님을 만나 저의 생활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스홀이었습니다. 그때 초등3학년이던 아이가 지금은 중2가 되었으니 세월 참 빠릅니다. 그 사이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 영어 하나로 학교도 때려치우고 캐나다에서 2년간을 살다오니 제가 다녔던 대학에는 자리가 없고 지방대 뿐이라 2년을 놀았습니다. 그사이 아이는 제 손으로 중등수학을 끝내고 올백도 몇번 맞아주고 해서 나름 보람을 느끼며 한국생활을 잘 해나갔어요.중등 들어오면서 도저히 제 힘으로는 안 되길래 나름 고르고 골라 수학학원을 보냈고 하루에 6시간씩 열심히 수학을 풀었습니다. 과학도 초등 겨울방학때 중등을 시작해서 몰빵으로 6개월에 물리 화학파트만 끝내고 중등1학년 봄방학에 공통과학을 시작해서 물1,화1을 하였습니다. 1을 끝내니 아이가 화학보다는 물리가 좋다고 하길래 화학은 잠시 버리고 물2로 갔지요.물2는 어려워하길래 물1과 물2를 한번씩 더 하고 올림피아드 준비를 살짝 해서 올 여름 물리올림피아드를 잘 마무리 했습니다.
수학은 원래 경기과학 영재학교를 목표로 열심히 하였습니다만 아무리 보아도 10상 하를 해내는 속도가 그리 대단한 수준이 안 되길래 kmo를 포기하고 심화를 다지는 쪽으로 하다보니 도저히 영재고의 자체시험을 감당할 수준에 이르지 못할듯 하여 용인외고 이과나 상산고로 방향을 틀어서 올 여름부터 그간 놓았던 영어를 슬슬 시작하였습니다. 학원에 가서보니 가장 높은 레벨이라하는데도 아이들이 20명도 넘게 대강의실에서 그저 주입식으로 대강 하고 오길래 2주일 다니다 그만 두고 제가 다시 팔을 걷어부쳐습니다. 리딩, 리스닝, 문법, 보카 교재를 키다리 영어샾과 교보문고를 일주일간 살다시피해서 고르고 일주일 두번 세시간씩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하였습니다. 이제는 입시위주로 갈 수밖에 없고 우리 아이는 이과로 가야하기때문에 겉멋들린 수업은 할수없고 진짜 수능을 위한 액기스 수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학교성적은 애매합니다.4~5%정도이니 기말과 3학년1학기에 진짜 온 힘을 모아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가 아는 아이들도 많이들 특목고 지원을 하였습니다. 같이 고민하고 아파하고 노력했던 엄마들인지라 남의 일 같지 않고 저도 몇일 밤을 설치고 밥도 잘 안 넘어갑니다. 꼭 합격하길 바라는 마음뿐이고 그들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기를, 엄한 실수 하지않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저도 제 아이도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하루도 쉬지않고 참 빡세게도 살았습니다.애 아빠는 뭐 그럴 필요 있냐고 하지만 실은 그이 맘 속에도 작은 바람이 있다는거 잘 알기 때문에 소문내지 않고 조용하게 아이의 내공다지기를 해 왔습니다. 가엾은 우리 아이,,,잠 한번 실컷자는게 소원이라 하면서도 미련하게 엄마말에 반항한번 없이 잘 따라준 우리 아이가 너무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어제는 요새 제가 너무 긴장하고 초조해보이던지 제 어깨를 꼭 껴안으며 "엄마, 걱정하지마, 다 잘 될꺼야"라고 해 주더군요. 눈물이 앞을 가렸어요.그리고 희한하게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까짓거!!하는 배짱도 다시 생겼습니다. 내년의 결과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이가 최종적으로 어디를 넣을지, 어떻게 준비할지 , 또 합격할지....하지만 잘 알고 있는데 있어요. 우리 아이와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노력의 정당한 보답을 알기에 쉬지않고 열심히 갈고 닦을 것입니다. 그것의 보답이 1년후일지 4년후일지는 알 수 없지만 말예요..
스홀의 많은 학생과 학부모 벗님들...좋은 일이건 슬픈 일이건 다 무엇인가를 위해서 미리 그리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시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알찬 겨울을 맞아요 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