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준화 지역이 많아지고 수능을 중요한 요소로 보는 정시보다 학생부를 중요한 요소로 보는 수시인원이 많아진 현 시점에서 학생을 일반고에 보낼 것인가 특목고를 보낼 것인가 고민하시는 부모님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일반고를 보내기로 생각하셨다고 해도 일반고 중에 어느 학교를 보낼 것인가 고민하시는 부모님이나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평준화 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아직 학교수준에 있어서 이상적인 평준화는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평준화 일반고 중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셔야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부천에 있는 부천고등학교 출신이고 제가 고등학교를 진학했던 시절엔 이미 인천과 서울은 평준화가 되어 있었기에 저희 선배들의 경우 인천, 서울, 시흥 출신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 때부터 서울과 인천출신은 지원을 할 수 없었고 부천과 시흥시 출신만 부천고에 지원 할 수 있었죠. 학교에 처음 입학 했을 때 서울과 인천의 우수한 학생들을 뽑지 못해서였는지 선생님들이 선배들에 비해 수준이 너무 낮다고 매번 구박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나름 지역 명문고였기에 시험의 수준이나 학생들의 학구열은 대단했죠. 그런 부천고를 항상 무시했던 경기도 명문고가 있었는데 일산백석고, 안양안양고, 분당서현고였습니다. 다른 학교는 부천고를 무시했지만 부천고 학생들은 그 4학교를 경기도 4대 천왕이라고 불렀었죠. 당시는 외고로 진학하는 학생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였기에 각 학교마다 어느학교에서 경기도수석이 나오는지 어느학교에서 SKY합격생이 많이 나오는지를 따져 자존심싸움을 하던 시절이였습니다. 솔직히 나머지 학교는 잘 모르겠네요. 그 당시는(제가 부천고 96년도 입학) 광명진성고나 안산동산고는 들어보지도 못한 평범한 고등학교였으니까요.

아무튼 비평준화시절 부천과 시흥시에서는 공부 잘하는 남학생은 부천고 여학생은 부천여고를 진학하던 시절이였는데 2002년부터 부천, 안양, 고양, 성남지역이 평준화가 되면서 부천과 시흥 안양의 우수한 학생들이 진성고나 동산고 외고로 진학을 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기숙사 제도 또는 외고를 싫어하거나  혹은 진학할 실력은 안 되지만 나름 우수한 실력이 학생들은 어느 고등학교를 1지망에 써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죠.

아마 지금 의정부, 광명, 안산지역 학생이나 학부모님이 겪는 혼란과 비슷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은 입시전형이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무조건 공부잘한다고 명문고를 선호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수업분위기나 선생님들의 열정과 입시지도 노하우를 생각해서 내신의 불리함을 알면서도 지역명문고를 선호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되네요. 그런데 막상 평준화가 되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실꺼라 생각됩니다.

제가 지금은 인천에서 수업중이지만 부천에서 10년 정도 수업을 하면서(2010년까지) 느낀 점은 지역 명문고는 평준화가 되어도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모이며 학교의 수업이나 시험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부천뿐만 아니라 기존 비평준화 지역(안양, 고양, 성남)에서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며 내년부터 평준화가 진행되는 지역(광명, 안산, 의정부)에서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수업을 하면서도 정말 웃긴 일이라 생각했는데 같은 학년의 수학내신을 대비하면서도 학교별로 강조하는 것은 다르게 되더군요. 외고학생에게 강조해야 하는 문제와 평준화가 되었지만 지역명문고 학생에게 강조하게 되는 문제와 명문고가 아닌 일반고학생에게 강조하게 되는 문제가 전부 다르게 되는 현실을 보면서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외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같은 일반고임에도 강조하게 되는 문제의 난이도가 다르게 되더군요. 그 당시 수업을 하면서 평준화가 되었지만 그래도 명문고등학교에서 요구하는 내신을 잘 보기 위해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수능점수도 잘 나올 것이고 명문고등학교가 아닌 일반고의 경우 내신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공부로는 수능을 잘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고의 경우 내신이 너무 쉽게 나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참고하시라고 부천고등학교 최근10년간 주요대학 진학실적 자료를 올려봅니다. 

당연히 재수이상 장수생 포함한 인원이고 평준화 이후에는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의 경우 캠퍼스인원이 포함되어 있는 인원이니 재학생 기준 본캠으로 볼 때는 적당히 줄여서 생각하세요.^^ 서울대의 경우 수시인원이 늘어나면서 학교마다 합격하는 학생들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천지역 다른 일반고에 비해 좋은 대입 실적을 낸 것은 사실일 것이고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평준화라 하더라도 우수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렸고 입시전략이나 준비에 있어서도 다른 학교에 비해 경험상 상대적으로 유리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비평준화 시절 명문고 자료도 올리고 싶지만 혹시 문제가 될까봐 모교인 부천고 자료만 올려봅니다. 혹시 문제 되더라도 설마 모교인데 큰일이야 없겠지요.^^

알아보니 5년째 부천고에서 고3 학년부장을 맡고 계신 선생님이 제가 고3때 수업 들었던 선생님이시네요ㅋㅋ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비평준지역이다가 평준화가 된 지역의 경우 추첨제로 학생을 선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수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리게 되고 학교의 분위기나 시험의 난이도 역시 다른 일반고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내신의 불리함을 알지만 그래도 비평준명문고 진학을 원했던 학생이나 학부모님이 계신다면 평준화가 되었다고는 하더라도 지역명문고를 진학하게 되면 분위기나 진학지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아시길 바랍니다.

각 지역 비평준화 시절 명문고였던 학교가 평준화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우수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이 모이고 있으며 수업이나 시험의 난이도 역시 바로 평준화가 되는 것은 아니란 점을 참고하시여 학생들의 진학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P.S)혹시나 제 글에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다시 한 번 말씀 드릴께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평준화가 되더라도 비평준시절명문고를 보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니고 비평준화 지역에서 명문고를 보내고 싶었는데 평준화가 되어 학교 수준이 갑자기 평준화 되어 너무 낮아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께 평준화가 되더라도 전통은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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