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2년 지내다 돌아왔습니다.
워싱턴 북부에 있는 공립 초등학교 다녔는데, 미국의 교육체계가 참 잘 되어있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안전하구요. 누구든지 방문자는 방문 신고를 해야만 학교 안에 들어갈 수 있어요.
우리처럼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 학교에 들어가거나 아무나 만나거나 할 수 없습니다.
3,4 학년 다녔는데, 첫 2분기는 아예 성적표가 안나왔어요. 외국에서 온 애니까 적응도 필요하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성적을 안 매기는 겁니다. 애가 영어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바닥을 길까봐 걱정했는데, 충분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또 요즘 문제가 많은 일제고사가 있었는데, 주별로 꽤 자주 치릅니다. 그런데 그 시험을 학부모 동의아래 칩니다. 그러니까 우리애는 시험을 안보겠다고 하면 그냥 안볼 수 있어요. 시험보는 날은 안보는 아이들은 따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영재 교육도 하는데, 학기마다 한 번씩 시험 결과를 가지고 영재 교육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선행같은거 필요는 없구요. 시험에 떨어져도 얘가 어느정도 수준이고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 자세히 알려줍니다.
가장 좋은 것은 과목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인데, 테마 위주의 수업을 연계해서 해요. 얘를 들면 음악에서 오페라 나비부인을 배우면 공연장에도 직접 가고 오페라를 테마로 미술 수업을 하구요. 공연 후 감상문을 영어 과제로 내요. 한 번을 아이를 데리고 미술관에 갔다가 마티스를 너무 잘 알고 있어 깜짝 놀랐는데, 여러 과목에서 마티스의 작품을 다루었더군요.
안습은 수학입니다. 매일 약 20문제 정도의 A4 용지 수학 숙제가 나와요. 그게 다 입니다. 1년 내내.
그것도 계속 개념 반복입니다. 이렇게 지내다 5학년으로 들어오니 문화적 충격이네요. 중학교야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초등도 한국 공부를 했어야 한다는게, 게다가 선행까지 했어야한다니 아이의 웃음이 사라져 버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