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 교육칼럼
코로나 사태가 학군에 미칠 영향
LV∞ 강명규쌤
2020-02-24 오후 2:33:14 | 조회 : 6481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오늘도 캉쌤 글을 클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맘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가 ‘내일 학원에 보내실 거예요?’에요.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이후 학원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가 많아졌거든요. 공부보다 중요한 게 건강이니 불안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학원을 쉬는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이 문제로 학원과 실랑이 하는 부모도 많아졌고요. 부모는 ‘불안해서 1~2주 빠질 테니 학원비를 환불 해주거나 다음 달 납부를 연기해달라’고 하고, 학원은 ‘개인적으로 빠지는 거니까 그럴 수 없다. 보충을 잡아드릴 테니 학원비는 정상적으로 내달라’라고 하거든요. 학원은 강사 월급이나 임대료가 계속 나가니까요.
이 과정에서 학원을 아예 끊는 분도 있어요. 이런 상황이 학원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고요. 들어가기 힘들거나 레벨 관리 깐깐한 인기 학원은 계속 보내지만 언제든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보통 학원은 끊고 있어서요. 그래서 소규모 학원 중에 폐원을 고민하는 학원이 많아졌어요. 그달 벌어 그달 쓰기 바쁜 소규모 학원들은 운영에 몇 달만 차질이 와도 폐업 위기에 몰리니까요.
겨울방학은 학원에게 연중 최고의 대목이에요. 수업시간도 늘이고 특강도 팔아서 1년 장사 밑천을 마련해야 해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겨울방학 장사가 망했어요. 그래서 신학기 모집이라도 잘 돼야 하는데 신학기 모집도 망했어요. 가을걷이랑 봄씨앗파종이 다 망한 거죠.
그래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학원계에 큰 변화가 발생할 거예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학원은 문을 닫고, 이 고비를 넘긴 학원은 원생을 흡수하며 몸집을 키우겠지요. 문을 닫는 학원이 많아지면 과외 시장으로 나오는 강사가 많아져서 학원 시장은 더 혼란스러워지고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며 교육청이 학원에 휴원을 권고하고 있어요. 코로나 위기경보 단계가 격상되며 발 빠르게 휴원 공지를 발송한 학원도 있고요.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많아요. ‘왜 우리 애 학원은 휴원을 안 해? 그 학원 미친 거 아냐? 그러다 애들이 코로나 걸리면 책임질 거야?’라며 휴원하지 않는 학원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내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휴원하지 않는 학원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거예요. 그리고 그 이미지가 신규원생 모집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그런데 돈 없는 학원은 휴원하기도 힘들어요. 휴원해도 강사 월급이나 임대료는 계속 나가야 하니까요.
결국 이번 코로나 사태가 학원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켜 학군 격차를 더 벌려놓을 거예요. 학군지 학원은 자금력과 경쟁력도 있고 코로나 사태에도 학원 보내는 부모가 많아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비학군지 학원은 타격이 심할 테니까요. 영세학원들은 이 고비를 넘겨도 후유증이 오래갈 거예요.
또한, 코로나 사태로 초중고 개학이 연기됐는데 이것도 학군 간 학력 격차를 심화시킬 거예요. 기껏해야 1주일 연기된 것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고요?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개학이 더 연기될 수 있어요. 전국적인 개학 연기는 근래에 겪어보지 못한 사태라 학교도 학사일정이 꼬일 수 있고요.
게다가 방학은 학군지와 비학군지 아이들의 학습량 차이가 극으로 벌어지는 시기에요. 자유시간이 늘어난 만큼 학습량 격차가 커지거든요. 방학이라고 신나게 노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가 있으니까요.
따라서 비학군지 부모님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개학 전까지 아이들을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할지 고민해주세요. 코로나 사태 이후 어떻게 대처할지 계획도 세워주시고요. 개학이 연기됐다고 마냥 놀면 안 됩니다. 3월 2일부터 정상개학이라는 생각으로 공부시켜 주세요. 다음 학기 교과서부터 꼭 읽어보고, EBS에서 무료인강이라도 듣게 해주세요. 개학이 연기돼서 수업일수가 줄어도 교과서 분량은 줄지 않거든요. 그래서 수업 진도는 더 빨라지고, 시험 준비 기간은 더 줄어들 거예요. 아이들 학업 부담이 더 늘어난다는 소리죠.
올해는 선행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가 다른 해보다 더 크게 벌어질 거예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학군 차이도 더 벌어질 테고요. 나쁘게 보면 위기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으니 이 시기를 현명하게 극복해서 우리 함께 아이들을 영웅으로 키워보시지요. 캉쌤이 함께 돕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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